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시대를 훌쩍 건너뛰어 피아니스트 도야마 게이코가1982년 빈에서 빈SQ 멤버와 함께 녹음한 음반이다. 분위기가 무척좋아서 일부러 추가했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하나가 되어 더없이 느긋하고 경쾌한 연주를 펼친다. 여기 고른 네 장의 디스크 중에서는 ‘빈 향취가 가장 강한, 우아하고 세련된 연주다. - P195
말이 나온 김에, 내가 처음 이 곡을 ‘좋다‘고 깨달은 것은 맬컴사전트가 지휘하는 BBC교향악단의 레코드를 들으면서였다. 이번에는 모노럴반만 묶었기에 재킷은 소개하지 않았지만(<포욜라의 딸>항목에 있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은 절도 있는 연주이기에고요히 음악에 젖어들 수 있다. - P237
이중에서는 유일한 프랑스 연주 단체인 센토 솔리, 파리의 일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한 민간 오케스트라다. 이들 연주의 장점은 긴장을 적당히 풀고 있다는 것이다. 세부까지 먼밀하게첨삭하는 것이 아니라, 어깨의 힘을 뺀, 말하자면 ‘소박과 아트"에가까운 정경묘사인데, 그 점이 파리답고 세련됐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P240
크리프스(콘세르트헤바우)의 연주는 중용의 미덕이 있는 우아한 모차르트다. 콘세르트헤바우가 참으로 기분좋게 음악을 표현해간다. 이렇게 ‘모든 것에 통달한 어른‘처럼 노련한 소리는, 이렇게말하면 좀 그렇지만, 오리지널 악기 연주에서는 거의 나올 수 없지않을까. - P243
빈 콘체르트하우스SQ의 연주는 여기서 꼽은 여덟 장의 LP 중가장 오래되었는데, 이 그룹이 내놓는 음악의 장점은 지금 귀로 들어도 전혀 퇴색하지 않았다. 가장 빈다운 단체가 연주하는 가장 빈다운 작곡가의 명곡-그 외에는 형용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모든 것이 순리에 맞는 듯 느껴진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것저것 들어봐도 역시 이게 제일 마음 편하단말이지‘ 하게 되는 음악이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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