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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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국 소설로 부커상 수상작이다.

  중년 남자 둘과 노년 남자 한명. 이렇게 세명의 남자들에 대한 우중충하지만 유머가 돋보이는, 나름 지적인 느낌이 풍기는 소설

  이다. 다소 철학적이기도 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꽤 많았던 것 같다.

  영국남자 트레스러브와 유대인 샘 핑클러, 그리고 90에 접어드는 유대인 리보르는 정기적인 저녁식사 모임을 갖는다.

  이들 셋의 공통점은 아내가 없다는 것!! 트레스러브는 결혼한 적이 없으며, 핑클러와 리보르는 아내와 사별했다.

  이 둘의 대화를 엿보면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트레스러브는 이들의 상실감마저 부러워 하는듯 하다.

  트레스러브는 이 사람도 닮고 저 사람도 닮았다. 딱히 독특한 개성이 없는, 딱히 누구 닮았다고 할 수 없는, 여러사람과 쉽게 섞이는 지극히 평범한 미남 과에 속하는 얼굴을 가졌다. 불분명한 얼굴만큼이나 그는 자신의 자아가 불분명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일까. 트레스러브는 정체성이 뚜렷한 유대인 핑클러를 부러워 한다.

 수많은 축제일과 대제일 안식일 등 지켜야할 의례와 풍습이 많고,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한 유대인들은 어딜가나

 튀길 마련이고 그 누구보다 자신들이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정체성과 특별함을 갖고 있다.

 책을 읽으면 유대인이 지키는 절기. 의례떄 먹는 무교병 등 그들의 전통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젊은 날과, 상실 후 중년의 나날들이 건조하지만 유머러스하게 전개된다.

 책의 원제는 The Finlker question.이다.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게 유대인과 상실감 위트 인데, 트레스러브가 종종 핑클러들 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유대인을 일컫는 말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들 대화에서 팔레스타인과 유대인이 땅을 두고 분쟁을 벌이는 것에대한 토론이 자주 등장한다. 팔레스타인 땅의 일부를 유대인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 시오니즘이라고 부르는데 핑클러는 시오니즘 반대파다.

핑클러는 유대인으써 영국에 정착한 이민자로써 경계인으로 표현한걸꺼다.

경계인이자 상실로 슬퍼하는 핑클러, 그런 그를 부러워하는 트레스러브, 뭔가 조합이 독특하고 잘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트레스러브는 유대인 절기에 참가하면서 유대인이 되려고 하고, 핑클러는 유대인을 부끄러워 하는 모임에 참가하고, 리보르는 어린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 등 나름의 상실과 공허를 이겨내며 살려는 모습들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 모습들이 차분하면서 썩 기분좋은 웃음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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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라, 나는 자유다 -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용기 있는 삶의 지혜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이현주 옮김 / 해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키워드는 여성과 담대함이라고 꼽는다.

    인간이라면 갖는 두려움. 특히 여성에게 더 익숙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을 살도 지혜로운 격려와 조언을 해주는 책이다.

    거의 환갑에 가까운 나이지만 표지의 사진으로 봐선 너무나 젊고 아름다운 저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유능한 미디어계 인물로 현재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이다.

    가난한 그리스계 이민자로써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두려움들과 어떻게 이겨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그 밖에도 세계적으로 유능한 많은 여성리더들이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들과 바깥의 시선을 물리치고 당당한 사회 리더로 거듭날 수 있던 예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리아나는 60살의 나이의 인생선배로써, 여성으로써, 엄마로써, 리더로써 따뜻하고 현실감있는 충고와 조언을 해준다.

    몸과 외모, 돈, 사랑과 이별, 엄마가 되는 것, 리더십, 죽음에 이르기까지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하고 마주치는 두려움들을 드러낸다.

    특히 몸과 외모가 와닿는 부분중에 하나 였다. 거울에 비친 몸매와 얼굴로 자신의 가치를 매기고. 티비광고에 나오는 모델에 비교하는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할 부분이다.

   코스메틱 회사와 연예산업과 합작한 거대 회사가 만들어내는 조작된 허상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이며 오점없는 이미지와 겨루는 것이 목표라면 당신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

   패션잡지를 볼때보다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취미 생활처럼 의미있는 일을 할때 나에대한 만족도와 행복함이 더 높다고 한다.

