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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거야 - 2021년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작 ㅣ 작은 곰자리 42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1월
평점 :
여운이 있는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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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이쁘다라는 말이 있다. 시드니 스미스의 책들이 그렇다. 대사는 최대한 자제하고 그림으로서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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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거리에 핀 꽃>도 그냥 한 번 쓱 보고 지나기보다 그림 속의 디테일을 따라 가다 보면, 지나쳤던 잔잔한 감동들이 다시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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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스미스 글과 그림을 그린 첫 책. <괜찮을거야> 제목부터 힘들고 지친 이들을 다독여준다. 글을 따라 읽다 보면, 글 밖의 누군가가 슬픈 표정의 소년에게 건내는 말 같았다. 더 읽다보면, 소년이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으며 건내는 말이었고, 내가 지금 시각에 거리를 헤매고 있을 작은 존재들에게 건내주고 싶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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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 속의 대사들이 읽는 이마다 다르게 들리나 보다. 이것이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담이는 자기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한다. 그래, 틀린 것은 아니지. 담이 너도 작은 존재이니. .
아이의 표정이 중간에 사라진다. 디테일한 표정은 사라지고, 어두운 형태만 남는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사랑하는 고양이를 찾아 나선 아이의 낙담해가는 감정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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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에게 고양이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을까. 눈 내린 도시 구석구석을 홀로 헤매는 아이의 걸음을 따라가면서 나 역시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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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토록 누군가를 간절히 찾은 적이 있었던가. 거대한 도시를 홀로 해맬 수 있는 용기는 어떤 간절함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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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고양이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 와 엄마 품에 안길 때, 거리를 헤매며 꾹 참았던 아이의 감정은 폭발한다. 그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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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야기가 끝이 났다면, <괜찮을거야>한 제목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비로소 이 제목이 주는 위로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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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작가의 글에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그린 <엄마마중>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원작에서는 없었던 부분을 김동성 작가가 보충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었던 것처럼 <괜찮을거야>의 마지막 장면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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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장을 덮으며 담이가 한마디한다. 다행이다.
작은 것들을 응원하는 따듯한 한 해를 이 책으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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