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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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규님은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별자를 가장 많이, 깊게 만나는 임상심리학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이다. 그런 그녀가 태권도를 시작하게 된 것은 남겨진 사람들을 오래도록 위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권도를 통해 기세 좋게 기합을 내고, 팔다리를 힘껏 뻗으며 새로운 희열을 느끼는 저자는 심리치료가 자기 이해, 자기 발견, 자기 돌봄의 과정이라면 태권도가 자신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나도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목표나 꿈은 아니었기에, 이 책에 나와있듯이 그저 정해진 과정대로 단증을 획득하고 그 이후로는 태권도장을 찾은 적도, 생각해본적도 극히 드물다.

사실 나와 태권도는 잘 맞지 않았다. 품새는 괜찮았지만, 겨루기는 정말 나와는 맞지 않았다. 난.. 쫄보다. 맞는 것도 두렵지만 누군가를 때리는 것은 더 두려운 사람이다. 겨루기를 시작하자마자 얼굴을 맞고선 관장님께서 바로 중단시켰는데, 얼굴에 피멍이 든 것이 겨루기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억이다.

이 책은 저자가 태권도를 통해 느끼고 배운 인생의 깨우침까지도 담겨있다. 태권도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저자의 바램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장애물을 격파하듯 구속하고 제약하는 것들을 시원하게 무너뜨리는 최종병기 같은 사람이 되기까지, 각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각자 자신이 희열을 느끼는 그것이 자기 이해, 자기 발견, 자기 돌봄으로 작용하기까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해낼 수 있기를 모두 응원한다.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울 때, 펄럭거리던 도복의 소리가 그리워지는 책 :)

📖 여전히 알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인생 이모작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삼모작, 사모작을 지어보고 싶은 내 마음은 영심이 같은 청춘이다. 그런데 내가 늘 우려했던 것처럼 '나잇값'을 치르지 않고 드러내는 욕망일까 두렵다.

📖 추하게 늙지 말자는 결심은 자주 나 자신의 말과 행동을 검열하게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가급적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편을 선택하게 되었다. 스스로 만든 제약 안에서 노화를 서글퍼만 하고 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이었던 것이다.

📖 모든 경쟁에서 우리는 이길 수 없고 세상은 일정 부분 불공정하다. 우리는 때로 비효율적인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 매번 따지고 싸워봤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제대로 싸워야 할 일을 위해 사소한 것들은 감내해야 한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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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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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초대 위원장이자 7년 차 배달라이더 박정훈님은 일하면서 당한 갑질이 싫어 노조를 시작하게 되었다. 플랫폼산업을 공부하면서, 노동법 없는 산업사회 초기로 돌아가려는 플랫폼자본을 우리 사회가 통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은 그는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노동자가 사고를 당하는 과정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에서 방치된 배달산업의 구조, 배달앱들이 초보 라이더를 원하는 이유, 배달산업의 복잡한 구조, 산재 신청 과정과 방법까지 배달노동자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풀어나간다.

그들의 입장에서 잘 접할 수 없었던 현실들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평소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배달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아닌 수많은 비난보다도, 늦은 밤 걸려오는 전화에 누군가 또 다치거나 죽었다는 소식일까봐 두렵다는 저자의 말에 그 감정은 정말이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공포라 생각되었다.

관련 직종이 아니더라도, 배달로 야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좋은 책이다. 추가로 부록에 실려있는 배달라이더를 위한 산재보험 사용 설명서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노동자들의 안전이 조금이나마 더 보장되길 바라며, 추천하는 책 :)

📖 쉽게 말해 배달노동자를 관리하는 기계를 도입해야 한다. 알고리즘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은 건 현장의 배달노동자가 아니라 배달 현장을 잘 알고 배달 노동자들과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온 숙련된 관리자들이다.

📖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끼어 들어가면 공장이 멈추지만, 배달노동자가 도시 위에 그린 컨베이어벨트가 끊어지면 사람이 죽더라도 디지털 공장은 멈추지 않는다.

📖 노동이 쪼개지고 유연화되는 것만큼 기업도 쪼개지고 유연화되고 있는 중이다. '책임'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자리에 빈칸만이 존재한다. 이 빈칸을 채우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이 책이 쓰일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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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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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있는 가수 지망생인 인챈티드 존스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전설적인 R&B 가수 코리 필즈를 만나게 된다. 인챈티드에게 점차 성공의 길을 넓혀주며 가까워진 코리는 인챈티드에게 사랑한다며, 점차 정신과 육체를 모두 지배하길 원한다.

그러던 중 코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인챈티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코리를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도 빠른 전개만큼 흥미로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대 혐의를 받은 과정을 밝혀내고 이겨내는 인챈티드의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성인 남성이 저지른 행동은 용서하고 어린 소녀의 실수는 나무라는 특정 패턴을 통한 권력남용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한다.

민감한 주제임에도 누구도 불쾌하지 않았다. 흑인 소녀의 삶을 잘 다루고 있기도 했지만, 어느 소녀들에게 이런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가해자들에 대한 대처와 처벌,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의 상황과 인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대들의 취약성과 그 현실이 잘 드러나, 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책 :)

📖 시간이 갈수록 노래는 더 꿈결 같고, 더 황홀하고, 더 화사해진다. 우리는 우리만의 암호로 대화를 나눈다. 서로 만지지 않고 추는 춤이다. 집중하기가 힘들다. 아침에 물속에 뛰어들어 수영 연습을 할 때조차 슬로모션으로 레인을 돌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음들이 방울방울 수면 위로 떠오른다.

📖 "하지만 날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인챈티드. 앞으로 너와 나 둘뿐일 거라고 약속해. 넌 나를 지켜줄 거고, 난 널 지켜줄 거야. 둘이서 함께, 영원히."

📖 나는 항상 그가 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나 소망해서는 안 된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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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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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작가님은 누군가에겐 로망이자 꿈일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했음에도 과감히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책의 제목에는 도망이라고 표현되어있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믿고 행동하는 용기가 아닐까 싶다.

쓸모보다 쓰임을 고민하고 욕망하게 된 김수민 작가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말로 자신이 원하고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계기를 제공해준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결국 변함이 없기에, 자신의 내면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쓴 글에 자신이 가장 위로받았다는 말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나 또한 일주일에도 몇 통씩 나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곤 하는데, 많이 지쳐있을 때 그 편지를 읽게 되면 정말이지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었던 뭉클한 감동이 전해진다.

현재 상황에서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그에 따른 마음을 어루만져주면서도 용기를 복돋아줄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자신이다.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하고싶어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던 책이었다.

하고싶은 일을 도전하기까지, 용기를 복돋아주는 책 :)

📖 홀로 서겠다고 애쓰지 않아도 어른이 될 수 있다.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애도 낳고 보니 오히려 어른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기꺼이 연대하고 나 아닌 누군가를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함께 서기로 했다.

📖 팔자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적합한 것도 없다. 팔자가 좋건 나쁘건 나는 당장의 오늘을 살아내야 하고 운이 좋건 나쁘건 내가 원하는 방향에 변함이 없으니까.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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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포토북
박찬욱 감독, 전영욱 사진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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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헤어질 결심 포토북 기다리느라 고생깨나 했지만 그래도 이거 없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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