 자신을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중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사랑에 있어서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찾고, 당신을 구해줄 사람이 아니라 함꼐 있으면 스스로의 모습을 좋아하게 만드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봉사가 두려움과 불안감을 없애는 특효약이라는 말은 가장 인상깊었다.

 이타적인 행동의 의미와 열정이 내가 갖는 두려움이 얼마나 보잘것 없고 사소한 것인지 느낄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 여성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고통을 생각하면서 후원을 홍보하는 연설에 대한 두려움을 축소시킨다고 한다.

 

 책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답답함이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아리아나의 말처럼 두려움을 모른다는 것이 원더우먼처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담대하다는 것은 넘어지고 비난받을때마다 다시 일어난다는 의미라는 걸 알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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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제
츠네카와 코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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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리스 신화나 옛 마을에 얽힌 전설. 황당무개할 정도로 현실성이 없지만 그 신비하고 기이한 이야기에

 우리는 왜 그렇게나 열광하는 걸까.

 나 또한 이 소설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판타지에 매료되었다.

 일본의 비오쿠 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연결된 5개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다.

 비오쿠의 좁은 골목과 수로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보면 드넓은 들판이 나온다. 풀과 나무로 무성한 탁 트인 들판 중앙에 계란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고양이가 개로 새가 너구리로 바뀌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첫번째 이야기는 이 짐승의 들판으로 시작하며 초자연적이고 환상같은 비오쿠 마을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킨다.

 

 기와 지붕에 올려놓는 동물조각들을 일본에서 성성이라고 하는가본데 악귀를 막아준다는 마을의 풍습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지붕의 성성이에 얽힌 몽상적이면서 설레이는 이야기다.

 소설은 꽤 흥미롭고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오로치바나 라는 붉은 꽃. 마시면 다른 동물로 변하거나 죽은 사람에게 먹여도 다른 생명체로 변하는 쿠사나기라는 약.  마을에 초대된 사람들의 기억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마을. 괴로움을 해소해주는 텐구카드 판 등.

 

 

 어느 마을에 내려져 오는 전설, 오래된 마을의 풍습과 미신이 불어일으키는 설레임과 상상력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것같다.

허무맹랑하지만 그런 전설과 풍습에는 무시못할 세월들이 웅축되있기에 쉽게 무시할수 없고, 떨치기에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운 매력이 있다.

들판의 정경과 두터운 구름, 달빛 등, 소설 전반의 날씨인 여름은 몽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더 돋우어준다.

일본은 유독 이런 판타지 장르가 발달한거같다.. 센과치히로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과 같은 애니매이션 등을 많이 볼 수있는데 일본이 신사참배나 미신 전통이 뿌리가 깊어서 그런가?

 

계속해서 흘러가고 변해가는 시간과 세상을 견디고 싶어서 이런 신화와 전설들이 만들어지는 걸까, 그래서 그 속절없는 시간을 붙잡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일까.

어쨋든 비오쿠라는 마을 하나에서 다채롭게 뻗어나간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로도, 특히 애니매이션으로 만들어져도 좋을꺼 같다.

한잠자고 꿈꾼것 같은 느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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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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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회적 정의와 내 아이에 대한 사랑 중에 무엇이 더 우선되어야 할까.

  아무리 자신이 도덕적으로 바르다고 해도 내 아이 혹은 가족에게 그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에는 이성적이기가 힘들어진다.

  책은 여성 노숙자를 구타해 숨지게 한 15살 아이를 둔 부모가 그들이 떠안은 도덕적 딜레마를 그 상황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에 대해 다소 씨니컬하고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화자인 나 파울은 아내 끌레르와 함께 유명 정치인 형인 세르게과 그의 아내 바베타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의 정경과 아페리티프와 에피타이저 접시의 상세한 묘사로 일상적이고 훈훈한 가족적인 분위기가 흐른다가 

  갑작스럽게 서스펜스와 범죄스릴러로 전환하면서 긴장과 스릴이 증폭된다.

  세르게의 아들 릭과 파울의 아들 미헬이 노숙자를 구타해 숨지게 한 문제때문이다.

