남을 의식하는 문화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 그렇지않은 사람의 차이일 터였다. 영주 역시 어쩔 수 없이남을 의식하는 사람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나와 다른 결, 다른 감성, 다른 당당함을 지닌 작가들의 글에 매력을 느꼈다. 하기야 뭐, 영주는 글로 만난 사람들에겐 언제나 마음이 활짝 열리는 독자였다.
그 사람이 책 속에서 살고 있다면야 명주는 그들의 모순, 결핍, 독기, 광기, 폭력성 모두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 - P38
정돈된 태도, 크게 변화 없는 표정,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데서 끝이 나는 웃음, 타인을 배려하긴 하지만 타인을 위해 하기 싫은 일까지 할 것같진 않은 입매. 저 입매 때문일까. 영주는 승우에게질문을 하고 그의 대답을 듣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