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숍 보이즈
다케요시 유스케 지음, 최윤영 옮김 / 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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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숍 보이즈>는 펫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미나미 가쿠토를 주인공으로, 대형 홈센터 내에 위치한 펫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제목의 '펫숍 보이즈'는 가쿠토와 그의 아르바이트 동기로 동물을 사랑해 마지않는 금발머리 프리터 구리스 고타를 칭하는 제목이다. 그 둘의 관리자격 인물로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 놀라울 정도로 새를 무서워하는 가시와기 료야도 포함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일본 원서 표지를 보니 가쿠토와 고타만 해당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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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숍의 단골 손님인 꼬마 숙녀 유리와 매장의 마스코트인 잉꼬 유리, 펫숍을 경멸하는 신입직원 시카다 미코와 고양이 아메리칸 쇼트헤어, 무신경한 사람에 의해 타향 땅에 버려져버린 붉은여우와 여우로 변신당한 수의사 세가와 야아메, 웃음이 매력적인 사모예드와 더불어 말에 빠져버린 부자의 엇갈린 애정 등. 펫숍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니만큼 <펫숍 보이즈>에는 동물과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 곁들여진 귀욤귀욤한 그림 덕분에 중간중간 웃어가며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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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미스테리 요소가 가미된 펫숍 직원들의 일상을 다룬 소설로,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가벼운 문체로 풀어내 준 덕분에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용 자체에 엄청난 반전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약간은 뻔하면서도 따뜻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 적잖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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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숍이라는 공간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근무하고 찾게 되지만, 결국은 동물을 사고파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모순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 작가는 미나미 가쿠토의 말을 빌려, 펫숍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풀어낸다. 펫숍 관련 일을 하는 사람 모두가 <펫숍 보이즈>의 등장 인물들처럼 따뜻한 마음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말로 인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p.394)

"펫숍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을 위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믿고 싶습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있다고 굳게 믿으며 반려동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도 마다 않겠다는 인간이라는 동물을요. 펫숍은 친구 같은 반려 동물과 함께 지내며 행복을 느끼는, 그런 인간이라는 동물을 돕기 위한 장소입니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동물들이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끼기를, 끊임없이 기원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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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더 퓨처 -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
팀 오라일리 외 지음, 김진희.이윤진.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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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

우리는 계속 자문해야 한다. '과거에 불가능했던 것 가운데 어떤 것이 새로운 기술 덕분에 가능해질까? 이 기술은 장차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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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일리 미디어의 설립자인 팀 오라일리의 <왓츠 더 퓨처>를 읽었다. 거진 일주일을 붙잡고 있었다. 두께도 두께지만, 내용이 쉽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단순히 어렵다는 한마디로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은, <왓츠 더 퓨처>에서 말하는 '퓨처'가 바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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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업계 관련 동향을 다루는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도 <왓츠 더 퓨처>는 쉽지 않았다. 단순히 업계 주요 동향을 정리해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 있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인 것 같다. 해당 업계에 오랜 기간 동안 몸을 담고 있고, 지속적으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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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더 퓨처>는 크게 4개 파트로 구성된다. 

-. PART1 : 올바른 미래 지도를 그려라

01. 현재에서 바라본 미래

02. 글로벌 브레인의 탄생과 진화

03. 우버와 리프트를 통해 미래 지도를 그린다

04. 미래는 하나가 아니다

-. PART2: 플랫폼으로 사고하라

05. 네트워크와 기업 조직의 본질

06. 약속 안에서 생각하고 거꾸로 일하라

07. 정부도 플랫폼이다

-. PART3 :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

08. 디지털 노동자와 인공지능

09. 알고리즘 사회와 정부의 규제

10. 알고리즘은 누구 편인가?

11. 하이브리드 지능의 '보이지 않는 손'

-. PART4 :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12. 사람이 우선인 경제를 위하여

