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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과 마흔 사이 - 30대에 이루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70가지
오구라 히로시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10.11

대학을 막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자주 모임을 했었다.
고등학교 동창모임, 써클모임, 대학교 동창모임, 자격증 준비반 모임 등등 매주는 아니더라도 거의 매달 어떤 모임의 약속으로 분주했다. 회사생활에 적응하는 한편, 자기개발을 위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결혼을 위해(?) 연애를 하고, 게다가 모임까지 챙기느라 무슨 연애인 같은 시간을 보냈던 것이 20대의 일이다.

30대가 되니, 사회 초년생 시절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수반된 업무를 하게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소위 말하는 업무의 메인으로 바쁘게 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의 대부분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하나 둘씩 있는 가정을 꾸렸다. 바쁜 회사생활과 새로운 가족과의 적응으로 너무 바쁜 나머지, 20대에 유지하던 인간관계를 계속 해나가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대신 30대에는 20대에는 만들 수 없었던 또 다른 인간관계가 시작된다.
책임감이 수반된 업무를 맡게 되면서 회사의 거래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된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막내였던 회사에서 아랫 사람이 생기는 중간 관리자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일을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간관계에 놓이게 되고, 이전에는 일방적으로 이해불가이던 상급자에 대한 시각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서른과 마흔 사이>는 이 30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이 30대에 쌓아야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변에 나이 40이 되는 선배 직장인들을 보면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다. 매체를 통해 사오정, 오륙도 같은 직장생활의 조기 퇴직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즉 30대에 아무리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40대 또는 50대에는 퇴직하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얘기다. 30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40대가 달라진다라는 것은 당연한 얘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대한 얘기가 책에 나온다.

직장의 좋은 선배 한분은 짬이 날때마다 자신의 과거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특히 회사에 열정을 다했던 30대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한편 그처럼 열심히 30대를 보내야만 지금 선배의 40대 모습에 도달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하여 지금의 내 처지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어떻게보면 <서른과 마흔 사이>는 그냥 흔히 만날 수 있는 자기개발서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 읽은 자기개발서 <사소한 차이> 와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등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이 책과 비교를 해본다. 다소 비슷한 목차가 눈에 띄어 해당 챕터를 읽어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내가 밑줄을 그어놓은 부분도 다르다.
즉 내가 당시에 처한 상.황.에 따라 책을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가 달라지는 것이다.

혹자는 자기개발서처럼 간단간단히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만 읽다보면 머리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내생각은 좀 다르다. 주기적으로 자기개발서를 읽으면서 흐트러진 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서른과 마흔 사이>는 그냥 흔히 만날 수 있는 자기개발서가 아니라 내게 의미있는 책 한권이 되는 것이다. 회사일, 육아의 양립에 대한 어려움으로 갈팡질팡하는 한편으로 또 회사의 일이 내손에서 무언가 의미있어지는 순간, 아이들이 자라면서 보여주는 작은 기쁨들이 내가 서른과 마흔 사이를 허투로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 30대인 지금까지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여야한다니! 고민은 20대로 끝날줄 알았는데... )

책은 직장선배에게 들은 인생의 조언을 다시 한번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잠깐 인용된 엘버트 엘레스의 11가지 비합리적인 신념이 궁굼해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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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가지 비합리적인 신념> 앨버트 엘리스(인지-행동-정서 치료개발자)

1.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반드시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2. 사람이 자기 자신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유능하고, 적절하게 행동하며, 성취적 이어야 한다.
3. 어떤 사람들은 나쁘고 사악하고 악랄하다. 그러므로 그들은 반드시 비난과 처벌을 받아야 한다.
4. 일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으면 이는 끔찍스럽고 대단히 슬픈 일이다.
5. 사람의 불행은 외부환경 때문이며, 사람은 이를 극복할 능력이 없다.
6. 위험하거나 두려운 일은 항상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커다란 걱정의 원천이 된다.
7. 삶의 어려운 일이나 주어진 책임을 직면하는 것보다는 회피하는 것이 더 쉽다.
8. 사람은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며, 의존할 만한 더 강한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9. 과거의 경험이나 사태는 인간의 현재 행동을 결정하며, 사람은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10.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문제와 혼란에 처했을 때, 자신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11. 모든 문제는 언제나 바르고 정확하고 완전한 해결책이 있으며 만약에 이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비극적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iN(cozy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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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답을 구할 것이 아니라, 고민 그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생각을 멈추는 것' 생각을 멈추지 못해 몇시간이고 무의식적으로 과거에 젖어 있곤 했으니까.

