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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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 영화 속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거다
막연하고 답답한 인생의 여정과 달리 한 편의 영화에선 두 시간 남짓 흐르는 동안 명쾌하게 갈등이 해결되기도 하고 상상으로만 떠올리던 온갖 낭만과 즐거움이 샘물처럼 솟아올라 인생의 메마른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그 장면, 그 공간 속으로 순간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가끔씩 해 본다
이미 지나온 삶의 순간순간들을 스크린 위로 오버랩 시키면 후회와 공감이 번갈아 가며 감정의 수면 위로 오르내린다
초라해 보이는 현실의 모습이 영화 속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과 비교되며 무한 동경의 세계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부정하고 싶을 만큼 나의 이야기인 듯 펼쳐질 때는 아픔이 배가 되어 삶의 허무 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삶은 종종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우리의 심신을 갉아 놓기도 하고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시키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나의 그리움과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은 자화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명문장들은 매일 챙겨 먹어야 할 비타민처럼  무료하고 지쳐가는 일상에 순간순간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기 때문에 주말이면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영화관을 기웃거리게 되나 보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은 조금 느린 아이였던 저자가 성장하면서 사람들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시차로 인해 감당해야 했던 외로웠던 시간들을 영화를 통해 일치 시키며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시작했던 영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본다
 우리가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우울과 고독, 쓸쓸함, 외로움을 조금은 덜어주어 혼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 있게 해주리라는 생각에 마음 한켠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감을 감지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함께 어울리고 살아감에 안도감을 느끼고 숨쉬고 있음을 인지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아직 가보지 못한 유럽의 도시로 나의 손을 끌어당기며 천천히 이끈다
낯설음에 긴장과 두려움이 일어날 만도 하지만 영화 속 배경과 장소로 조금은 익숙한 곳이기에 긴장을 풀고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았다
책에 소개된 영화는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힐, 어바웃 타임, 클로저, 원스, 카모메 식당 등 모두 9편이다
나와 코드가 맞는 영화들이다 보니 좀 더 몰입해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도 있고 처음 알게 된 영화도 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곳을 여행하며 사람과의 만남, 사랑, 이별 등을 주제로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익숙하게 지내왔던 생활에서 벗어나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알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을 찾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는 여행!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아일랜드의 더블린, 그리고 느릿느릿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자신의 인생 같다며 푸념했던 핀란드의 헬싱키까지 영화의 한 장면인 듯 현실인듯한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동행한다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과 낯선 곳에 대한 긴장감 그리고 자연의 풍광과 여행지의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감성적인 사진과 글을 통해 온전히 전해지던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지금까지 만나왔던 여행 에세이와 달리 좀 더 특별한 느낌이 들게 했던 건 한 손에 들어 보이던 영화의 스틸컷 한 장!
현실과 꿈이 함께 머무는 듯한 사진에 시선이 고정된다
영화의 한 컷을 담아내는 여행이라니~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나도 문학 작품 속 등장하는 장소에 가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 속 배경지를 찾는 저자의 발자취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이 흘러 흐미해진 영화 속의 장면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현재의 사진 한 장으로 되살아나며 시간을 멈추게 하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치 시간여행자가 된 기분이랄까.
사진은 영화가 상영되며 느꼈던 감정과 상념들을 다시 소환해 낸다
너와 나, 우리가 사진을 함께 바라보며 공존하는 순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살아가며 주어진 시간을 소비하는 우리들은 영화를 통해 잠깐이나마 같은 사람, 원래 한 사람인 듯...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램이 녹아든다
줄거리 대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살며시 꺼내어 주고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진솔하게 공유한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도시를 걸으며 작가가 들려주는, 때로는 로맨틱하고 때로는 아픔이 배어 나오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천천히 나란히 걷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책을 펼쳐 읽는 순간만큼은 친구인 듯 친밀감이 들었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작가의 생각에 따라 나 또한 지나간 시간, 애써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하나 둘 소환된다
사랑과 이별, 삶의 순간순간 대면했던 무수한 선택과 갈등에 소심하게 대처했던  장면들이 ...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만나는 시간!

