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었다 - 2025 볼로냐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Sustainability 선정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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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었다

#한솔수복 #손을내밀었다 #허정윤 #조원희 #난민그림책 #레아그림책 #책선물

조원희 작가의 시원시원한 그림 스타일은 나를 멍 하게 만들곤 한다. 강렬한 색채와 간결하지만 모든 메세지를 품고 있는 그 깊은 표현에 매번 감격한다.
요즘은 글그림 작가가 따로인 그림책을 보기 드물다. 각자가 표현해 낼 수 있는 글과 그림이 달라서 몇 배는 증진이 되는데 참 아쉬운 지점이다.
책은 면지부터 시작이 된다. 면지에 이거 오타 아니야? 잘못 제본된거 아니야 싶을 정도의 자그마한 점. 거기서부터 궁금증이 시작되고 독자를 집중시키게 만든다.
맨 뒷면지에는 파랑 철조망에 구멍이 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비록 이 장면은 그림책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주 자그마한 소망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파친코 라는 드라마를 먼저 보고 매료되어 책을 구매 후 읽고 있다. 파친코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 장면은 아니지만, 땅이 꺼지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뛰어다니고 피하고 정신이 없다.
그 전까지 나는 티비에서 이산 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나오거나 , 실종아동을 찾는 문구를 보면, ‘왜 손을 놓치지? 꼭 잡고 다니면 되지 ..’라고 아주 단순하고 무식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다. 그 드라마에서정말 리얼하게 그 순간을 그려줬는데 아주 찰나의 순간 무리지어 밀려 드는 인파 속에서 가족의 손이 놓아지기도 하고 그 속도를 못 쫓으면 영영 다른 길로 다다를 수 있음을 생생히 목격하고서야 이해가 갔다.
얼마 전 처음으로(?) 난민이 타고 온 배가 한국의 제주에 내렸을 때에야 난민이라는 단어가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주 먼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주제가 우리에게도 닥쳐온 것이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낯설음에 온갖 악성 루머가 퍼져 나갔고 타인에 대한 경계는 더욱더 심해졌다. 그들이 원해서 난민이 된 것도 아니고, 나라를 잃었을 뿐인데, 아니 나라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타국에서의 응대는 차디 찰 뿐이었다. 그저 우리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개 사람일 뿐이었을텐데. 사랑하는 가족과 생계를 위해, 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렇게 생활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낯선 곳으로 밀려 밀려 왔고 그들은 더욱더 곤란하고 난처하고 당황하고 외롭고 무서울텐데, 배척 당하고 만다.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난민이라는 이유로, 낯선 대상이라는 이유 하나로.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잊는걸까? 불러주지 않으면 잊혀지겠지? 엄마 아빠의 얼굴은 기억할까? 나의 나라를 기억할 수 있을까?
이 거대하고도 슬픈이야기를 허정윤작가와 조원희 작가가 그려냈다.
오빠가 밀었을 때 타이포그라피의 변화를 주어 그 강렬함을 더했다.
아주 긴박한 상황에 언제 어디서 어떻해 터질 지 모르는 폭탄과 전쟁의 느낌을 빨강으로 표현해 주어 같이 숨이 가빠왔다.
아주 대비되게 철조망을 열어주지 않는 씬에서는 파랑 철조망과 파랑 군인들의 얼굴이 차디찬 반대편 세상을 알려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강렬한 빨강과 시원한 파랑이. 끔찍한 빨강과 냉대함으로 표현되었다.
손을 내밀지만 잡아주지 않는다.
손을 내밀지만 모래알에서 따스함을 느껴볼 뿐이다.
모래사장안에 따사로운 햇살아래 쓰러져 있는 소녀 장면에서는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내 딸이 저랬다면? 내가 저 상황이라면?
삶의 의미를 찾아주고 싶다. 손을 잡아 주고 싶다. 안아주고 싶다. 희망을 주고 싶다.
사랑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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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 마음그림책 14
클레르 르부르 지음, 미카엘 주르당 그림, 신정숙 옮김 / 옐로스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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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사

책의 느낌은 참 잔잔하다 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새로 사귄 친구는 잔잔한 친구라고 표현을 해 주었다.
그 어휘와 느낌이 꽤 신선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점잖다는 표현을 귀에 들리는 데로 입력 후 표현한 것이었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잔잔하다. 크게 동요하지 않고 고요하다라는 정도로 풀이되지 않을까?

책은 새벽녘, 아직은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시각부터 우리를 이끌고 출발한다.
이동하면서 시간은 흐르고, 생명체들도 하나둘 숨을 쉬기 위해 까꿍 하고 고개를 내밀기시작한다.
조개, 소라게, 나무, 꽃들부터 당나귀, 파리까지 계속되어지는 깨어남.
봄이 느껴지기도 하고, 처음 이 책을 만나는 설레임도 공존한다.
무언가의 시작, 하루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한해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어두움의 끝이기도 하고, 추위가 끝나고 따스함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으로 색감이 표현되어 있다.
그렇게 파란 색의 톤으로 농도의 높낮이에 따라 책은 잔잔하게 나를 이끌어 간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책 사이즈에서 표현 된 파리. 그 크기에 시선이 간다.
원화가 얼만큼의 크기일까 궁금하고, 커다란 전체 풀 사이즈에서 파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본다.
파리라는 글 표현이 없었다면 나같이 눈치 없는 이는 책을 몇번 읽는동안에도 만나지 못했을 수 있다.
자연에 미미한 존재를 나타내는 저 생명체의 이동에 따라 또 이야기는 흘러간다.