 

  그냥 책을 본대로 느낀 점을 말한다면 파울과 끌레르 부부는 제정상이 아니다. 특히 파울은 그야말로 또라이같다.

  작가는 인간의 미묘한 이기와 악,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보호와 그로인해 쉽게 무시되는 법과 정의 등을 자기 편한대로 정당화하는 인간의 속성대로 파울부부를 통해 보여준다.

 

 평소 사람에 대해 인격적인 배려와 권리 등을 중요시하는 파울. 하지만 정작 아들의 잘못된 행동앞에서는 어떠한 훈계도 없이 핸드폰을 몰래 본거에 대한 미안함과 조용히 미소지을 뿐이다.

 작가의 의도가 인간의 이기와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거긴 하지만 파울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수 없고 욕밖에 안나온다.

유리창을 꺤 아들 미헬을 훈계하는 주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부분은 특히 문제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잘못에 대한 꾸지람을 들어야할때 부모가 더 흥분한다는 건 아이의 반성을 가로막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더 큰 문제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흑인차별에 대해 소신있는 의견을 내뱉는 끌레르는 또한 아들이 구타해 노숙자가 죽은 사건을 두고 "그건 정말 별일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오히려 현금인출기 부스를 제집인양 차지한 노숙자의 잘못으로 돌린다. 오히려 희생자는 노숙자가 아닌 자신의 아들이라고까지 한다. 이들 부부는 지적수준과 권리 운운하면서 정작 노숙자의 권리는 아무 연고지도 없고 없어져도 문제될거 하나없는 벌레취급을하고 있다.

가장 정상적인 인물은 수상후보인 세르게인거 같다.  당선된거나 다름없는 수상후보직을 아들문제로 사퇴하기로 결정한다.

아들 릭이 죄의식으로 무너져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고 그냥 묻고 넘어가기에 양심을 건드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파울 아들 미헬은 전혀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다. 범죄 동영상을 보면 미헬이 주도하는 더 악랄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납득할수 없었던 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아들을 대하고 행복한 가정이 쭉 이어지길 바라는 파울부부의 모습이다.

앞날이 창창한 아들의 미래가 꺾이는 걸 결사적으로 막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죄를 지었다면

잘못에 대한 지적을 받아야하고 죄책감으로 야기되는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겪어야하는게 정상이다.

 

모든 걸 고백하려는 세르게와 이를 막으려는 파울 부부의 음모가 스릴있게 결말로 치달아간다.

자식이 걸린 도덕적 딜레마를 칼로 딱 자르듯이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정의가 거스른 부모의 사랑은 아름답다고는

할수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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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 2 - 왕의 전설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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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종하면 흔히들 강화도령이라고 한다는데 책을 보고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게됐다.

  이원범이었던 19살 시골소년이 나라의 가장 큰 인물인 왕이 되기까지, 하지만 외가 세력인 안동김씨들에게 눌려

  왕으로써 제 의견을 내보지도 못하고 옴짝달싹 할수밖에 없었던 눈물의 하루하루를 보냈던 임금으로의 삶과 마지막 죽음도

  담고 있다.

  가장 순수하고 가장 행복했었던 철종의 강화도 소년 시절의 이야기는 그 후 궁에서의 생활과 대비되어 더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낸다.

  정조의 친척인 그의 할아버지 때 왕가의 피를 가진 사람이란 이유로 누명쓰고 죽임을 당하고 끝내 그의 아버지와 큰 형까지도

  처형을 당했다. 나머지 두 형제도 강화도로 유배되어 갔다. 그 곳에서 봉이라는 총명하고 단아한 정인을 만나 사랑을 싹틔워가고

  있던 중, 지나친 주색으로 청춘의 나이에 눈감은 헌종 후사로 원범이 지목된다.

 

  조선은 이미 이씨의 나라가 아닌 안동김씨의 나라였다. 외척인 순원왕후가 안동김씨의 권력을 이어가기위해 직접 지목한 사람이

  원범이었고, 죄인이란 출신도 무시한채 왕으로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봉이와 생이별을 하고 궁에들어왔지만 본인이 마음대로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죄인이었던 신분때문에 왕의 정통성을 들이대며 비난하는 사람들과 모든 선택과 결정을 하는 안동김씨들에 숨이 막혔다.

