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도 과학도 철학도 의학도 종교도 정치도, 이들 모두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은 일시적인 안심이나 위안 정도일 뿐이다. 인간을 정말로 구제한다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구제받지 못하는 부자유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야말로 자유를 격렬하게 추구하고, 싸우고, 그것을 추구할 때에 날아 흩어지는 불꽃이야말로 현실에 뿌리박은 참된 산 자의 감동이아닐까. 구제받지 못하는 몸이기 때문이야말로 이 세상을 사는 힘과 가치가 필요한 이유 아닐까. - P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