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학을 꿈꾸다 - 내일을 위한 신유학 강의
이창일.김우형 지음 / 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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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은 사실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딱딱하기만 한 성리학을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만들어 내었다. 본격적인 한글세대를 위한 성리학 강의서가 아닌가 쉽다. 이 책은 8장으로 되어 있다. 1장부터 4장까지는 신유학이 왜 생겼는지, 언제 생겼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겨난 다음에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주로 중국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다루고 있다. 5강부터 7강까지는 조선시대에 신유학이 어떻게 발생했고, 어떤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서양철학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다루고 있다. 8장에서는 현재와 미래에 신유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앞부분은 그동안 어렵게만 느꼈던 신유학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줘서 좋았고, 뒷부분에서는 여기저기서 비판을 받는 성리학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줘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성리학 원전을 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을 알아야 나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를 알려면 성리학을 알아야 한다는 저자들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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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전 1 - 도올심득, 도올문집 5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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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심득 <동경대전 1>을 읽었다. (통나무, 2004)

조선의 사상사가 140여 페이지에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근대성과 민본성, 도올은 역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근대이라는 서구적 개념을 던져버리고 민본이라는 개념을 택한다. 민본은 민주와는 다르다. 도올은 민본을 "플레타르키아"(다중+본원)라고 부른다. 플레타르키아는 정체의 권력이 민중의 권위와 합의에 뿌리를 둔다는 것이다. 공자와 맹자에서 시작되어 조선유학사를 거쳐 동학에 이르는 조선의 역사는 이 플레타르키아를 확립해가는 역사였다는 것이 도올의 주장이다.

우리는 지금껏 서양을 선진이라 생각하고 우리를 후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었을까? 도올의 주장되로라면 민주 혹은 민주의 역사에 있어서 우리의 역사는 서양의 역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었다. 서구의 제도는 이미 토대공사가 끝난 기반이 있었기에 순식간에 완성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을 배울 것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만들어져온 협동과 화해, 통일의 이념을 배워야 한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이 땅에서 철학하기,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른다.

모두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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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미암일기 1567-1577
정창권 지음 / 사계절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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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조선사회는 효와 충으로 상징되는 철저한 유교 사회이다. 그렇지만 주자학의 정착기인 조선 후기 이전까지는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남녀간의 관계를 비롯 많은 문제에 있어서 그렇게 보수적인 사회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정창권은 조선 중기 유학자 미암 유희춘의 일기를 바탕으로 해서 조선시대 가족생활사를 복원해내었다. 그를 통해 여자가 남자의 소유물이 아니었던, 남자가 여자 집에 가서 살았던 시대를 만나게 된다. 그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얽매고 있는 많은 유교적 관습들이 특정 시대의 가치였을 뿐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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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배반한 역사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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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의 저자 박노자(露子, 러시아의 공자 노자와 같은 성인이 되라고 그의 스승이 붙여준 이름이라고 함)가 파란 눈과 검은 눈으로 국가공인 국사 교과서가 아닌 신문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국의 근대사를 연구하고 나섰다. 이번에 그가 내건 화두는 국가이다. 그런데 보통 국가가 아니라 개인은 없고 국가공동체만 있는 병영국가란다. 다음은 그가 책을 쓴 이유이다.

'한 인간으로 '나'는 참으로 소중하고 소중하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나'가 그 무엇의 수단이자 도구로 전락해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우리'의 이름으로, 때로는 '현실'과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이러한 상황을 만든 한국 근대사 100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무시되어 온 '나'라는 존재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바꾼 채 말이다'

그는 궁금한 것이 많다. 왜 우리는 정치인 욕을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에게 표를 던질까? 왜 서울에는 십자가가 그리 많을까? 왜 우리는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오 필승 코리아!'를 그토록 열정적으로 외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근대로부터 찾아보는 작업, 그는 분명 역사가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정말 '나'를 찾아야 한다. 국가를 외치는 자 누구인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왜 그들은 국가를 이야기하는가? 답이 쉽지 않다면 박노자의 대답을 한 번 들어보자.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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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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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와 정약용의 이름을 함께 들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이용후생이나 실학 뭐 그런 것 아닐까?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간 두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았다! 서로간의 언급도 없다! 자 이 사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마천의 사기를 읽는 법! 연암은 사기를 지은 사마천의 심정이 어린아이가 나비를 잡을 때와 같다고 한다. 반면 다산은 사기를 제대로 읽으려면 연표를 놓고 하나씩 고증해야 한단다. 정조의 문체반정! 연암은 패관잡서의 배후조정자로 낙인찍힌 반면, 다산은 패관잡서를 천지간에 비할 데 없는 재앙이라고 규정한다.

연암의 열하일기는 유머와 패러독스로 넘쳐난다. 연암은 표현형식의 전복(소설과 소품, 고문과 변려문등이 자유자재로 섞이는 한편, 천고의 흥망성쇠를 다룬 거대담론과 시정의 우스개 소리, 잡다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공존)을 통해 그러한 웃음을 담아낸다. 반면 다산은 의미의 혁명적 재구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의 글에는 비장미가 흐른다. 의미는 명확해야 한다.

내용면에서도 연암은 天氣論을 믿으며 인간과 자연의 연속성을 강조하여 인성과 물성이 같다는 입장에 서면서 탈주체화의 길을 가는 반면 다산은 天理의 초월성을 上帝라는 새로운 초월성으로 대체하며 天에 인격성을 부여하는 한편 인성과 물성은 다르며 인간이 중심이라는 입장에서 주체의 자명성과 확고부동함을 강조하는 길을 간다.

연암은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으나 그로부터 벗어나 유목민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는 과거시험을 피해다니면서 젊음을 보낸다. 반면 다산은 남인이라는 주변부에서 중심부를 향해 진입한 정착민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는 유배지에서도 끊임없이 군주에게 돌아갈 꿈을 꾼다. 지향처의 차이가 이 두 사람을 이토록 다른 사람으로 만든 것일까? 이제 이 두 사람이 서로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서 잠시 미스테리 하나! 연암은 묘비명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연암의 묘비명은 없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열하일기는 알다시피 사신일행을 따라 청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쓴 여행의 기록이다. 그렇지만 고미숙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란다. 유목이이란다. 친숙함과 낯설음의 끝없는 변주가 이루어지는, 그리하여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그런 유목 말이다. 고미숙은 유목인 연암을 '호모루덴스'라고 부르고 싶어한다. 놀이하는 인간 말이다. 실제로 열하일기는 유머와 패러독스가 범람한다. 연암은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연암의 친구들은? 내가 쓰고 있던 실학이라는 동일성의 눈, 합리성의 안경을 벗고 이 땅에서 벌어졌던 지적향연에 동참하고 싶다.

고미숙은 스스로를 고전평론가라고 부르고 싶어한다. 고전을 읽고 쉽게 전달하는 사람 말이다. 나는 이제 열하일기를 읽고 싶어진다. 그리고 고미숙이 제시한 길을 따라 걸어가보고 싶다. 내 안에서 또 다른 변주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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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미숙, 몸과 우주의 유쾌한 시공간 '동의보감'을 만나다
    from 그린비출판사 2011-10-20 17:03 
    리라이팅 클래식 15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출간!!! 병처럼 낯설고 병처럼 친숙한 존재가 있을까. 병이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렵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병들을 앓았다. 봄가을로 찾아오는 심한 몸살, 알레르기 비염, 복숭아 알러지로 인한 토사곽란, 임파선 결핵 등등. 하지만 한번도 병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다만 얼른 떠나보내기에만 급급해했을 뿐. 마치 어느 먼 곳에서 실수로 들이닥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