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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수사단
주영하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700페이지가 되는 책을 보고 처음에는 손길이 가지 않았다. 둘찌가 백과사전과 비교하면서 그렇게 두껍지 않다며 나에게 건네주었다. 하. 하. 하~
몇 페이지를 읽다가 와우!
내 머릿속에서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작가가 되어 드라마에 출연할 배우들을 캐스팅 하고 있었다.
몽실북스의 '상처' 이후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로 마력을 가진 콩가루 수사단.
엄마! 콩가루가 뭐야??
콩가루 집안이란 용어가 생소한 아이에겐 콩을 빻아서 만든 가루라고 짤막하게 얘기해줬다.
주영하 저자의 콩가루 수사단은 도입분부터 콩가루 집안이 어떤건지 자세히 묘사해주었다.
인간의 가장 불공평한 태생적 조건 중 하나가 가족이다.
나는 어깨에 무거운 돌덩이 몇 개를 이고 태어났다.
억세고 괄괄한 성미의 동네 오지라퍼, 아니 세 아이를 버렸던 비정한 엄마, 오희례.
미스터리 소설가 지망생, 10년 묵은 은둔현 백수 백진주.
일대를 평정했던 동네 여신, 성질 더러운 프로 이혼녀. 백현주.
징계받고 정직 중인 형사 막내 백현호
18평 남짓한 공간에 다섯 식구가 개털에 벼룩 끼듯 오순도순...징글징글하게 모여 살게 된 경위다.
그리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서촌동 솔마루 언덕길에는 콩가루 가족이 산다고...P12
이리하여 콩가루 수사단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 번 이혼한 성질 더러운 현주네 14개월 된 영아가 실종되면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나도 겪어봤지만, 첫 등원때는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 아이, 학부모부터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갈 정도로 긴장되고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 정신없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납치 사건.
조카의 납치 사건을 파헤치면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콩가루 가족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빨간 구두를 신고 추락한 유명 화가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현호가 파헤치는 살인 사건,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쓰러지고 사직서와 유서를 남기고 사라진 주하나 사건, 희례 여사의 기나긴 세월의 비밀 이야기까지!
카카오페이지가 주최한 ‘제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도록 문장체가 예사롭지 않았다.
어느 집이든 사연없는 집, 평범한 집이 없겠냐마는 어린 나이때는 가족 보다는 내 삶 챙기기 바빴지만, 한 해 한 해 내가 나이 듦에 가족의 소중함,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도 어깨가 무거워질수록 짐을 내려놓고 싶은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도 참 많았던 것 같다.
가진건 부족할지라도 그래도 내 가족이니깐..내가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그렇게 세월 속에서 의무감을 다하고 있다.
추미스 소설이라지만 가족의 관계에 대해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