때로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시간의 변화를 오롯이 눈에 담기도 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사소하다 느끼며 무심히 지나치던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잃었을 소중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든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책 속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책들은 또 얼마나 설레는 반가움이던가.
제레미 머서의 <시간이 멈춰 선 파리의 고서점>,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천천히, 스미는>,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등 나의 삶을 다른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보하게 했던 책들...
누군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있다는것은 인생에서 길어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기쁨이다

작가와 함께 비엔나의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런던의 골목골목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파리의 오래된 서점의 향기를 품기도, 반짝이는 야경 속 노부부가 앉아있던 박물관의 계단을 응시해 보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인생과 사랑에 대해 진솔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한 번, 두 번, 곱씹어 보며 음미해 본다
어떤 도시에서는 문학을, 또 다른 도시에서는 음악을, 사랑을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아련함과 애틋함이 느껴져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마치 친구와 공원 산책을 하면서 무겁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은 마음속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걷는 기분이랄까...
저자가 걸었던 그 길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을 유럽의 거리를 거닐며 영화 속 그곳의 매력들을 직접 확인하고 발견하고 싶어진다

저자의 말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사는 구질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인생일지 몰라도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담겨 있는 이 세상...  앞으로도 사랑해야 할 세상이라는 걸 상기해 본다
예기치 않은 삶의 굴곡들로 인해 쉽게 지치고 힘겨워 지는 인생이지만 이내 희망을 품고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으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살아내야 할 현실이지만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 둔 추억이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처럼... 일상에서 찾아지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들 또한 시가 되고 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 있길 바라는 그녀의 마음처럼 내 마음도 다르지 않기에 위로를 받는다
누군가의 시선과 맞닿게 될 다음 영화를 기대해 보고 여행 또한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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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명작 산책 - 내 인생을 살찌운 행복한 책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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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왜 책을 읽을까?
저자의 독서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과 함께 시작했던 <이미령의 명작 산책> 읽기!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생각해 오는 부분이다
전업주부로 살아가지만 매일 아침잠에서 깨어 수많은 일들을 하며 하루를 채워 나간다
집안일부터, 육아, 가족의 대소사까지 내 손길과 관심 없이 지나치는 건 하나 없다
주부로서 주어진 사명? 을 다하는 것 만으로도 하루 해는 짧다
 피곤하고 지칠 때 눕고 싶기도 하고 TV 채널을 돌려 코드가 맞는 드라마에 푹 빠져 보고도 싶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책을 손에 든다
백화점과 로드샵의 시선을 끄는 제품들을 쇼핑하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려도, 한창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를 못 봐도, 잠이 모자라도 책읽기를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위로와 공감 때문일 수도 있고 내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과 마주하며  한 발짝 더 다가가 이해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이미령의 명작 산책>은 그녀의 인생에서 큰 울림을 주며 함께 했던 명작 48편에 대해 직접 쓴 독후감을 소개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었고 그녀가 써 내려간 문장에서 인생에 대한 철학적 깊이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사색이 무르익지 않다고 겸손함을 보인다
세상을 구성하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애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의 결을 일렁이게 한다

이야기 한 편 한 편에  이미령 저자의 삶에 대한 진하고 깊은 사유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로버트 뉴턴 팩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소개 글은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나 또한 저자가 느꼈을 감정들로 한동안 마음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있다
지독한 가난으로 인한 힘겨운 현실 속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나누었던 가슴 찡해져 오는, 눈앞에 그려지는 듯 아름다운 대화들을 노트에 옮겨 적기도 했고 문득문득 일상생활의 어느 순간에 떠올리기도 했다
자전적 소설이었기 때문인지 더욱 애잔하고 긴 여운으로 남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은 이렇듯 내 일상 속으로 소리 없이 스민다
세상에 무관심했던 나의 심장에 작은 충격 요법을 가한다
깨어있으라고... 세상을 바라보라고...

