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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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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으면서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넘치듯 쏟어져나와 편지를 다 읽은 다음에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육친이란 신기한 끈을 나는 믿을 수 있게 되었다. ... 」

 

 

 사랑하던 손자의 죽음을 모른 채 죽음과 사투 중인 할머니가 그토록 기다리던 죽은 손자의 방문의 환영을 보고 쓴 편지를 손자의 편지를 대필해주던 작가가 읽고...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눈집(가마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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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벌레 동시야 놀자 11
함기석 지음, 송희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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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잠들기 전 열 권에서 열 다섯 권 정도 책을 읽어 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잠자리에 눕으면 눈을 감으라고 하고 동시를 읽어준다.

한참 말을 배우며 조잘조잘 거리는 둘째, 기발한 표현력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첫째에게 좀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언어세계를 갖도록 돕기 위해서 이다. 

 

그래서 요즈음 읽어 주는 동시는 <숫자벌레>(함기석 시·송희진 그림 / 비룡소)라는 동시집이다.

숫자에 관한 재미난 동시들이 가득하다.

동시를 읽으며 자연스레 숫자와 친해지고 여러가지 수에 대한 개념을 배우게 된다.

어른이 읽어도 키득거리며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표현들이 가득하다.

 

마침 어제, 오늘 비가 내렸다.

길 건너 작은 도서관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호호형제는 비가 와도 도서관은 꼭 가야 한단다.

둘째는 업고 첫째는 저 혼자 우산을 쓰고,

<야, 비온다> (이상교 저/ 보림)에 나오는 여러가지 빗방울 소리를 흉내 내며 단이처럼 나무한테 우산도 씌워 주면서 도서관으로 갔다.

장화를 신고 고인 비를 찰방찰방 튕기며 가던 첫째가 가만히 내리는 던 비를 보더니 하는 말,

" 엄마, 하느님이 선긋기 놀이 하나 봐, 근데 비뚤하게 긋네. 나처럼."

바람 때문에 비스름하게 내리는 비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하느님이 선긋기 한다 말은 <숫자벌레>에 나오는 표현이었다.

그냥 듣는 줄 알았는데, 귀 담아 들었나 보다.

 

하나님도 수학을 좋아해

              

                                   함기석

 

눈이 내린다 점 점 점

비가 내린다 선 선 선

 

        눈은 하느님의 점찍기 놀이

        비는 하느님의 선긋기 놀이

 

                           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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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깐뎐 푸른도서관 25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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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여성회 동무동무씨동무의 도서선정단으로서의 활동은 두 가지 행복을 주어 나를 들뜨게 하고 있다.

첫째는 아이들이 읽을 양질의 책을 고르는데 직접적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이 책들을 아이들 보다 먼저 읽으면서 나 역시 간과했던 여러 문제들을 되새김질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 책에는 어쭙잖은 성인용 책들보다 더 많은 것을 묻고 생각케하는 책들이 많았다.

그렇게 나를 감탄시키는 책들 중에 이용포 작가의 <뚜깐뎐>이 있었다.

도서구입 목록 선정 중 걸러질 수도 있었던 이 책. '뚜깐뎐'

딱 보는 순간 내 맘을 꽉 부여잡아서 꼭 목록에 넣고 싶었던 책이다.

직접 책을 읽고 나니 역시 잘 했다 싶었다.  

 

최근 이정명 원작의 <뿌리깊은 나무>가 드라마화 되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뚜깐뎐>은 한 번쯤 아이와 함께 읽어 봐야하는 책이다.  특히 딸이 있다면 더욱이 말이다. 

 

'뚜깐'은 아직 우리말의 뛰어남과 아름다움을 채 알기도 전인 호재에게,

영어동화 읽어 주는 것에 흥미를 갖는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한글'보다 '영어'에 대한 흥미를 돋궈 주고 있었던 나를 확 깨게 했다.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이야기는 2044년, 한글 창제 600주년이 되는 해에 시작되어 500년 전 조선시대로 거슬러 간다.

이미 한글과 영어의 공용화 정책이 시행된 지 꽤 흘렸다. 사람들은 이젠 한글보다 영어를 쓰는 것에 더 익숙하다.

열 여섯이 되는 제니에게 500년 동안 어머니에서 딸에게로만 전해져 내려왔다는 엄마의 유품이 전달된다.

그 속에는 뒷간에서 태어났다 하려 이름 또한 '뚜깐'이라 불리며 천시여김을 받았던 열여섯 소녀의 이야기가 있었다.

우여곡절 속에 한글을 배우고 '해문이슬'로 거듭나 아름다운 우리말 시를 남겼다는 이야기가 본문 속에 알알이 박힌 사늑하고 사랑옵은 우리말들로 쓰여 있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글을 아는 걸 죄악시했던 시절. '뚜깐'은 이단아였다.

여자가 글을 모르는 것을 미덕으로 알던 그 시절에는 으레히 다 그랬으니까 대부분은 ' 그런갑다'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뚜깐'을 꿈꾸었고, 그 중 아주 소수 만이 '뚜깐'이 되었다.

나의 할머니도 '뚜깐'를 꿈꾸었던 소녀였다. 

야학에서 글을 가르쳐준다 해서 아버지 몰래 다니시다, '딸이 무슨 글자냐'는 아버지의 호통 속에 좌절되었던 '뚜깐의 꿈'.

그것은 글을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답답함 그 이상의 간절함이었다.  

일흔이 넘으신 나이에 당신의 이름 석 자를 처음 적으시고 부끄러워 하시면서도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뚜깐뎐>을 읽는 내내 아련거려 가슴 한 켠이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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