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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ㅣ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평점 :
한 편의 시와 같은 이야기이다. 이 책을 위한 한줄평이다.
말을 더듬는 한 소년의 성장을 다룬 그림책이다. 강물처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강물은 어떤 강물일까? 아이들에게 물었다. 깨끗함의 정도를, 물고기가 노는 조화로움을, 물놀이 같은 즐거움 등등을 말했다.
책표지를 넘겼다. 속지가 나온다. 속지에서 그림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남긴 단서를 본다. 물보라가 보인다. 거친강인가봐. 그랬다. 굽이치고 부딪히고 소용돌이 치며 흘러도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 강인한 강이었다.
아이들이 물었다. 왜, 엄마는 나오지 않냐고. 혹시 엄마를 잃어버려 그 충격으로 말을 더듬게 되었냐고.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 그럴 수 있겠다.
왜, 그림책 속의 사람들은 주인공 빼고 다들 눈이 없냐고. 아이들의 질문은 도돌이표가 되어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왜, 그럴까. 아이들은 이미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다.
질문을 보탠다. 우리는 눈이 있다고 정말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을까. 아이들은 말했다. 그렇지 않다고. 책 속의 눈은 마음의 눈이 아니냐고. 소년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아서 눈을 그리지 않은 게 아니냐고.
아이가 말했다. 주변에 말을 더듬는 친구가 있다고. 근데, 자기는 ‘강물처럼 말한다’ 말해주지 못했다고. 괜찮다고. 이 말은 인생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제법 살아 온 사람들이야 가능한 말이라고.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 말의 의미를 알았으니, 다음에는 이렇게 말해주며, 응원해 줄 수 있지 않냐고. 얼마나 다행이냐고.
되뇌일수록 아름다운 말이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나는 글 작가의 아버지처럼 이렇게 아이에게 힘을 줄 수 있었을까.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란 얼마나 많은 성찰이 필요할까.
말더듬는 한 소년의 성장을 통해 감동을. 그 소년의 아버지를 통해 지혜로운 위로를.<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