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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락숲의 선물
이보경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6월
평점 :

책을 받자마자 책이 너무 예뻐서
책표지만 한참을 봤어요.
독특한 무늬가 고급스러운 종이에
은은하게 빛나는 금박으로 표현한 부분과
부드러운 재질감이 눈과 손을 행복하게 해주네요.
이 책을 쓰고 그리신 이보경 작가님은
제주도에서 그림책 전문서점인
제주 사슴책방을 운영하며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그림책을 만드시는 분이세요.
모드락숲이란 이름의 '모드락'은
물건이 한곳에 소복하게 쌓여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제주도 말이라고 해요.
제주와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모드락숲의 선물>을 만드셨다는 게 느껴집니다.
초대장 그림으로 시작하는 면지에요.
친구로부터 생일 초대를 받았어요.
오늘이 친구의 생일이에요.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려면 서둘러야 해요.
친구에게 줄 생일 선물로
유리구슬 다섯 개를 챙겨 집을 나섭니다.
엄마가 모드락숲에는
무서운 동물들이 살고 있으니
안전한 길로 돌아서 가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모드락숲으로 갑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친구를 생각하면서...
모드락숲에 들어서자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이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새에게 말을 걸어요. 하지만 검은 새는
유리구슬 하나를 달라고 하네요.
고민하던 아이는 구슬 한 개를
검은 새에게 주었어요.
기뻐하며 날아가는 새의 떨어지는
깃털을 바구니에 주워 담고
아이는 다시 서둘러 길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거미를 만나게 됩니다.
아이 앞에 새와 거미, 여우, 개구리 등
동물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아이를 위협하듯 말을 걸고 길을 막아요.
그리고 저마다의 이유로
아이의 유리구슬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아이는 "안돼. 이건 친구에게 줄 생일 선물이야."라며
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유리구슬을 지키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네요...
무섭고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예쁜 산딸기로 원피스를 꾸미며
스스로 마음을 달래 보기도 해요.

비록 동물들에게 다섯 개의 유리구슬을 모두 잃고 말지만
아이는 다시 힘을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른 뒤 다시 나아가요.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친구를 생각하며..
그리고 잃어버린 유리구슬 대신
숲에서 모은 것들로 친구의 새로운
생일 선물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두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친구의 생일을 잊지 않고,
잃어버린 것에 자책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천천히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
준비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해 보였어요.
부모나 친구가 없이 혼자 숲속을 걸어간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숲속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무엇을 잃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가야 한다는 목적,
그리고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 우정의 힘으로
씩씩하고 용감하게 다시 일어나 끝까지 걸어가는 아이는
마침내 홀로 숲을 건너며 내면까지 성장하게 됩니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무늬의 새,
거미 등의 동물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은 소재가 되더라고요.
무섭고 두렵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내면이 더 단단해지고 빛이
날 거라 말해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