사람은 되고 싶다고 생각한 대로 된다. - 마하트마 간디

자기 개발서에 대한 비판
'뭐야, 뻔한 얘기들이잖아?'
책을 머리로 읽기 때문이다.
세상에 로또 당첨번호와 같이 성공 당첨번호를 하나하나 알려주는 책은 없다.

30대에는 100권의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권의 책을 100번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100번쯤 읽으면 세뇌가 되거든요. 성공한 사람처럼 살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겁니다. 즉 성공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결실이 아닙니다. 성공은 이미 성공한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성취입니다.

무의식적으로든 간에 머릿속으로는 ''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고는 그 이미지에 압도되고 만다.

타인에게 인생을 지배당하는 것은 가장 불행한 삶을 사는 것과 같다. 인간은 스스로를 바꿀 수는 있지만 타인이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내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집착할 수록 자신의 인생을 제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든는 결과를 초래한다.

안되면 다시 하면 되고, 모르면 공부하면 된다. 이는 당신이 발전하고 성공해 꿈을 이루는데 아무 문제도 없다는 뜻이다.

모두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신경 쓰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주변 사람들과 나의 관계를 끊임없이 몰아세우는 일종의 '자기학대'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괴로은 일이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준비가 되었음을 뜻한다.

근거가 무너져버린 순간 모든 것이 붕괴한다는 것 ; 근거 없는 자신감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30대에 싸워야 할 가장 강력한 적수들 가운데 하나가 곧 '초초함'이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나만 홀로 뒤처진 듯한 느낌은 당신의 몸과 마음을 강력하게 제압한다.

나를 위한 변명을 멈춰라

30대라는 나이, 어느덧 당신은 가져야 하는 것보다 지키고 가꾸며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 하나를 가지려면 하나를 버리거나 놓아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배우는 나이다.

특히 요즘처럼 자기 PR과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상대를 배려치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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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 당신이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50가지 이유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아기있는 한국 엄마 글로벌 기업의 봉?> 이라는 머니투데이 기사(2010.11.1)를 보면 씨밀락우유 및 스토케 유모차 등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한국에서 팔리고 있으며, 기타 다른 유아제품도 상당이 높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한다.  

  @머니투데이


사실, 유아용품 뿐아니라 소비에 관한 것은 대부분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듯 하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봉으로 아나?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이론이 너무 잘 실천되고 있는 시장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스토케유모차 @유에스베이비몰
 

여하튼...
 

우리 부부는 작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오래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관계로 가로의 폭이 가장 좁은 쌍둥이용 유모차를 구입하려다보니 결국 수입제품을 살 수밖에 없었다. 거금 50만원쯤을 주고 유모차를 구입했다. 쌍둥이라 외출이 쉽지 않아 벼르고 벼르다가 주말에 가까운 문화센터에 등록을 했고, 아이들을 태우고 남편과 수업을 들으러 외출을 했다.

수업을 들으려고 속속 도착하는 아이들을 보며 남편이 하는 말  

'요즈음 유모차를 보면 아이가 보이는게 아니라 그 부모의 경제력이 보이는 것 같아'  

대부분의 엄마들이 교실 밖 복도에 유모차를 세우고 수업을 들었다. 같은 클래스에 스토케유모차를 가진 아기엄마가 하나 있었는데 굳이 좁은 교실 입구에 비싼 유모차를 들여놓아 눈쌀을 치푸리게 했다.(분실을 고려해서 들여놓은 엄마의 마음은 알겠지만, 다른 유모차도 비싼것이 대부분이었단 말이지...) 

