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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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
사상에 대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릴때여서일까...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며 사람들이 마구 뛰어가는 뉴스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은 나지만(뉴스가 기억이 나는건지, 이후의 광고나 신문에서 본것을 기억하는건지 모르겠다) 아무 감흥이 없는 것을 보면 열다섯의 나에게 그 사실은 너무 어려웠나보다. 나의 학창시절에도 도덕이나 사회교과서에 반공교육이 등장했고 수능시험이 바쁜 고3때에도 교련시간이 꼭 1시간씩 배정이 되어있었다.

 

동구/서구로 나뉘는 이념 아래 행동/생각/사랑 등 모든 상황에서 제한을 받는 다는 것은 어떤 각도에서든 동독을 동베를린을 동구권을 온통 회색으로, 회색안경을 쓰고 볼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나라의 상황때문에 이 소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좀더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 토마스가 만난 일생의 사랑. 패트라, 나의 패트라...


사실 사랑얘기, 그것도 일생의 사랑 - 결코 평범함 나의 일상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일이라서인지 사랑얘기+섹스얘기는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기시되어있는 동성애, 마약 및 분단상황의 베를린이라는 한 도시에 세계 도처에서 모인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책을 다 읽고나서... 나이가 든 사람이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된 무라카미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인가?)가 생각났고,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현장에 대해 기술했던 김정운교수의 책이 생각났다.(책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 혹 김정운교수가 이 책을 봤을까? 이 책을 봤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책의 주인공과 거의 흡사하게 역사적 사건을 겪고, 현재 비슷한 연배이며, 상황에 처한(교수지만 작가이기도 하니까)사람이 느끼는 생각이 문득 궁굼해졌다.

 

내가 50대가 되어 역사를 되돌아볼때 내가 겪은 현실이 역사의 한 장면이 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여주인공의 이름때문일까, 어머니를 사랑한 아들이 패드라라고 외치며 자살하는 흑백영화의 영상이 자꾸 소설로의 몰입을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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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락쿠마의 휴식 - 힘들고 지친 당신, 이쯤에서 잠시 휴식! 리락쿠마 시리즈 4
콘도우 아키 지음, 남도현 옮김 / 부광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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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에혀. 이렇게 가벼운 책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그림과 몇글자 없는 여백. 블로그에 하루에 한페이지씩 등장하면 적당할 분량의 만화(?)쯤. 익숙한 캐릭터이긴 한데 어떤 부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잘 공감이 안된 내용인 것 같다. 휴식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바쁜 직장인들이 공감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워낙 게으름이 기본인 주인공이 어떤 부분에서 더 휴식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더라는...

 

사실 이런 캐리터+좋은 글귀의 책은 글밥이 많이 안더라도 시같은 느낌으로 마음을 울리는 것이 좀 있어야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의 공감이 안되는 것같다.

 

학창시절 유행하던 원태연의 시가 갑자기 생각난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당시에는 낙서지 이게 무슨 시냐는 얘기가 많을 정도로 편안한 글귀들이었지만, 당시 입시와 사춘기의 방황시기에 맞물려있는 청소년들은 그의 시에서 무한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같다. 시를 단지 시험을 보기위해 분석해야했던 그 시절에는 분석이 필요하지 않은 시라는 사실만으로도 환호할만하지 않았을까?

 

감정을 울리는 글들에 어울리는 깔끔한 캐릭터들을 그리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수 있는 포스팅을 하다가 캐릭터작가나 만화작가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
둘다 잘하기는 참 어렵겠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태블릿도 구입했구만... 상자에서 쿨쿨 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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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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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

 

나는 책을 읽을때 작가의 배경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사실 아직 책을 제대로 읽는 단계에 돌입한 것도 아니라 이것저것 찝적때는 수준에 불과해서 당시 인기있는 책, 유명한 책, 읽을 기회가 생기는 책, 신간 위주로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우연히 접한 버트런트 러셀의 『런던통신』은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로잡았다. 그의 책 중에 무엇이 있나 검색하다가 무척 가격이 싼책이 있길래 다른 책들을 사면서 포인트를 더 적립해주는 한도에 맞추어 구입한 책이 바로 「행복의 정복」이다. 최근에 한비야가 추천한 책의 리스트에 올라 다시한번 유명해진 책이라 무심코 또 구입을 해서 새책을 두권이나 가지고 있다가 미국의 여동생에게 한권 실어보내기도 했다. (읽지도 않은 새책이 집에 백권쯤은 있는 것 같다. 읽고 싶어 구입하고 계속 미뤄두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세번의 이혼과 네번의 결혼을 하고, 감옥에도 수감된 적이 있는 사회가이자 철학가인줄은 이번책을 통해서야 알게되었다.

