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 전찬민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워 대체로 누워만 있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우다다 달렸다는 도쿄 생활 20년차인 전찬민 작가의 화려하고 분주한 도쿄에서 쓰는 성실한 고양이의 느릿한 일상 기록.곧 있으면 도쿄에 산 지 20년 차가 되지만 저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도쿄타워에 한 번도 제대로 가본 적 없다’고 말한다. 번화가의 눈부신 야경 속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살짝 물러나 반짝이는 불빛을 구경하기를 택한 것이다. 덕분에 저자의 일상 풍경 어디에도 우리가 떠올리는 ‘화려한 시티라이프’는 없다. 대신 소소하고 안온한 일상이 가득하니, 책을 읽다보면 정신없이 바쁜 길거리 한 구석에서 혼자 나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를 마주한 기분이 든다.바쁘게 사는 도시 생활 속에 함께 머무르며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어디서든 느긋하기만 하다. 햇볕 아래 자리잡아 대체로 누워 있기도 하고 둥글게 몸을 말고 있다가 시원하게 기지캐를 켜기도 하며 홀연히 원하는 곳으로 걸어가는 고양이들은 보면 문득 부러워진다. 대체로 누워 있는 시간을 보낸 작가는 나를 최우선으로 하는 내가 행복할 방향을 찾기 시작했고 남의 감정과 가치관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실마리를 얻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고 타인의 시선정도는 무시하자. 타인이 감히 강요할 수 없는 진정한 나의 선택에 따르자. 그래야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날렵하게 마음을 지킬수 있다.힘이 들때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어보자. 한동안 누워서 기력을 보충을 한 뒤에 천천히 다시 한 발을 내딛어도 괜찮다. 꾸준히 발을 움직인다면 빙빙 돌아가더라도 목표에 잘 도착할 것이다. 아등바등 사는 건 생각보다 꽤 멋진 삶이고 성실함은 굉장한 재능이라는 저자의 말에 위로를 얻어 오늘 잘 쉬고 내일 힘을 내어 잘 달려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