 날마다 봉이를 그리워해 후궁으로 들이려 하지만 봉이의 조상이 안동김씨와 반대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훗날에 문제되지 않도록 정인까지 죽임을 당한다.

 

 풍파와 비탄 가운데에도 계속 배우고 왕의 자질을 쌓아가다보면 정조처럼 훌륭한 왕이 될거란 희망으로 열심히 정사에 매진하려

 애쓴다. 서얼 반대조치, 흉년이 들었을때 백성들에게 환곡을 나누어주고 본인 옷을 수수한 무명옷으로 바꿔입었고, 과거시험의 부정부패를 막기위해 암행어사도 파견하는 등 많은 노력들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적으로 철종이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원치 않은 왕을 했고, 왕으로써 할수있는일이 없었고, 사랑하는 정인이 죽었으며, 게다가 강화도의 추억을 나눈 친구들도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또한 왕의 정통성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십년이 지나도록 계속되었고, 생모의 묘자리도 원하는 곳에 쓸수 없었으며 나중에는 누군가가 묘를 훼손하기도 했다.

 

뒤돌아 생각하니 회한이 밀려오고 억장이 무너졌다. 봉이를 만나 사랑을 나눈 5년을 제위하곤 평생 단 한순간도 행복하거나 즐거운

적은 없었다. 즉위하기 전이나 후에도 늘 생존을 걱정하며 겁에 질려 전전긍긍했다. 이젠 정말 쉬고싶다. 멈추고 싶다.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 꼭 여기까지이다. p316

 

왕의 무력감과 가슴터지는 비탄이 세세하고 개인적으로 잘 묘사되었다. 안동김씨의 세력이 60년 동안 쇠심줄처럼 질기고 어마어마했구나 느낄수있었다.

이들의 매관매직이 성행했고 그로인해 아전과 관리들은 백성에게 돌아갈 환곡을 떼어먹었다. 안그래도 흉한 날씨탓에 먹을게 없던 백성들은 길길이 날뛰어도 바뀌는것이 없다. 오히려 세금을 더 징수해서 매관매직에 들인 돈을 매꾸길 바빴다.  나중에 농민운동이 터져 바로잡기위해 설치한 기구가 매관매직을 행한 안동김씨들로 구성된게 참으로 아이러니 씁쓸 그 자체다. 그 원흉의 근본이유가 그들인데 말이다.  그 당시 백성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팍팍한지 이해할 수있었다,

 

궁의 여인들의 삶에 대한 고증이 꽤 흥미로웠다. 양기를 위해 새벽 5시에 맺힌 이슬 한대접씩 먹는 순원황후나, 물담배를 피는 왕대비 등.. 특히 왜 철종이 후사가 없었는지에 대한 암시도 흥미로웠다.

뒤에 숨어서 눈을 번뜩이며 기회를 맹수처럼 기다리는 흥선군은 다소 수동적인 철종과 대비되었다.

흥선군이 고종인 둘째아들 재황을 후사 왕으로 올리기까지 수많은 세월을 인고로 보냈음을 알수있었다.

 

외척에 휘둘리고 자신의 뜻을 펼수 없었던 철종을 보면 정말 답답하고 소심해보이기까지 한 생각도 들지만 그 당시 상황이 그의 정신을 우울과 좌절로 끌고갈수밖에 없었던 것같다. 꼭두각시같은 왕이 느낀 일종의 굴욕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들 죽어나갔다. 그냥 강화도에서 봉이와  향초를 팔며 오순도순살았다면 아이도 많이 낳고 나름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든다.

아름다운 순 우리말이 굉장히 많았다. 달빛이 수긋이 비추자~, 흰 꽃을 난만히 피우자~, 으밀아밀 속삭이다~ 와 같은 순 우리말과 낯선 의성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읽을때 쭉 내려가기보다 멈출 때가 많긴한게 좀 그렇긴 하다.

작가는 고증과 자료를 모으기 위해 몇년동안 고생하고 박물관을 수없이 다녔다고 한다. 사극에서 볼수없었던 장면들을 볼 수있고 묘사가 자세하다.

 

잘 몰랐던 철종의 이야기를 알게되어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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