 

『런던통신』과 비슷한 느낌으로 「행복의 정복」역시 50년이전에 쓰여진 책이라고는 볼수 없을 정도로 요즈음 시대와도 적절한 깊이로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나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다시피한 평범한(또는 보통) 사람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배부른 고민 등에 대해 충분히 고찰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행복이란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한 몰입, 자신의 내면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러셀의 정의는 무척이나 타당하다.

 

그러나 삶의 궁극적인 행복이란 없다는 것이 요즈음 내 생각이다. 얼마전에 신문에서 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소한 기븜 50가지"의 목록을 보면 행복이란 적극적인 쟁취라기보다 삶 그 자체여야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 노력해서 그것을 얻게된 뒤의 허무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꾸준히 지금보다는 나은, 다른 형태로 성장하는 것. 그래서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서도 또 다름을 깨달아가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아.... 그런데...
난 요즈음은 행복이 오락가락한다. 그래서 고민이다.

 

책에서...

p41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 자신의 가치를 세상이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중략).. 한쌍의 남녀가 서로 칭찬하는 사이가 될 수는 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든 아니든 간에. 당신이 한 일을 늘 칭찬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p173
인생이라는 잔칫상에 둘러앉은 사람들 역시 인생이 내놓는 유익한 것들에 대해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행복한 사람은 적당한 식욕을 느끼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과 비슷하다.

 

p175
죽는 그날까지 인생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많은 여러가지 대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p250
이런 모든 이유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행복은 신이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어렵게 쟁취해야만 하는 대상이고,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한다.

 

p260
감정적으로 자신에게 몰입하는 것을 피하고, 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애정의 대상과 관심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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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 인터넷신문발췌

 

◈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소한 기쁨 50가지

 

1. 오래된 청바지에서 10파운드 찾기

2. 휴가가기

3. 깨끗한 침대보가 쌓인 침대에 들어가기

4. 바다에서 수영하기

5. 햇살 속에 일어나기

6. 햇빛 속에 앉아있기

7. 꽃이나 초콜릿 깜짝 선물

8. 애인에게 기쁜 메시지 받기

9. 포옹

10. 우편함의 감사 카드

11. 노부부가 다정히 손잡은 모습

12. 맑은날 차창 열고 달리기

13. 10파운드 복권 당첨

14. 새로운 휴일

15. 좋아하는 노래 듣기

16. 할인 찾기

17. 오래된 친구 만나기

18. 맑은날 공원에서 피크닉

19. 승진

20. 로맨틱한 밤 데이트

21. 추억이 떠오르는 노래 듣기

22. 오래된 사진 보기

23. 새로운 친구 만들기

24. 혼자 조용한 시간 보내기

25. 동네 산책

26. 아기의 웃음소리 듣기

27. 날이 새도록 파티 즐기기

28. 토요일 아침에 눈을 떠 주말을 만끽하기

29. 초콜릿

30. 케이크 먹기

31. 안들어가던 청바지가 맞는 것

32. 공들인 업무로 상사에게 칭찬받기

33. 갓 구운 쿠키와 빵 냄새

34. 고된 날 따뜻한 물에 거품 목욕

35. 살빠졌다는 말듣기

36. 누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됐을 때

37. 일요일 저녁만찬

38. 갓 잔디를 깎은 냄새

39. 휴일 공항 착륙

40. 머리가 잘된 날

41. 공휴일

42. 운전면허 취득

43. 호사스러운 호텔방

44. 학교에서 아이가 잘하는 것을 알기

45. 누군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

46. 주차장에서 누군가 주차장 티켓을 주는 것

47. 일어나 보니 밤새 눈이 내렸을 때

48.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잔

49. 좋아하는 음식 먹기

50. 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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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여행하는 정석 따윈 없다 - 별일 있어도 떠나는 남자의 리얼 여행기
차영진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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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는 여행과 관련된 책을 무던히도 많이 봤다. 그만큼 마음이 심란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회사야 휴가를 내면 되었을거고 남편이야 설득하면 되었겠지만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때문에...ㅠ.ㅠ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 같이 떠나거나 혼자 떠나볼수 있을까... 모르겠다.

