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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이영희 작가님의 프롤로그에 "엄마 곤도 마리에야?" ㅋㅋㅋㅋ
엄마들은 아이가 성인이 되고 독립하면 자연스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어린 시절 소장각들을 모조리 버린다.
(물론, 아닌 분들도 있지만 )
우리 집도 종이 인형, 비비인형, 만화책 등 추억할만한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내 아이만큼은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유아때 간직했던 물건들은 따로 보관함에 정리해두었다.
순-정 : 순수한 감정이나 애정
거장들의 만화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을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나의 어린 시절 유일하게 힐링되었던 순정만화.
동네 언니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미라의 < 인형 공주를 위하여 >
꺄아~~~악
이미라 작가님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감정은 수능 공부에 열중했어야 했던 나를 만화방으로 인도해주신 작가님이기도 하다.( " ." )
하교를 하고 만화방 옆 분식집에서 떡볶이+쫄면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친구와 말없이 만화방에서 죽순이로 지낸적도 있었다.
좁은 만화방이라 남녀불문하고 꽉 찬 만화방에서 숨소리 조차도 내면 방해가 될 정도였으니....
그 자리에서 읽지 못했던 만화책은 꼬깃꼬깃 모은 용돈으로 낑낑대면서 만화책을 빌려 집에서 밤을 새면서 읽은 기억이 되살아난다.
지금은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줄거리를 순정이라는 책 속에서 다시 읊어보니 푸르매와 이슬비의 관계가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듯 하다.
주인공 서지원 얼굴을 보고 있자니 두근두근..
곱게 자란 왕자님 포스였었는데 짧은 생을 마감한 '내 눈물 모아'의 가수 (故) 서지원님도 이 작품의 팬이라 주인공 이름인 '서지원'을 예명으로 했다는 일화가 유명했단다.
너를 만나면 언제나 아파
한 번 만나면 하나의 상처
또 한 번 만나면 또 하나의 상처
온 가슴이 다 상처 자국으로 채워져
더 이상의 아픔이란 없을 듯도 한데
언제난 너를 만나면 아파
너는 면역체가 형성되지 않는 내 불치의 병 p196

서지원처럼 나에게도 백마탄 왕자가 나타났으면, 꿈속에서도 허우적대며 그 왕자님을 기다리고 싶었던 순수한 나의 어린시절.
그 기억 속 가물가물했던 주인공이 10대를 훌쩍 넘은 중년의 나이에 다시 나타나 나를 설레게 하는 장면들....
현대판 만화카페에 당장 가서 이미라 작가님 외 순정만화 거장였던 황미나, 신일숙, 김혜린 등 역대 유명한 작가님들의 작품을 다시 살펴보고 싶다.
온라인 서점에 폭풍검색해서 소장각으로 만들고 싶다. (얼렁 사고 싶어라!!!)
친구들아!
나와 함께 추억 소환하러 함께 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