등대지기의 일을 하고 있는 남자 주인공을 따라가면 , 아침에 갓 구운 촉촉하고 바삭하고 고소한 향의 크로와상도 만날 수 있다. 베이커리 주인도 등대지기 손님의 구매가 이 날의 첫 만남이겠지?
그 시각에 7시가 되지도 않은 시각에 빵이 구워져 나오려면 베이커리 주인 역시 더 이른 아침을 맞이했겠다.

집으로 돌아온 등대지기는 2층으로 올라가 새 아침을 맞이한 아이를 맞아준다.
첫 인사는 세상에 태어난 새로운 생명체를 반겨주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 반가운 눈빛, 뜨거운 포옹, 정성스러운 마음, 따사로운 말의 톤. 아이가 처음으로 내게 준 호칭도 첫 인사 라는 생각이 든다.
어버버버 하며 옹알이를 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소리를 내지만, 그 무엇보다도 감동하고 기뻤던 순간은 엄마라고 발음하며 말을 했을때였다. 그렇게 아이는 내게 첫 인사를 건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지에 대해 걱정이 컸다.
어려서부터 어린이집을 다녔고, 혼자놀기를 좋아하는 개월 수에도 또래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기관에 가든 잘 적응하고 잘 놀았던 아이가 이런 걱정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이제 컸다는 의미일까? 첫인사, 뭐라고 하면 좋을까?

#첫인사 #옐로스톤 #책선물 #레아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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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의 작은 새 인생그림책 18
윤강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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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의 작은새책을 인터넷으로 처음 접했다. 빨간색의 겉표지에 새장 모양이 파여져 있는 겉표지. 그 표지를 걷어내 보고 싶은 충동이 이는 책이었다.

미나의 작은새, 제목만으로 아주 조금 유츄해 볼 수 있었다. 서평단에 뽑힌 이후 책이 도착하기까지 기다리면서 이 생각 저생각으로 책을 그려보았다.

내 생각과 근접하기는 했지만 다른 요소들이 책 속에 숨겨져 있었다.

책을 받고 그림책을 넘기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작은새 목에 걸린 목걸이었다. 하지만 그 목걸이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작은 새 에게는 불필요해 보이고 거추장 스러워 보였다. 미나의 소유라는 상징이다. 누구누구의 소유. 소유물. 나의 것이라는 의미의 목걸이. 벗겨주고 싶기도 하고, 벗고 싶기도 하고 갑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읽다보니 아주 소중하고, 연구도 하고, 그림도 그릴 정도로 중요한 존재지만 이름이 없다는 것이 특이했다. 나에게 누군가가 소중하다면서 이름없이 작은 아이야, 작은 소녀야, 작은 사람아 라고 부른다면 좋을까 라는 생각도 스쳤다. 이름을 붙여주면 더욱 의미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스친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살아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하고, 내게 소중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여려 생각이 스치는 책이라 다시 곱씹으며 한장면씩 읽어봐야겠다.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 어떤 것을 해 줄 때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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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근쌔근 아기 염소 미래그림책 178
다시마 세이조 지음, 황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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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근쌔근 아기 염소가 곤히 자고 있어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걸까요?

아니면 신나게 뛰어 논 걸까요?

어떤 역경이 닥쳐와도 쿨쿨 자네요



이렇게 잘 자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여러 생각이 스쳐요

이거 실화인가? 



정말 무슨 일 있는건 아니지? 하는 걱정도 해 봅니다

아기 염소야 괜찮니? 

아프진 않아?

별일 없이 그저 잘 자느거 이길 바래



통! 쿵! 가슴이 아파요


다행히 엄마가 와서 엄마향을 품기며 엄마의 언어로 아이를 어루만져주니 눈을 그제사 뜨네요

평화로운 자연 속에 하나의 생명체가 존재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다시마 세이조 선생님께서 코로나 이변 속에도 한국을 찾아주셨어요

관악구에 열린 북토크에 참석했습니다

선생님의 열정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그림책 작가로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까지 안 멋있는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때 만난 이야기, 그때 만난 책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니 감회가 더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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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고슴도치의 오늘도 좋은 날♥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6
하라 마사카즈 지음,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신명호 옮김 / 여유당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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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고슴도치를 만나게 된 날.

신명호 선생님께서 번역했다고해서 너무도 궁금했던 책.

 이 책을 읽고 나니

둘만 친구가 된 게 아니라 나도 함께 덩덜아 친구가 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졌어

추억도 소환되더라구~

종이컵으로 전화기를 만들어서 소꿉장난 하던 기억도 나고~

그러면서도 고슴도치와 토끼의 서로서로의 배려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

어른이 되어서도 못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배워야 합니다. 정말~^^

 

돗자리를 펴고 장사를 하는 장면도 너무 이뻤어요.

색감이 없는 책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자꾸 손이 가더라구요

 

x자인 날... 어찌나 표현도 이렇게 맛깔스럽게 했는지요~

아 오늘은 일이 잘 안 풀려. 

아 오늘은 정말 운이 안 따르네

머피의 법칙인 날이야 

짜증에 짜증이 겹쳐지는 날이 있지... 

그럴때 이렇게 친구가 내 손을 잡고 이끌어 준다면 좀 분위기가 전환이 되고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면 무조건 책을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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