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만 들어도 아기에게 부를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던 카지노 베이비. 출생신고도 되지 않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전당포에서 자란 하늘이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너무 특이한 소재인지라 시작부터 흥미로웠으며,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라는 첫 문장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아이인 하늘이의 시점으로 전개되지만, 세심한 감정 전달과 묘사로 주변 상황들이 선하게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다들 생소하게 느껴졌던 모든 등장인물들이 책을 덮고 난 후에는 치열하고 강인하게 살아온 사람들이었다는 점이 깊이 남았다.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문제들을 잘 담고 있었다.

특히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오래 남았다.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힘든 산전수전을 다 겪은 후, 의지하시던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셨을 때, 할머니의 그 감정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할머니가 강인하게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이번 책은 강성봉 작가님의 첫 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구성과 각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최고였다. 관심 작가에 바로 추가할 정도 !

우리 모두 우리의 길이 끝날 때까지 할머니의 깊은 교훈과 함께 계속 걸어가줄 책 :)

📖 누가 뭐랬냐고 되묻고 싶지만 그럴 순 없었다. 조그마한 눈물방울 하나가 엄마의 볼을 타고 또르르 굴러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슴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았던 눈물이 엄마도 모르게 세상 밖으로 흘러나온 거다. 난 엄마가 나를, 아니 우리 둘 다를 보호하려 한다고 느꼈다. 그 가늠할 수 없는 눈물 한 방울의 무게를 느낀 순간 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

📖 아이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기억한다. 누군가 인상을 쓴다든지 소리를 지른다든지 욕을 한다든지 마음속으로 깊이 미워한다든지. 그런 기억들은 가슴 깊은 곳에 저장된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어른이 되고 나서까지도 남아 있다.

📖 긴 이야기 끝에 죽음이란 꽉 차버리거나 텅 비워버리는 거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할머니는 그냥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 옛날 할아버지는 지음에서 꽉 차거나 텅 비워지고 있었다.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고 할머니가 굳게 마음먹은 것도 그때였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막 도착해서 아직 다 읽진 못했지만, 우선 표지를 볼 때마다 힐링하는 느낌이예요! 특히 같이 온 엽서북도 넘 예쁘구요ㅎㅎ 혼자가 되기 위해 함께 떠난다는 말이 모순적인 것 같으면서도 와닿아서 구매했어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을 찾아서 - 거제문학, 포로수용소소설을 중심으로
김강호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 김강호 작가님의 고향이신 경남 거제의 문학을 다루고 있다. 거제가 현대문학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거제도포로수용소 포로들의 삶과 후일담으로 고찰하였으며, 경남지역문학의 현황과 전망, 더불어 김강호 작가님의 문학평론 등단 내용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장용학 작가님께서 거제도포로수용소 포로들의 삶을 다루신 <요한 시집>이 특히 좋았다. 한국전쟁과 같은 이데올로기 전쟁이 지니고 있는 철학적 명제, 즉 포로수용소라는 특수상황들 배경으로 이념의 갈등을 통해 인간의 실존적 자각과 자유 추구, 현대의 비인간적인 상황에 대한 고발과 인간 존재의 진정한 자유에 대한 질문을 잘 이해하고 깊이 다루었기에, 문단의 큰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작품 중, 이북에서 내려온 북한군이었던 누혜가 포로수용소 안에서 극한적 공포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누워서 푸른 하늘을 쳐다보기 좋아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인민의 영웅이었지만, 포로수용소 반역자로 몰렸던 누혜, 자살은 하나의 시도이자, 자신의 마지막 기대라던 그의 유서의 일부분 또한 잊을 수 없었다.

현대문학 월간지에 수록된 글들도 있었다. 지난 월간지는 구하기 쉽지 않기에, 이렇게라도 글을 접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간혹 와닿는 글들이 있을 때면 현대문학 월간지를 구매해서 보곤 하는데, 놓칠 수 없는 좋은 글들이 너무 많기에 정기구독까지도 고민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김강호 작가님의 문학평론 등단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평론 심사기와 작가님의 당선 소감을 접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거제도포로수용소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으며, 많은 문인분들의 소중한 작품을 깊이 접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 [당신, 알아요? 오늘 아버지를 묻고 왔어요. 남의 밥만 수도 없이 실어 나르던 배달꾼, 우리 아버지. 죽음 직전까지 붙들고 있던 곳, 그 고향에 묻어 드리고 싶었지만•••
무덤 속에서도 기억 너머를 서성이고 있을 늙고 병든 그 사자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 [배가 왼쪽으로 영도를 끼고 부산항을 벗어나 침로를 서남쪽으로 하였을 때, 나는 비로고 떠나왔구나 하는 느낌으로 갑판의 데크에 몸을 기댔다. 그 설레는 기대감 속에는 알지 못할 안도감이 함께 있었다. 이런 감정은 먼 나라를 여행할 때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 [나는 눈을 감으며 약간 고개를 숙였다. 나의 말로 인해서 불행해졌다고 할 수 있는 이 모녀 2대에 어서 행복이 오소서. 모녀 2대의 그 일편단심이 어서 빛날 때가 오소서 하고 빌었다. 이렇게 빌어도 내 가슴 속에 맺혀진 안타까움은 풀러지질 않았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세상을 잘못 살고 있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아닌, 타인에 근거하여 시기, 질투에 따른 강박을 안고 사는 것이다. 정지우 작가님은 SNS 등 현재를 지내는 데에 있어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것을 견디어 내기 위한 힘이 되고, 공감이 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SNS를 통하여 사람들은 비교적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많이 느낀다. 세상의 어떠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데, 타인의 일상과 행동으로 기준을 삼고 본인의 심적 가치를 본인 스스로가 낮추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여러방면의 시선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눈치를 보지 말고 그저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이 옳다고 나 또한 전하고 싶다.