<세상에 만만한 일은 없다>라는 책을 읽으면 최근 생겨난 단어인 '캥거루족'과 자연스럽게 사고가 연결된다. 캥거루족이란 어쩔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아니라,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철없는 젊은이들을 가리킨다.(네이버 백과사전)

요즈음 한국사회의 출산형태를 보면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한다. 고가의 수입 육아용품을 비롯하여 아직 기저귀도 떼지 못한 아기에게 한글 및 영어 등을 가르치는 사교육 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물론 이런 비용은 모두 부모가 부담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 취업과 즉시 부모가 자신들에게 해주었던 일들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코끼리와 벼룩>(리뷰 : http://blog.naver.com/nyyii/130094953027)이라는 책에서 자본주의가 만든 세대차라는 내용으로 만날 수 있다. 부모세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잘 살기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전쟁과 경제발전이라는 과제속에 어렵게 살아온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많은 보.호.속에서 자랐다. (이 보호라는 의미를 찰스.J 사이키스는 버블랩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책임을 다하기 전에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곧잘 불만을 터뜨리며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가 최대한 적게 실패를 겪게 도와주려는 부모와 권리는 누리되 책임은 회피하려는 요즈음 젊은이 세대가 잘못된 현실세계를 만들어가는 세태에 대해 각각 따끔히 충고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든 격언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구태의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삶이 깊어질수록 그런 구태의연함속에 담긴 진실을 체감하게 된다. 이 책도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책에서...

참 아이러니하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나 닌텐도와 게임보이 때문에 아이들 엉덩이는 버섯처럼 부풀고 있는데도 교육계의 유모들은 술래잡기, 경찰과 도둑놀이, 쉬는 시간에 하는 온갖 놀이만 갖고 야단법석이다. 

부모는 자녀의 블로그가 무섭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들에 대해 친구나 블로그상의 전 세계인들에게 불평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달튼은 말한다. <중략> 무엇보다도 부모는 자녀의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부모는 싸우지 않아야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중략> 부모가 권위를 포기하자 자녀가 대신 힘을 가졌다. 

걱정하는 것은 그 걱정거리를 바로 잡으려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쉽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 일을 하면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볼까? 

어떤 사람에게 결점이 있다고 해서 그가 하는 말까지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뒤집어서 말하면, 어떤 사람 말에 진실성이 있다고 객관적인 사실이나 논리 그리고 현실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말하는 사람이 아무리 진실된 의도로 말한다 해도 틀린 주장이 옳은 주장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여러분은 현실세계의 벗은 몸과 분리되어 있다.
현실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헐리우드 배우들)을 보면서 말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낀다.
가끔씩 먹는 치즈버거는 괜찮다는 것을 기억하라

패자는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할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려 노력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문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걸 인정하기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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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Q84>(리뷰 : http://blog.naver.com/nyyii/130092295325)를 먼저 읽어서인지 <해변의 카프카> 역시 각 장에서 사건이 번갈아 전개되다가 어느 해결점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의 주인공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와 어릴때 사고를 당해 그림자가 희미해진 나카타를 중심으로 한 사건이 각 장마다 번갈아 기술된다. 아버지가 소년에게 했던 저주와도 같은 예언을 피해 소년은 가출하고 잡지에서 한번 본 적이 있는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소년은 주변에서 까닭모를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게된다. 

같은 날 밤 고양이 찾아주는 노인 나카타는 소년의 아버지를 살해하게 되고, 소년은 아버지가 살해된 기사를 보고 아버지의 저주를 떠올리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아버지의 저주를 피해 가출했으나, 저주대로 자신의 어머니처럼 느껴지는 사에키상을 사랑하고, 여행에서 만난 사쿠라에 대한 꿈을 꾸며 누나를 생각한다.

이 소설은 나에게 몇가지 충격적인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짚어보자.

1. 가출
가출이란 지극히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나의 사전 밖의 단어였다. 버스를 타고 개포동에서 압구정까지 수능시험을 보러가는 일이 큰 여행에 가까웠을 정도로 나는 학교-집을 오간 모범생이었기 때문이다. 과거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너무 모범생이었던 이 과거가 내가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을 막는 것같아 무겁게 여겨질때도 있다.

다쿠라 카프카가 가출을 감행하는 소년치고는 사고의 깊이가 상당하다는 것도 부자연스러웠다. 물론 다무라 카프카라는 소년의 가출은 흔히 말하는 비행청소년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말이다. 소년의 가출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버지의 저주인데, 책이 출판된 당시에는 부모가 자식에게 저주를 퍼붓는다는 것이 과연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요즈음에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가족간의 사건들을 보면 정말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흉악한 내용들이 많다. 자식을 잘 키우는 일도 참 어렵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일도 쉽지 않은 것이다. 

