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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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를 넘긴 박완서가 연애편지를 쓰듯 써내려간 첫사랑에 관한 자전적 소설이다.

지난 50년 동안 가슴 속 깊이 감추고 살았던 첫사랑의 슬픈 기억을 6·25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아픔으로 녹여낸 15번째 장편소설이다.

우연히 후배의 집을 방문했다가 6·25전쟁 후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서울 돈암동

안감천변에서 같이 살았던 첫사랑 '현보'라는 이름의 남자를 기억한다.

현보는 홍예문이 달린 부유한 기와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당시 남자들은 전쟁터에서

모두 죽고 여인네들이 생계를 꾸러나가다보니 주인공의 어머니는 그런 넓은 집에 사는 사람, 부동산 주인이 주민증을 늦게 주어서

애탔던 경험 등. 6·25전쟁에서 겪으면서 서울의 피폐했던 상황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상상이 가게 되었다.

그 당시 한창 부동산 붐이 생겨, 서울 근교 땅이며 부동산이 들썩들썩거리다 보니 부동산 투기꾼들이 땅을 사려고 협의를 하는 모습.

2021년 대한민국 현시대에도 똑같은 상황이라 예나 지금이나 내 집 하나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팔지말지 고민하는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6·25전쟁이 끝나고 주인공은 미군부대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

그 남자는 군에 징집되었다가 다리에 부상을 입은 상이군인으로 만나게 된다.

아버지와 형은 월북을 하게 되고,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홀어머니 등골브레이커를 자처하는 현보.

추운 날씨 극장에서 장갑을 발가락 사이에 껴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부산에 사는 의사 누나의 도움으로 데이트 비용도 받는 등

둘은 매일 어울려 지내지만, 주인공은 미래가 불투명한 낭만적인 백수 현보와의 플라토닉한 사랑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현실적인 엘리트 은행원 민호와 결혼한다.

박완서의 ‘첫사랑’에 관한 자전적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인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첫사랑을 생각나게 하고

결혼 후 권태기가 생기는 , 무력함을 경험하는 이야기 등

오랜만에 읽어 본 작가의 딸인 호원숙 씨가 어머니를 추억하며 어머니의 10주기에 바치는 헌사로 쓴 에세이

<그 남자네 집을 찾아서>를 특별 수록한 소설로 나의 과거도 되돌아보며 기억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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