잘못된 도덕성을 제외하고는 인생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이기에, 좀 더 확고하고, 내면이 강인한 자신이 되기 위해 추천하는 책 :)

📖 그렇게 한 시절을 마무리 짓고 하나의 영역에 초심자로 발을 디디게 되었다. 또 새로운 영토에 들어서면서 배우고 알고 익혀야 할 것들이 정말로 부지런히 널려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한 시절을 보내면서 무언가를 깨닫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랑의 가치를, 살아낸다는 것의 절실함을, 그 가운데 손을 잡고 나아가는 사람의 일에 관해 무언가 아주 깊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절 느꼈던 것들을 오랫동안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모든 삶에는 각자의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조금 빨리 자기 길을 찾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조금 늦게 찾기도 한다. 조금 오래 걸려서 능숙해질 수도 있고 빨리 적응할 수도 있다. 사회는 그 모든 것을 일률적이고 폭력적으로 분류하는 심판관이 될 게 아니라, 그 다양한 시간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문화도 그런 다양한 시간이 존중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 마찬가지로, 그렇게 모든 게 절실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사랑했고 더 절실히 글을 쓰며 이 삶을 더 농도 짙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삶에 정답이라는 게 없다고 느낀다. 그저 어느 시절에든 시간을 아쉬워하고 삶의 가치를 붙잡고자 한다면 무언가 길이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시절도, 이다음 시절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만부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손원평 작가님의 신작 <튜브>가 세상에 나왔다. 튜브는 손원평 작가님께서 인터넷에서 우연히 실패한 사람이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를 추천해달라는,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 필요하다는 글을 읽고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고 한다.

지난 책의 주인공이 소년이었다면, 이번에는 50대의 중년 남자가 주인공이다. 50대 중년 남성의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리하게 드러내서 그들의 심정이 되어, 그들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부분이 특히 많았던 책이었다.

여러번 사업에 실패하여 빚더미에 오르고 가족과도 멀어진 뒤 끝내 자살하기로 결심한 한 남자, 김성곤씨는 인생의 종지부를 찍고자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마저도 실패한 뒤 멈춰 서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본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된 변화라는 말은 그의 인생을 새롭게 바꾸어 놓기 시작한다.

김성곤씨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주변의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타난 김성곤씨의 삶 중 일부분처럼 열심히 이겨나가고 있을 그 누군가.

코로나 이후로 현대 사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실패와 성공이 뒤엉켜, 많은 사람들의 시작과 끝을 흔들어 놓았다. 그 속에는 좌절하는 사람도 있으며, 반대로 좌절 속에서 딛고 끝까지 일어나는 사람 또한 있다.

주변에 존재하고 있을, 그리고 자신의 방법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극복하고 있을 제 2의 모든 김성곤씨를 응원하며, 이 책은 우리의 그러한 모든 결정에 변화를 줄 전환점 될 것이다.

📖 정말로, 진짜로 행동해야 해요. 언제까지요? 변할 때까지 말이죠. 세계가 변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변할 수 있는 건 세계가 아닙니다. 당신은 결코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없어요. 그런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하나만 말씀 드리죠. 당신은 오직 당신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 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게 변할 때까지요.

📖 어떤 의미에서 김성곤은 확인한 셈이었다. 그가 이 세상에 있든 없든 이 세상은 변함없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그러나 죽음에게서 외면받았음에도 김성곤에게 살아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행스럽거나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삶은 어떤 지겨운 상태의 영원한 연장일 뿐이었다. 그리고 거울 속 남자의 얼굴에서는 모든 빛이 꺼져 있었다. 심지어 죽음에 대한 이글거리는 열망조차 오늘은 맥없이 꺾여버린 상태였다. 그러므로 김성곤 안드레아는 다시 죽음이 그의 강렬한 꿈이 될 때까지 버텨야 했다.

📖 사람은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거든요. 돌보다 더 단단하고 완고한 게 사람이죠. 바뀌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왜, 그게 편하니까. 그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은 정말 드물죠. 그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비로소 원래의 자기 자신에서 한발자국쯤 나아간 사람이 되는 겁니다.

📖 삶의 가장 큰 딜레마는 그것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삶은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흐른다. 인과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종종 헛된 이유는 그래서이다. 찾았다고 생각한 해답은 단기간의 해답이 될지언정 지속되는 삶 전체를 꿰뚫기 어렵다. 삶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진리는, 그것이 계속 진행된다는 것뿐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