 

대학교때 아르바이트를 무척 많이 했다. 전공과목의 특성상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수학과외를 주로 했었는데, 용돈모으기 솔솔찮았다. 집안 사정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라 꾸준히 과외를 해서 등록금을 내기도 했고,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때론 용돈도 드리고, 적금도 했으니, 졸업때 크게 남겨놓은 돈은 없더라마는 모두 유흥비로 탕진한 것은 아니었다. 한때는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려고 적금을 들기도 했는데, 갑작스러운 외환위기와 아버지의 명예퇴직, 갑상선 수술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결국 배낭여행은 허무한 꿈이 되고 말았다. 언젠가는 유럽에 꼭 가보리라는 마음과 요즈음 유난히 여행책이 땡기는 요인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책의 저자는 대학시절 외국에서 유학을 하기도 하고, 지금 가진것이 없다하지만 유럽을 다녀올만큼의 넉넉한 사정의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이전에 읽은 『어쨋거나 뉴욕』같은 개인적인 사설이 많은 여행서였다. 아무래도 마음도, 머리도 비우고싶어 여행서를 찾는 지금의 내가 읽기에는 공감할수 있는 생각을 찾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던 것 같다. 차분히 풍경을 즐기고, 풍경에 빠져 사색을 하고 싶고 또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때가 요즈음이다.

 

여행이란 언젠가 끝이 있고, 그 끝의 종착지는 다시 지금 내가 속해있는 이곳이라는 것. 길든 짧든 돌아올 것이기에 여행은 매력적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p285-286

경험도 부족하면서 미처 간추리지 못한 생각들로 그동안 허풍을 떨고 알은체를 하며 살아온게 아닌가 싶었다.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해놓고 소란 위에 또 하나의 소란을 얹어 상황을 어지럽힌 적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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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I LOVE 그림책
릭 윌튼 글,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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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만에 아이의 성장 동영상을 다시 보았다. 사실 돌 이전에는 아이들이 예쁜지 잘 모르고 그저 빨리 크기만을 바랬던 것 같다. 사진이나 동영상도 의무감에 찍어준것도 참 많다. 기록밖에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저 찍어대기만 했던 동영상 속에는... 그러나 기억보다 훨씬 예쁜 내 아이들이 있었다.

 

처음 짓던 미소와 옹알이를 한 모습, 뒤집기를 하다가 팔로만기다가 앉다가 하는 모습. 손으로 만지기에도 너무 작고 부드럽고 약해보이는 내 아가가 당시에는 안아주기에는 너무 무거웠고, 시도때도 없이 울어대고, 잠도 잘 안자는 악동이었을 뿐이다.

 

임신기간동안 천천히 임신기간을 즐길 여유조차 없었던 내게 출산과 육아 역시 생각지도 못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밖에 모르고 살던 이기적인 엄마에게 쌍둥이라니...

 

이 책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떠올랐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그때보다 잘 할 수 있었을까? 뭐 이런 생각들이 복잡하게 떠오른다. 모성애가 엄청나거나 아이들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도 아닌데, 임신이 잘 안되었을때엔 무척이나 심란한 시기를 보냈었다. 10년쯤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출산과 육아를 합쳐 2년이나 쉴수 있다는 사탕을 맛보기위해 아이들을 무기삼아 도망쳤던건 아닐까. 결국 2년이라는 휴직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아이들에게서 회사로 도망치고 나서야 후회하고 있는 요즈음이랄까...

 

새로 생긴 책이라며 아이들과 같이 읽었더니 언니와 하는 까꿍놀이에 즉시 반응한다. 책을 끝까지 읽기도 전에 다시 까꿍페이지를 펴라며 난리다. 두손을 눈으로 가렸다가 엄마가 '까~꿍'하는 소리에 까르르 웃는 소리...

 

석달뒤면 우리아이들의 세돌이 된다. 한해 한해 추억이 쌓인다. 첫눈을 밟아본날, 혼자 우산을 써보던날, 젓가락을 사용하던날, 기저귀 없이 스스로 쉬야와 응가를 한날. 엄마아빠의 이름을 불러준날. 뽀뽀를 해준날.

 

벌써 책속의 주인공이 아기라며 제법 언니, 오빠 티를 내는 우리 쌍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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