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느낌. 영주의 마음이 일터를 반긴다. 영주는 몸의 모든 감각이 이곳을 편안해함을 느낀다. 그녀는 더 이상 의지나 열정 같은 말에서 의미를 찾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기대야 하는 건자기 자신을 몰아붙이기 위해 반복해서 되뇌던 이런말들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 P4
서점 오픈 전까지 영주는 소설을 읽는다 소설은영주를 자신만의 정서에서 벗어나 다인의 정서에 다가가게 해줘서 좋다. 소설 속 인물이 비통해하면 따라비통해하고, 고통스러워하면 따라 고통스러워하고, 비장하면 영주도 따라 비장해진다. 타인의 정서를 흩적 받아들이고 나서 책을 덮으면 이 세상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P9
하지만 더는 무너지기 싫어 영주는 떠나온 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파고들었다. 그녀는마치 떠나온 사람들에 관한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모으려는 것처럼 굴었다. 영주의 몸 어딘가엔 떠나온 이들이 모여 사는 장소가 있다. 그 장소엔 그들에 관한다양한 정보가 넘쳐난다. 그들이 떠나온 이유. 떠날때의 심정. 떠날 때 필요했던 용기, 떠나고 나서의 생활 시간이 흐르고 나서의 감정 변화, 그들의 행복과불행과 기쁨과 슬픔. 영주는 원할 때면 언제든 그 장소로 찾아가 그들 곁에 그녀 자신을 눕혔다. - P9
영주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한 사람을사랑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어떻게 50년 전의 사랑어쩌면 40년 전일 수도 있는 사랑을 추억하며 그 긴시간을 홀로 보낼 수 있었는지 생각했다. 어떻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 남자가 유일한 사랑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는지 생각했다. 명주로선 알수 없다. 다만, 명주는 그녀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여자가 선택한 삶의 형태는 강렬했고, 그것을 이뤄내는방식은 치열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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