저자의 다양하고 폭넓은 독서이력은 그녀가 소개하는 시, 단편소설, 자기 계발서, 사회과학서, 고전 등을 통해 전달된다
가난, 나이 듦, 인간다운 삶, 인간의 본질,  존엄성, 인종차별, 종교, 생명, 노동, 자유, 죽음 등 다루는 주제들이 다채롭고 자연과 세상,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진중하게 토로하고 때론 위트 있는 말을 던져 가만히 미소 짓게 한다
문학 속 인물들을 통해 삶에 드리우는 고통을 견디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대면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 나약하면서도 편견과 모순덩어리라는 사실이다
나 또한 다르지 않음을 시인한다
그래서 아마도 책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정화시키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듯 나긋하면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톤으로 조곤조곤 우리의 삶과 문학의 연계성에 대해 읊조리는 듯한 작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림을 전한다
사실 처음 책과 마주했을 때는 저자 소개를 보고 불교신자로서 종교색이 짙지 않을까 미리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책의 이야기에 온전히 취하고 빠져 들어갔다
인생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생각하게 만든다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책의 이야기들을 음미하고 곱씹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책읽기 수업에 동참한다

저자의 독서 목록에는 읽고 싶지만 아직 읽지 않은 책과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제목의 책도 보이고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들도 담겨 있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허접하고 빈곤한 나의 독서이력에 부끄러움이 동시에 일어난다
작가의 지난 인생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며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책 이야기는 마음에 잔잔한 공감의 파동을 일으킨다
부드럽지만 강한 흡인력으로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녀의 독후감을 읽으면서 원작을 읽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나의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차곡차곡 올려놓는다
나의 고전과 또 다른 인생책을 만나게 뵐 것 같은 운명적인 느낌이 들어 가슴이 자꾸 설렌다

나는 왜 책을 읽을까? 의 질문으로 시작한 책 읽기에서 가장 큰 공감을 가졌던 부분은 책읽기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였다
- 천천히 읽으면 문장이 품고 있는 세상이 활짝 내 눈앞에 열리고, 그러면 나는 책을 읽는다는 생각 없이 필자가 보여주는 세상을 느긋하게 활보하고 다닙니다. 이런 방식의 책 읽기가 나를 다음 책으로, 또 그다음 책으로 보내주었고, 나는 무임승차하는 기분으로 책에서 책으로 인생의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 p.88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이라도 천천히 읽어가 보자"라고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한 권의 책을 손에 쥐는 게 나을 것입니다. 책을 읽어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책과 더불어 내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까요.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몇 시간을 가져갔고, 나는 그렇게 삶을 삽니다." p.89

-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 행복하고, 천천히 읽어가는 동안 행복하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 책을 덮으면서 행복하면 됐지, 더 바랄 것이 뭐 있을까요? - p.90

저자는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준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했던 생각들... 명작을 통해 어떤 깨달음이나 지혜로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던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자 했던 마음에 공감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도 나의 일상과 더불어 한 권의 책과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해진다
앞으로 내가 어떤 방식으로 독서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하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잡아 주었던 책!
명작이 명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해 준 책이다

YTN 지식카페 북클럽에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소개하는 그녀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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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듣는다 - 정재찬의 시 에세이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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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듣는다

저자 정재찬

출판 휴머니스트

발매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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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만,

첫사랑의 두근거림은 세월이 한참 지나도 가슴에 여진이 인다.
어쩌면 첫사랑을 못 잊는 게 아니라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못 잊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 어찌 알았으랴.
 햇솜 같은 마음 다 퍼부어 주었건만,
눈꽃처럼 아름다운 첫사랑은 그 운명 또한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눈꽃처럼 지고 말리란 것을.
그래, 눈꽃은 꽃이 아니다. 첫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꽃은 봄에 피어야 하듯, 사랑도 그렇다.
허나, 눈꽃이 겨울나무 가지를 감싸야 눈꽃이 맺히고,

그리하여 마침내 그 자리에 봄꽃이 피어나듯이,
첫사랑의 아름다운 상처가 지나야 속내 깊이 물오른 진실한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법이다.
그건 한 서른은 돼야 안다
" p.16


 

 

 

 

 

 

 

 

 

 

 

 

 

 

 

 

 

 

 

 

 

 

 

 

 

 

 

 

 

 

 

 

 

 

 

