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지음 / 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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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 전찬민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워 대체로 누워만 있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우다다 달렸다는 도쿄 생활 20년차인 전찬민 작가의 화려하고 분주한 도쿄에서 쓰는 성실한 고양이의 느릿한 일상 기록.

곧 있으면 도쿄에 산 지 20년 차가 되지만 저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도쿄타워에 한 번도 제대로 가본 적 없다’고 말한다. 번화가의 눈부신 야경 속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살짝 물러나 반짝이는 불빛을 구경하기를 택한 것이다. 덕분에 저자의 일상 풍경 어디에도 우리가 떠올리는 ‘화려한 시티라이프’는 없다. 대신 소소하고 안온한 일상이 가득하니, 책을 읽다보면 정신없이 바쁜 길거리 한 구석에서 혼자 나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를 마주한 기분이 든다.

바쁘게 사는 도시 생활 속에 함께 머무르며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어디서든 느긋하기만 하다. 햇볕 아래 자리잡아 대체로 누워 있기도 하고 둥글게 몸을 말고 있다가 시원하게 기지캐를 켜기도 하며 홀연히 원하는 곳으로 걸어가는 고양이들은 보면 문득 부러워진다.

대체로 누워 있는 시간을 보낸 작가는 나를 최우선으로 하는 내가 행복할 방향을 찾기 시작했고 남의 감정과 가치관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실마리를 얻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고 타인의 시선정도는 무시하자. 타인이 감히 강요할 수 없는 진정한 나의 선택에 따르자. 그래야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날렵하게 마음을 지킬수 있다.

힘이 들때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어보자. 한동안 누워서 기력을 보충을 한 뒤에 천천히 다시 한 발을 내딛어도 괜찮다. 꾸준히 발을 움직인다면 빙빙 돌아가더라도 목표에 잘 도착할 것이다. 아등바등 사는 건 생각보다 꽤 멋진 삶이고 성실함은 굉장한 재능이라는 저자의 말에 위로를 얻어 오늘 잘 쉬고 내일 힘을 내어 잘 달려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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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막걸리에 사이다 살짝
장경자 지음 / 책마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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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막걸리에 사이다 살짝] : 장경자

남편을 형이라 부르는 여자, 인스타에 글 쓰는 여자, 사진과 글, 해시태크 삼위일체로 완성되는 독특한 글로 인친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장경자 작가가 인생 후반전이 두려운 이들에게 보내는 유쾌한 응원을 보내는 시집이다.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게 되는 책으로 딱 3편만 읽어보면 어느 순간 마지막 페이지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 거라더니 진짜다. 책 소개는 정말이었다. 내가 울고 웃고 다시 웃으며 내 몸 어디에 털이 날까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고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를 잡고 있던 나의 행동을 정확하게 읽어내었다.

인생을 살아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찐한 인생의 향기
우리도 그것에 중독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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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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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 더글라스 케네디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하고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섬뜩한 미국의 미래 이야기.

2036년에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에도 보이듯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추구하며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 두 번의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전성기를 구가해온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내부의 극단적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두 나라로 분리된다. 4년 주기로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만 봐도 미국은 이미 두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로 심각하게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진다. 미국의 분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애리조나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한다. 연방공화국을 선택한 뉴멕시코주, 콜로라도주는 공화국연맹에 둘러싸여 고립된 형국이 된다. 미시건주와 일리노이주는 연방공화국에 포함되었고, 그 사이에 낀 위스콘신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한다.

중립지대에 투입된 연방공화국과 공화국연맹 정보 요원들의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상대를 제압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불꽃 튀는 첩보전이 시작되고 이복남매인 샘 스텐글과 케이틀린 스탠글은 미국이 분리될 당시 각 다른 나라를 선택한 결과 서로 적대국인 나라에서 정보 요원으로 활동한다. 서로를 제거해야 자신이 살 수 있는 비극의 승부를 펼치는 그녀들의 치열한 첩보전은 통독 이전의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스파이 전쟁을 보는 듯하다.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은 원하는 정부를 얻었으니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게 되었을까? 국민의 자유와 인권 보장, 복지 증진, 행복이 보장되는 원더풀 랜드를 구현하게 되었을까? 두 나라는 유토피아를 현실에서 이루었다는 만족감을 갖게 되었을까? 이 세상에서 모든 불만과 갈등이 사라진 완벽한 나라가 과연 존재 할까?

