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마들렌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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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인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부터 몰입감이 굉장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과 함께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단편이었음에도 좀 더 뒷내용을 찾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특히 '한나와 클레어'에서는 한나의 입장과 클레어의 입장에서 각 시점 교차로 전개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부분에는 두 사람은 언젠가 마주치게 될 것이며, 둘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았으며, 그런 경우는 뜻밖이랄 것도 없이 흔하다는 것.

이 모든 단편 소설들의 모음은 한 가지의 확고한 엔딩을 내기보다 열린 결말로 다양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현실과 환상, 절망과 희망, 탄생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서련 월드라는 수식어가 이 책으로 정의되는 느낌이었다.

낙관과 비관의 경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소설 :)

📖 관계에는 아주 강한 관성이 있었다. 둘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아차린 뒤에도 관계는 순순히 끝나주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서로를 향해 농담을 던지고 웃는 것으로 우리가 같은 패임을 확인해야 안심이 됐다. 한패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질수록 이 관계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이 자명해지는데도 그랬다.

📖 그도 그럴 것이 한나와 클레어는 사실 옷만 바꿔 입는다면 누가 한나고 누가 클레어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았다.
그런 경우는 뜻밖이랄 것도 없이 흔하다.

📖 문학이 위대한 이유는 아무리 형설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도 이미 그것을 상상한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닐지라도, 또 정확히 이런 상황을 예견한 건 아닐지라도.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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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통해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전홍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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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정의하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작은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고 별것 아닌 일로 넘기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들이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루는 방법을 터득하고,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홍진님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나 배우자, 친구, 가족의 예민성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램이 담겨있다.

보통 우울증이 오기 전에 매우 예민한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예민성을 잘 관리하여 우울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어떤 상황의 사람들이 예민한 상태인지를 파악하여 본인도 모르는 새에 예민한 상태에 접어든 주변인에게 관심을 가져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을 접할 때도 매번 느끼는 부분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사람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가지로 확고하게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비슷한 성향일지라도 그 디테일한 차이와 방안을 여러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저 특별하다는 생각이 아닌,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기에 보다 도움되는 책 :)

📖 타인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이 편해지면 점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편해지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마음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 보편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이 독특한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입니다. 서로 다른 부류의 사람이 각자의 능력을 인정받고 함께 만나서 서로 상호 보완해서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 반말은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존댓말을 쓰고, 내 돈 주고 서비스를 제공받았어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해봅시다.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중받는 경험'을 준다면, 그건 그들이 자신을 좋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동시에 내가 존중받는 길이기도 합니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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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만의 걸작을 만드는 컬러링북
데이비드 존스.데이지 실 지음, 경규림 옮김 / 씨네21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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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시>의 삽화는 이야기만큼 매혹적이며 강렬한데, 1865년 존 테니얼 경의 삽화를 실은 초판본이 출간된 이래, 수많은 화가들이 꿈과 현실을 가장 놀라운 방식으로 교차시킨 루이스 캐럴의 환상적인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한다.

그 후 망판법과 총천연색 인쇄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의 황금기가 찾아오자, 아서 래컴, 귀네드 허드슨, 조지 소퍼, 찰스 포카드, W.H. 워커 등 여러 삽화가들이 모두 테니스 경의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작품을 성공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페이지의 일러스트는 한 명의 삽화가 작품이 아닌, 다양한 삽화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앨리스라는 사랑받는 캐릭터와 원작 속 이야기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는지 잘 보여준다.

중간중간에 각 삽화들의 상황에 대한 설명도 함께 있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해하기에 더욱 도움되며, 그 느낌을 자신만의 색감으로 만들기에 추천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자신만의 명작으로 완성하기 좋은 컬러링북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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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터러시 - 혐중을 넘어 보편의 중국을 읽는 힘
김유익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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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아내와 광저우 근교 마을에 살면서 서로 다른 국적,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 주는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유익은 중국 현지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과 인문학적 견문을 결합해 경향신문에 정기 연재를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SNS에 기고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인들도 개인적인 자기의식이든 집단적인 정체성이든 모두 네트워크 속에서 주변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원래부터 본질적으로 반드시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편견없는 마인드가 시작부터 매력적이었다.