를 잊은 그대에게, 그 두 번째 이야기
「그대를 듣는다」
책 제목을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두근두근...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그대를 듣는다」 두 번째 이야기로 또 한 번의 촉촉한 단비가 가슴 위로 내린다
영화의 한 장면, 시 한편, 소설의 한 문장, 익숙한 노래의 가사 등 장르를 가르지 않고 삶의 모든 자락들을 넘나들며 진솔한 애정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정재찬 교수의 이야기들은 언제나 그렇듯 진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일상은 사소한 감정까지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두고두고 곱씹어 가며 오늘을 살아가는 위안으로 삼고 싶어진다

시가 삶이 되고 삶이 시가 되게 하는 정재찬 교수의 따스한 목소리가 비 오는 날에 작은 위로를 건넨다
문장 곳곳에서 줍게 되는 세상을 대하는 말랑한 감성들~ 그것엔 사랑과 기쁨도 있고 절망과 회한도 있지만 지나간 역사와 현재가 교차하는 시공간에서 인간다움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시와 일상이 만나 빛을 머금은 현재가 된다
사람 냄새 가득 배어 나오는 작가의 한 줄 한 줄의 문장들에선 봄날에 돋아나는 여리고 파릇한 새순처럼 가슴 뛰게 하는 희망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세상은 살아갈 만한 아름다운 곳임을 책장을 넘기며 마음에 새겨본다
그의 글이 있기에 벚꽃잎이 하얀 눈처럼 발밑에 쌓였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그렇게 지나가는 봄날이 서글프지만은 않다
어제와 오늘의 시간이 시처럼 그려진다
너와 나,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아끼며 읽고 또 읽어야지.


시를 읽고,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읽는 것.
그리하여 서로의 목소리를 회복해 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방식이었으면 싶다.
목소리가 살아야 사람이 산다.
목소리는 곧 그 사람이니까.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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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 - 제22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창비아동문고 292
박하익 지음, 손지희 그림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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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까지만 해도 큰아이와 휴대폰 사용을 문제로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쳤었다
아이는 필요에 의해서 하는 거라고 이유를 댔지만 내 눈에는 볼 때마다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 걱정이 됐고 보기 싫었다
휴대폰 시간관리 앱을 깔아 두고 하루에 얼마큼씩 사용하는지 알게 했는데 2~3시간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걸 인지하게 됐고 매번 엄마와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게 싫었던 아이는 결국 나의 제안대로 하루 40분만 사용하는 걸로 타협을 봤다
하지만 불만이 끈이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훨씬 만은 시간을 사용하는데 자기만 그 짧은 시간 사용으로는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도 없고 아이를 믿지 못하는 것도 부모로서 부끄러운 일이라 지금은 아이를 믿고 스스로 사용 시간을 조절하도록 가끔씩 체크하는 정도다
사실 어른인 나조차도 블로그며 SNS를 하다 보니 수시로 휴대폰을 집어 들게 된다
관심 있는 기사나 이야깃거리를 찾다 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버리기 일쑤다
작년에 거의 1년 동안 블로그를 쉰 적이 있었는데 덕분에 휴대폰 사용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 독서와 인문학 강좌 수강 등으로 나름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하며 지냈었다
다시 SNS를 하면서 폰 사용량이 늘어나게 되어 독서량이 줄고 있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휴대폰이라는 것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용하게 되는데 꼭 나쁜 영향만 있는 게 아니라 관심사를 보다 확장시켜 심화 시킬 수도 있고 자신이 찾는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검색하여 찾을 수도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사용시간에 비례해 중독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특별히 쓸 일이 없는 대도 계속 붙들고 있거나 모든 신경이 폰에만 집중되는 현상은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 는 우리의 일상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화다
도깨비에 홀린 듯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데 점차 에너지가 고갈되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력도 안좋아지고 다른 일에 관심도 줄어들고 두통과 불면증도 생기게 된다
어린이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무분별한 휴대폰 사용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주인공 지우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상한 휴대폰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도깨비폰!
지우가 현실과 도깨비굴을 오가며 경험하게 되는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스마트폰과 옛이야기 속의 신비로운 도깨비를 소재로 펼쳐지는 판타지 동화라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어른인 내가 봐도 재미있어서 읽는 내내 몰입해 볼 수 있었다
케빈이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왜 도깨비 이름이 케빈일까 궁금했는데 지우가 깨비를 잘못 알아들은 거였다
박하익 작가의 유머스러운 문장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책을 보게 만든다
촌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도깨비들이 방망이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고 복합 현실 게임과 메신저 앱으로 대화를 나누며 날대야가 택배를 배달하는 장면 등 상상하지 못한 신선한 발상들이 재미를 주고 공감가는 이야기 전개에 장편동화임에도 읽기가 수월하다
감쪽가튼 앱으로 둔갑 필터를 사용해 사물이나 사용자가 변신할 수도 있고 꼬부랑 캔디와 술술술 앱으로는 외국어와 공부를 척척 해결해주는 그야말로 실제로 실현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게 하는 아이디어 넘치는 설정들이 흥미롭고 유쾌하다
이런 기능이 탑재된 폰이라면 어느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주제나 이야기 구조, 흡인력 있는 문체, 가독성까지 좋아 창비 좋은 어린이책으로 선정된 이유를 알겠다

