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 무시되고 모험이 사라진 시대라는 요즘 그래서 판타지가 더 주목받는 것일까. 나 대신 열정을 존중받고 모험을 떠날 대상들이 있는 판타지는 그래서 매력적일까..연일 쏟아지는 폭우 그리고 사이 사이 찌는 폭염은 맑게 찰랑거리는 바다를 간절하게 한다. 이 바다는 실제 바다가 아니라 이상적인 바다 이미지에 가깝다. <마지막 지도 제작자> 를 읽는 동안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게 항해를 했다. 읽다 보면, 서서히 책 밖에 있던 내가 책 속에 있다. 다만 무게가 없는 존재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을 가볍게 날아 다니는 기뷴이랄까.모험을 이야기 할 때, 책임은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지막 지도 제작자>는 이 흔하지 않은 모험에 따른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사람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상황이든 사물이든 사람이든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다들 그렇게 말하지. 나도 안다. 사이. 나도 한때는 똑같이 말했으니까. 우리의 여왕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기 위해 동서님북으로 함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내 장담하는데 우리 함선이 도달한 곳은 전부 다 이미 옛날에 발견된 땅이야. 발견한 사람이 우리가 아닐 뿐이지.(…)“파이윤 사부와 사이가 제작한 선더랜드 지도가 마지막이길 나 역시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