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핑계고 - 놀고 먹고 일할 결심 사계절 시리즈
이주연 지음 / 북스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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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핑계고
이주연 지음 / 북스톤

*놀고 먹고 일할 결심
*모두에게 오지만, 누군가는 놓치는 봄의 다정

봄은 새로운 생명에만 다정하지 않다.
겨우내 살아남기 위해 비참할 정도로 옹송그리고 있던
생명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미 낡고 늙은 생명에도 새 생명과 같은 다정한 기운을 불어넣기에,
생의 한복판에 선 우리도 가슴속 깊이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줄
봄의 따뜻한 입김을 기다리고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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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가 한 계절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계절 시리즈

그 첫 번째 이야기인 봄은 핑계고

사계절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계절로 꼽는 봄

올해 봄은 참 유난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봄이 제대로 온 것 같지도 않았는데
급하게 반팔을 꺼내입을만큼 30도의 더위가 찾아오더니

갑자기 추워져서 4월에도 눈이 내리는 이상한 날씨!

따스함 가득 느껴지는 봄을 제대로 만나고 싶은데
이러다가 갑자기 훅 여름이 찾아올 것만 같은 기분이다

봄은 핑계라는 센스넘치는 제목처럼

이 책은 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작가님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준다



1부. 서촌
2부. 옥인연립
3부. 시네밋터블
4부. 구니니
5부. 미식



편한 친구랑 편하게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작가님의 문장들은 부담없고 때론 풉! 하고 웃음이 터질만큼
재치있고 털털하게 다가온다

서촌이라는 동네에 집을 구해 살게되고
4년이라는 시간을 살며 그 곳이 너무 좋아서
옥인연립이라는 구옥을 마음에 쏙 드는 공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함께하게 된 구니니라는 고양이 이야기와
미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물흐르듯 이어진다

뒤쪽에 나오는 봄의 어원에 대한 설이 인상적인데

첫째, '불'의 옛말인 '블'과 '오다'의 명사형인 '옴'이 결합해
형성되었다는 설명으로 따뜻한 불의 기운이 다가온다는 해석과

둘째, '보다'의 명사형이라는 주장이다

첫번째도 두번째도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그저 봄이라고 하면 포근함이 느껴지는 따스한 날씨와
노란 유채꽃부터 하늘하늘 꽃잎 날리는 벚꽃만 생각했던 나에게

봄이라는 계절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p36
집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은하수처럼 아득히 흐르는 시간을 잠시 붙들어 '지금'이라는 순간에 함께 마침표 찍기를 반복하며 오늘을 완결한다. 그 무수한 마침표가 모여 내가 되니 집은 나를 이루는 하나의 기틀이자 조각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 속에서 제일 마음에 남는 문장이다

작가님이 집을 얼마나 애정하는지 물씬 느껴지고
제주에서의 삶을 시작하며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진심을 가지게 된 나에게도 너무 공감가는 문장이다

집을 사랑하기에 집에서의 시간들이 편안하고
그 편안함 속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게 아닐까?

그런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하고
좋아하는 영화와 음식 술을 곁들여 보내는 시간

생각만해도 흐뭇해진다

이렇게 봄 이야기를 읽고나니
다음책인 여름은 어떤 이야기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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