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초대 위원장이자 7년 차 배달라이더 박정훈님은 일하면서 당한 갑질이 싫어 노조를 시작하게 되었다. 플랫폼산업을 공부하면서, 노동법 없는 산업사회 초기로 돌아가려는 플랫폼자본을 우리 사회가 통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은 그는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노동자가 사고를 당하는 과정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에서 방치된 배달산업의 구조, 배달앱들이 초보 라이더를 원하는 이유, 배달산업의 복잡한 구조, 산재 신청 과정과 방법까지 배달노동자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풀어나간다.

그들의 입장에서 잘 접할 수 없었던 현실들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평소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배달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아닌 수많은 비난보다도, 늦은 밤 걸려오는 전화에 누군가 또 다치거나 죽었다는 소식일까봐 두렵다는 저자의 말에 그 감정은 정말이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공포라 생각되었다.

관련 직종이 아니더라도, 배달로 야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좋은 책이다. 추가로 부록에 실려있는 배달라이더를 위한 산재보험 사용 설명서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노동자들의 안전이 조금이나마 더 보장되길 바라며, 추천하는 책 :)

📖 쉽게 말해 배달노동자를 관리하는 기계를 도입해야 한다. 알고리즘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은 건 현장의 배달노동자가 아니라 배달 현장을 잘 알고 배달 노동자들과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온 숙련된 관리자들이다.

📖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끼어 들어가면 공장이 멈추지만, 배달노동자가 도시 위에 그린 컨베이어벨트가 끊어지면 사람이 죽더라도 디지털 공장은 멈추지 않는다.

📖 노동이 쪼개지고 유연화되는 것만큼 기업도 쪼개지고 유연화되고 있는 중이다. '책임'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자리에 빈칸만이 존재한다. 이 빈칸을 채우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이 책이 쓰일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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