2. 15세 소년의 성경험
내가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 것을 볼때마다 친한 과장님이 '그거 무지 야하던데~'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농담으로 건네는 말인줄은 알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정말 야하다. 해변의 카프카는 내가 읽어본 하루키의 세번째 소설인데, 읽어본 세가지 소설 모두 상당히 야.하.다.
요즈음은 점점 더 성경험의 나이가 어려진다고 한다. 과연 얼마나 더 어려져야 하는 것일까?
이전에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상호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경험이라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여자의 입장에서 원치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콘돔은 사용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학생 이하 어린 나이에 한 인격체로의 정체성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로의 성경험에 대해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그것이 과연 콘돔 사용만을 권장해서 해결될 일인지 의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소설이라도 소년이 경험하는 관계에 대하여 불편함이 가시질 않았다.

3. 근친상간 외
소년과 사에키상의 사랑은 35세의 나이차이를 뛰어넘는다. 50세가 넘은 사에키가 사랑한 것은 소년이 아니라 과거의 연인이었겠지만, 15세의 소년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소년은 사에키와 사쿠라를 각각 어머니와 누나이길 바라고 있다. 단순한 성경험을 넘어선 관계. 결국 사에키가 소년의 어머니라면 그들은 근친상간인가? 하는 의심으로 불편한 끈적거림은 소설을 읽는 끝까지 지속되었다.
그리고 15세 소년이 어머니를 찾는 독특한 상황이더라도 50세가 넘은 여자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이 가능한걸까? 하는 생각도.

4. 성의 경계를 가를 수 없는 게이
때로는 남자로, 때로는 여자로 글이 읽어지는 오시마상에 대하여, 그는 소년에게 중요한 조언자가 된다. 책에서 얻은 조언과 특별한 삶을 살고 있어서 우러나오는 무엇이 그것이다. 현실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고 쉽게 만나지지도 않는 존재가 소년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주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오시마상의 행동 및 말에 따라 그가 남자로 느껴지기도 하고 여자로 느껴지기도 해서 책을 읽는 느낌이 묘해진다.

한때 게이 남자친구가 등장한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고, 이를 기점으로 여성들에겐 게이남자친구 가지기 바람이 분적이 있다. 물론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멋지게 생긴 사람이어야할 것이다.

이 밖에도 고양이의 심장을 먹는 조니워커에 대한 이야기 역시 소설을 읽는데 불편한 마음이 들게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소설은 사실 무척이나 몽환적이고 재미있다. 다만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내왔고, 지금도 모범적인 딸, 어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는 내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조금은 난처한 문제들이 있다는거.

이런. 범생이 인생 같으니라구....

책에서...
인간은 이 세상에서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은 것에는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싫증을 느끼지 않은 것은 대채 지루한 것이라는걸. 그런거야. 내 인생에는 지루해할 여유는 있어도 싫증을 느낄 여유는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두가지를 구별하지 못하는게 보통이지만

어떻게 죽느냐에 비한다면, 어떻게 사느냐 같은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사람이 어떻게 죽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설사 하찮은 일이라도 이 세상에 완전한 우연은 없다.

운명이란 끊임없이 진로를 바꾸는 모래 폭풍과 같다. 마치 죽음의 신과 얼싸안고 불길한 춤을 추둣,모래 폭풍은 아무리 네가 도망치려 해도 진로를 바꾸어 계속 너를 쫓는다. 그 폭풍은 먼 곳에서 불어오는 것이 아니라, 네 안에 있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걸 체념하고, 그 폭풍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는 것뿐이다.

우리 인생에는 되돌아갈 수 없는 한계점이 있어. 그리고 훨씬 적기는 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한계점도 있지. 그런 한계점에 이르면 좋든 나쁘든 간에 우리들은 그저 잠자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거야.

나는 그런 것을 적당하게 웃어넘길 수가 없어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즉 네 선택이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너는 조금도 어김없이 너인 거고, 너 이외의 아무도 아닌 거야. 너는 너로서 틀림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러가지 일이 급속히 한 장소에 모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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