지우는 유료 앱을 사용하면 자신의 기가 빠져나간다는 걸 알면서도 처음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자신에게 위험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걸 감지하고 스마트폰을 없애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실제로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기가 빨리듯이 피곤해지고 머리도 멍해짐을 느낀다
아이들은 자기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어른도 자제하기 힘든 스마트폰 사용을 아이들에게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너무 일찍 사용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용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펼쳐 보게 하고 과도한 학습의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돕는 게 어른들의 역할이고 우선시 해야 할 문제인듯하다
주인공 지우는 학교 수업과, 학원, 학습지 등 공부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친구들과 맘껏 놀고 싶은데 학습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외롭고 쓸쓸하다는 어두운 감정도 갖게 되었다
아이를 둔 부모로서 측은하고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아마 성인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업무와 친밀감을 쌓지 못하는 대인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초래된 스마트폰의 무절제한 사용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이왕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잘, 제대로 쓸 수 있게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듯하다

"
지우는 아주 중요한 걸 깨달은 기분이었다. 도깨비폰을 사용하든 안 하든,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도깨비 아이들과 놀아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중요한 건 마음을 지키고 영혼을 차분하게 다잡는 것이었다.
 고요함 속에 깊이 잠겨 마음을 평온히 지킬 수 있다면 도깨비들과 얼마나 어울리든, 도깨비폰을 어떻게 사용하든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게 분명했다
."

지우가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스스로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내 주위에 있는 어린이들도 다르지 않을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게 무엇인지 바라봐 주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다면 스마트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것 같다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이 물음에 자신있게 No!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너무나 매력적인 애플리케이션이 가득하고 자신만의 특별하고 활발한 소통공간이 될 수 있기에 차마 거절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건강하고 건전한 정신만 지니고 있다면 일상에 즐거움과 재미를, 유익함까지 더해 줄 도깨비방망이가 되어줄 거라 희망해 본다

지금 이시간에도 아이와 부모가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하고 서로 갈등하고 있다면 꼭 함께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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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찰나를 역사로 매그넘 컬렉션
장 다비드 모르방 외 지음, 실뱅 사보이아 그림, 맹슬기 옮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 / 서해문집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그 때 사진에도 회화 만큼 매력을 느꼈어요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는걸요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포착하려는 시각의 자발적 충동이에요
그림은 우리의 의식이 순간적으로 포착한 것을 공들여서 발전시키고요
즉, 사진은 즉각적인 행위이고 그림은 명상속에서 이루어지죠
p.19

 

 

 

 

 

 

 

 

 

 

 

 

 

 

 

 

 

 

 

 

 

 

 

 

 

 

 

 

 

 

 

 

 

 

 

래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한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에 다녀왔었다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 철학과 한국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알 수 있는 기회였던 걸로 기억한다
기록 차원의 사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작가의 시각과 생각을 담은 사진을 통해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평소에 사진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찍는 방법과 왜 찍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에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피사체를 담아내는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궁금해졌다
평범한 일상 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본 매그넘의 보도사진가들의 행적들은 가히 존경스럽다고 할 만하다
르포르타주의 사진들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진가의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어 흥미롭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미적 기교를 나타내는 사진이 아니어도, 과장된 편집이 들어 있지 않아 그 진정성이 더 확실하게 전달되는듯 하다

