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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평점 :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은 우리가 흔히 죄악이라고 배워온 감정들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 종교에서는 멀리해야 할 죄로, 사회에서는 고쳐야 할 단점으로 이야기해왔지만, 이 책은 과감하게 묻는다. “정말 이 감정들은 없애야 할 대상일까?”
저자는 이 일곱 가지 감정을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인류가 생존하고 번영하는 과정에서 진화해온 하나의 기능으로 설명한다. 읽는 내내 ‘아, 그래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거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괜히 위로받는 느낌도 들고 말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태’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는 흔히 게으름을 의지 부족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나태함조차 계산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한다. 보상의 크기와 얻을 가능성을 따져보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노력의 수준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괜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이유도, 사실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전략일지 모른다. 부상이나 질병 상황에서 ‘나태’는 오히려 생존에 유리한 태도였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어떤 감정이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 만약 일곱 가지 대죄가 인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이었다면, 진화의 과정에서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분노하고, 질투하고, 욕망한다. 어쩌면 그 감정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로 이어져 왔는지도 모른다.


분노와 나태, 탐식에 지쳐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내 안의 괴물을 미워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보는 시간. 생각보다 따뜻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출판사에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