그 중 소분홍의 주장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 여러 의미로 인상적이었다. 소분홍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팔다리는 길고 얼굴은 갸름하게 눈은 큰 미남 미녀 형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형상뿐 아니라 서사 자체도 항상 긍정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저자는 서구 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이 실은 서구 중심주의적 미학에 경도되어 있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며, 결론적으로 하급 정부와 지식인, 언론인들이 사회적 여론의 압력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이런 일부 사회적 여론은 암묵적인 중앙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원인은 2021년 중국 정부가 시행한 일련의 정책들이 조성한 거대한 흐름에 거역하기 힘들다는 것들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에 저자의 말처럼 각각의 정책들이 시행된 배경에는 합당한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민간 사회의 자율성을 해치고 활력을 없애 결국 사회 발전이 정체될 것으로 보이는 관점에 대해서 중국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저자의 많은 말들 중 가장 와닿았던 건, 이러한 주장들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바랄 뿐 우리의 미래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나, 우리와 그들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이라는 바램처럼, 이 책이 중국을 마주하는 부분에서 시각 전환이 되길 나 또한 바래본다.

📖 중국의 대중문화 평론가와 애호가들은 결과적으로 K-컬쳐에 대한 애호를 숨기지 못한다. 가장 유사한 문화권의 공감대 안에서 거의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지켜보는 쾌감과 이를 통해 얻어 내는 치유의 감각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 뤄샹이 존경하는 중국 근현대 법학의 태두 선자번은 100년 전에 이렇게 말했다. "법가는 전체 통치의 도구에 지나지 않아서 민중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 반대로 법치의 중요한 명제 중 하나는 권력을 구속함으로써 민중에게 자유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법치를 유난히 사랑하는 한중 양국의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 지금 한국도 새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 이 과정에서 특정 세력을 배척하고 어떤 세력을 편애하는 도그마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다른 별에서 지구로 뚝 떨어진 사람들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총합으로 이뤄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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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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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에 이어, 현재 지구촌 공동의 과제로 떠오른 중요한 환경문제를 알아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의 기발한 생각을 모아,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펴냈다.

초반에 등장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하여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미니멀'이라는 단어에 '이즘'이라는 접미사를 붙인 말로, 꾸밈과 표현을 최대한 제거하여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사조의 하나로, 1960년댜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미니멀리즘은 미술을 비롯한 시각예술 분야에서 최소한의 요소를 서용하여 본질만을 남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도 자유를 주며,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시작하기가 어렵겠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방안처럼 하루 하나씩이라도 정리하는 방법을 실천해보는 것이 미니멀리즘에 가까워지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엉뚱하고 황당해 보이는 생각일지라도,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일지라도 저자는 괜찮다고 말한다. 결국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들이 모이고, 여기서 힌트를 얻어 지구를 살리는 더욱 기발한 방법들이 쏟아져, 환경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램에 동감하는 바이다.

추가로 각 장 마지막 부분마다 생각 키우기와 토론해 보아요를 통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 또한 매력적이었다. 특히 저자의 언어가 다정해서 어린 친구들도 거부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익한 도서였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들이 담겨있는 책 :)

📖 우리 이후에 지구에서 살아야 할 미래 세대들은 어떻게 될까요? 미미멀 라이프를 비롯해 앞으로 책에서 소개할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들을 배우고 실천하며 산다면 우리 삶도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무포장 가게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자주 가는 슈퍼마켓이 무포장 가게가 되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가 동참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한발 더 나아가 세상 모든 포장지가 친환경 포장지로 바뀌어서 쓰레기 고민 없는 세상이 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 버리면 쓰레기일 뿐이지만 상상력을 더하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멋진 악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요. 어때요, 세상에는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쳐나지 않나요? 이렇게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좀 더 즐겁고 흥미롭게 만들고 있어요. 우리도 어디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해볼까요?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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