<매그넘 컬렉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찰나를 역사로>는 매그넘 포토스의 전설적인 작가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작품과 그래픽 노블, 사진 해설을 함께 엮은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표지 사진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함이 있다
그래픽 노블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는 하지만 역사적인 사건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고 뒷부분의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철학과 영화 작업에 대한 이야기, 데사우에서의 르포르타주를 위한 행적들에 대한 해설도 꼼꼼하고 자세해서 보도사진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프랑스의 사진가로 현대의 포토저널리즘에 큰 영향을 가져온 인물이라고 한다
워낙 유명한 사진들 때문에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그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라는 기치 아래 1947년  로버트 카파, 데이비드 세이무어, 조지 로저, 윌리엄 밴디버트와 함께 매그넘 포토스를 창립했다
그들의 사진에서 주목할 점은 사실적인 현상을 담았지만 작가 개인의 자유로운 개성이 강하게 표현되었다는 것과 휴머니즘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브레송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감동을 이끌어 내는 사진, 연출된 사진이 아니라 우연에서 비롯된 사진들을 좋아했는데 대상의 연출된 이미지를 주로 찍는 나로서는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사진에 대한 고민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의 사진 특성은 어떤 대상이 순간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를 렌즈 안에 포착하고 전통적인 구도보다는 대상의 움직임과 표현성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사진 작업은 '결정적 순간'이라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는 호기심과 긴장감,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의 사진은 세상의 다양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만나는 방법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징집되어 종군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하이델베르크 인근에 수감되어 포로생활을 한다
자유를 되찾기 위해 끈질긴 탈출 시도를 감행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다
르포르타주를 위해 전쟁 포로들의 임시 수용소 데사우에 머물면서 그곳의 실상과 분위기를 전하는데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도 남기게 된다
군중들 속의 고개 숙인 여자와 그녀를 향한 폭력성을 나타내고 있는 또 다른 여자의 모습
그녀들의 상반된 표정과 그것을 바라보는 담담한듯 무수한 시선들.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닌 역사속에 존재했던 실제의 상황은 많은 생각들을 불러내온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모습과 독일의 패전 직후의 모습들을 그래픽노블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프랑스에서의 독일군의 만행과 데사우 수용소에서의 그의 행적들이 그려지고 있다
전쟁의 종식으로 맞게 된 반전... 표지의 사진 한 장이 전해주는 폭력성과 자유, 후회... 마치 흑백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 시대의 모습이 전해진다

보도 사진작가로서의 고뇌와 활동 당시의 행적들이 그래픽 노블로 그려지고 전쟁의 참혹한 상황과 분위기가 현실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책에는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평가받는 브레송의 대표 사진 26점이 실려 있는데 그의 사진 예술관인 '결정적 순간'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때로는 한가로운 풍경을 때로는 공포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각기 다른 인물들의 표정들을 하나 하나 읽어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할래의 몸에 맞지 않는 커다란 외투를 입고 걸어가는 소년의 사진에선 안쓰러움과 동시에 현실의 막막한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전쟁이 남긴 가혹한 현실을 느끼게 된다

사진작가로만 알고 있던 그가 회화와 영화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는 걸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았다
기교 없는 순간의 포착! 그 순간을 매우 인상적인 구성으로 사진에 담는다는 그의 사진철학은 깊은 울림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그가 분신처럼 여기던 라이카를 땅속에 묻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대의 상황을 역사로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치열한 삶의 모습이 뜨거운 온도로 가슴에 와 닿는다
여러 마디의 말보다 단 한 장의 사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깊이와 감동이 다름을 새삼 느낀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독자, 직접 겪지 않은 역사를 경험하고 진실과 마주하고 싶은 독자, 그래픽노블에 매력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에게 있어 사진이란 어떤 의미있지 깊이 있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라이카를 땅에 묻은 이후 4년 동안 나의 동공이 카메라가 되었다.
수정체는 렌즈를, 홍채는 조리개를, 눈꺼풀은 셔터를 대신했다.
망막은 필름이 되었다
안구는 암실 역할을 했다
그리고 기억은 인화된 사진이었다" p.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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