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 어른을 위한 동화 14
재연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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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연스님의 어른을 위한 동화

 

 

 

"꼬마야, 마음에 새겨둬라!

결국 우리를 얽어매는 가장 질긴 사슬은 우리 가슴에 꼬물거리는 외로움이라는 것을!

자유는 외로운 것이란다."                                                   

 .....황소가 건네는 말

 

 

재연스님과의 만남은  이년 전,《달마 고양이》로 거슬러 올라 간다. 

이 책은 그보다 이 년이나 앞선 책이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음이 복잡할 때면 《달마 고양이》집어 들곤 위안을 구한다.

최근 이 책을 다시 집어 들고 덤으로 얻게 된 책이 바로《빼빼》이다.

 

'빼빼'는 《갈매기의 꿈》의 '조나단 리빙스턴' 과 같은 존재이다.

자신의 종족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벗어나 실존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빼빼마른 못생긴 아기 오리이다. 그래서 이름이 '빼빼'이다.

 

조나단 리빙스턴이나 빼빼는 둘다 창공을 높이 그리고 멋지게 날고 싶어 했지만 조나단은 그 꿈을 성공시켰고, 빼빼는 그렇지 못했다. '빼빼'는 날지 못하는 오리 아닌가.

날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애석해할 필요는 없다. '빼빼'는 다른 방식으로 어쩌면 자기가 찾고자 한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빼빼'는 날기를 꿈꾸며 떠도는 과정에서 수행자로서 거듭난 것이다.    

 

이 책은 '빼빼'가 '왜 날개가 있으면서 날지 못 할까?' 라는 의문을 품고 시작하는 험난한 여정의 이야기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 하나마다 나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었다. 

물론 대견한 모습보다 얼굴을 붉혀야 하는 부끄러운 모습들이 더 많았다. 

 

빼빼는 나에게 말한다. '사랑과 우정, 그 신비로움에 대하여', 그리고 '언제까지 세상의 틀에 박혀 주어진 조건에 만족해 살아가는 집오리로 지낼거냐'고...

 

내 속에 조심스럽게 날아든 오리 한 마리. 이 녀석을 숨막히게 길들이고 싶지 않다.

창공을 향해 눈부신 날개짓을 하도록 날려 보내고 싶다. 그러나 용기가 부족하다.

자유를 갈망하는 만큼 방황이 두렵다. 그 만큼 짙어질 외로움에 뒷걸음 치고 있다.

 

그러나... 날려 보내야만 한다!!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와 세계 곧, 나와 나 아닌 것들과의 관계를 꿰뚫어 보는 것이란다."

 

                                                                                      .....늙은 두루미가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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