소설은 2036년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중심 소재로 다루고 있다. 지금부터 고작 12년 밖에 남지 않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너무나 사실적이라 섬뜩하기만 하다. 작가는 우리에게 살아갈 때 방심하지 말고 체념과 원망 하지말고 언제나 가슴속에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행복은 정부의 정책이나 법, 제도가 아니라 서로가 교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나라는 없고 이 세상의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고 말해주고 있는 이 소설을 두 번 꼼꼼히 읽으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입장차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며 본질적인 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스탠글의 이복자매의 모습을 통해 분리가 아닌 화합을 이루는 방법을 생각하며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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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색 명화 컬러링북 - 거장의 명화 40점을 시그니처 컬러로 만나다
정진희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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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색 명화 컬러링북] : 정진희

손끝으로 감상하고 체험하는 거장의 색채 미학

수많은 예술 작품 중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작품을 명작, 그 명작을 탄생시킨 예술가를 거장이라 부른다. 이 책은 이런 큰 사랑을 받은 거장들의 주요 작품을 채색해 볼 수 있는 컬러링북으로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시그니처 컬러를 중심으로 선별하고 그림을 직접 따라 채색해 봄으로써 자신만의 명화를 완성하고 간직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화가의 작품을 그저 눈으로만 바라보는 수동적 감상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감상자이자 또 다른 창작자가 되어 보는 새로운 경험의 길을 열어 줄 것이다. 명화를 감상하면서 그 속에 숨은 상징색의 비밀을 엿보고 직접 따라 채색하며 자신만의 명화를 완성하다 보면 몰입과 집중의 즐거움은 물론 스트레스 완화와 힐링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정진희 작가가 선별한 사랑받는 거장들의 명화를 열두 가지 시그니처 컬러로 나눠 40점을 선별하고, 독자들이 명화를 직접 채색할 수 있게 도안을 제공한다. 특히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세밀한 채색 도안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게 만들며 책에 포함된 QR코드 영상은 작가가 직접 채색하는 과정을 담아 천천히 따라하기 쉽게 이끌어 준다.

나같은 그림 초보자도 색연필 하나로 충분히 원화의 느낌을 살릴 수 있게 도와주며 원작을 보면서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시작적으로 표출하는 역할을 하는 색채의 에너지와 성질을 통해 컬러테라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눈과 손끝을 시작으로 마음속까지 색칠하며 하나뿐인 나만의 색채 명화집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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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의 티타임 - 정소연 소설집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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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의 티타임] : 정소연

현재 변호사이자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인 정소연 작가의 다정하고 산뜻한 조금 미래의 SF로의 초대

정소연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에 발표한 단편들 14편은 과학 창작소설의 창을 열어준 낯설지만 호기심이 생기는 우주와 조금 미래의 환상적이 이야기들을 담아 냈다.

다른 세계를 여행하던 일흔네 번째 세계에서 만난 앨리스, 그녀도 다른 세계 여행자이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다른 세계에서 알츠하이머 치료법을 찾아 돌아왔다. 또다른 세계에서 만난 앨리스는 자살을 한 사람이었다. 나와 같지만 다른 사람, 다른 삶을 살아가는 또다른 나. 누구라도 이 단편을 읽는다면 또다른 나의 존재를 상상하게 된다. 이런 작가의 상상력은 독자로 하여금 조금의 틈도 용납하지 않고 타이트하게 책 속으로 몰아간다.

“저 틈 너머에 수많은 세계가 있다고, 원한다면 그 사이로 아득히 흩어지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익숙한 현실에서 살짝 넓어진 세계로 막막한 현재에서 조금 멀어진 미래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모험.

이야기 자체의 재미와 더불어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라는 소설 양식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독자를 허공으로 데려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과 마주할 수 있게 안내한다. 책임감과 희망을 놓지 않고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우리의 삶과 시련에 맞닿은 고민의 끈을 연결하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조금 나아진 삶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나간다.

평행우주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운명은 결정되어 있음 을 말해주며 인간의 의지는 운명과 세계를 바꿀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는 그들의 진심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쩌면 현실과 비슷한 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할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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