13. 슈퍼 머니와 기업의 참된 가치

14.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다

15. 사람에게 투자하라

16.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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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 우버와 리프트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나마 내가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어서 기억에 남은 것 같기도 하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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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대표적 업체로 일컬어지며,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초기에 우버는 주문형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사람의 개인 운전기사'라는 컨셉트를 제시했다. 해당 서비스 모델은 틈새시장용에 불과했으나, 우버는 사이드카와 리프트가 선보인 피어투피어(P2P)모델을 모방하며 경쟁자들을 앞지르고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피어투피어 모델은 라이선스를 보유한 리무진 운전자가 아니라, 일반인이 개인 차량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모델에서 회사는 운전자에게 일거리를 보장하지 않고, 운전자 역시 자신이 언제 일할지를 보장하지 않는다. 고용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피어투피어 방식의 차량공유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와 승객을 매칭시킨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승객(수요)에 비해 운전자(공급)가 모자라면 높은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수요-공급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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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더 퓨처>에서는 우버/리프트 비지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 '소유권을 이용권으로 대체', '주문형 교통 서비스를 기대하는 승객', '마법과 같은 사용자 경험','필요할 때 대기하는 운전자', '증강된 노동자', '단지 기업이 아닌 플랫폼', '알고리즘을 통한 운영'을 지목한다. 그리고 우버와 리프트는 미래 계획에 자율주행차를 포함시키며 '그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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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우버와 리프트의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든 본인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일례로, 앞서 언급했듯 이들 차량공유 서비스는 개인이 자신의 잉여 시간을 이용해 추가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는 곧 고용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차량공유 뿐만이 아니다. 구매 대행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와 같은 여러 '대행' 서비스 업체들도 일반 개인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기존과 다른 고용 형태를 제시했고, 이에 이들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개인을 '직원'으로 볼 것인지, '독립적 계약자'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개인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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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밖에도 놀랍다고 느낀 부분은 많다. 엄청 많다. 그리고 생소한 나머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데헷. 책에서 엄청 폭넓은 내용을 다뤘는데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많이 부족해서 슬프다. 책을 덮은 뒤에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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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공부법 - 공부머리를 뛰어넘는 최강의 합격전략
스즈키 히데아키 지음, 안혜은 옮김, 전효진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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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공부법>이라는 제목은 그렇다쳐도, "모든 시험은 7일이면 충분하다!"라는 문구에는 역시 불신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저자 본인이 실제로 독학으로 일본 도쿄대를 갔고, 500개 이상의 자격증을 독학으로 딴데다, 지금도 매년 50개 이상의 자격/검정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하니 홀린듯 책장을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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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는 시험 합격을 목표로 하는 공부를 의미한다. 그리고 '7일 공부법'에서 중요한 것은 '7일'이라는 기간이 아니라, '짧은 기간' 동안 몰입해서 시험 합격에 필요한 내용을 추리고 추려서 기억시킨다는 점이다. 모든 시험이든 시험 범위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 범위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내용을 머릿 속에 넣었다 하더라도 정해진 시험 시간 내에 답을 찾아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오픈북 시험이라고 해도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자는 중요한 내용을 추려서 '안 할 부분'을 거르고, '해야 할 부분'만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이 과정을 7일이라는 사이클로 진행하는 것이 '7일 공부법'의 핵심이다. 범위가 넓고 어려운 시험의 경우에는 '6일 동안 주입+7일째 시험'의 사이클을 반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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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7일 공부법'의 흐름을 '이사'에 비유해 설명한다. 이사 짐을 쌀 때는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분류해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한 것은 챙겨 자주 쓰다가 이사 전날 집어넣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정해진 이사날까지는 짐싸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7일 공부법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처음 5일 동안은 기출문제를 보면서 '안 할 부분'을 추리고, 시험에 잘 나오는 문제는 뒤로 미뤄 나중에 공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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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사람은 한 번 외운 것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빠르게 잊어버린다. 그리고 두 번째 외울 때에는 처음보다 적은 시간이 들고, 그 다음에는 더 적은 시간이 든다. 대부분의 공부법 책에서 이 망각곡선에 대한 내용을 인용할 때는, '그래서' 중요한 내용은 자주 반복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잊어버리면 안되는 중요한 내용을 뒤로 미루었다가 시험 직전에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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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시험 공부를 할 때는 문제를 '풀지' 말고 '외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시험 합격을 위한 공부에서는 저 말을 부정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공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지식의 축적을 통한 성장을 목표로 삼지만, 이 책에서의 공부는 시험 합격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시험 합격을 위한 '현실적인' 공부법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p.25)

원래 시험공부는 합격이 목적이지 똑똑해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은 똑똑한 사람이 잘 보는 것도 아니고 외운 게 많은 사람이 잘 보는 것도 아니다. 출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된다. 그래도 합격하는 방법이 있다. 시험에 나올 부분을 추려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것만 야무지게 하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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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가벼운 책이라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책에 제시된 '7일 공부법'을 실천해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해 적용해보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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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 - 왜 우리는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이지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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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들은 뛰어난 통솔력과 리더쉽을 발휘한다. 하지만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강한 애착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의 초점은 뛰어난 자기 자신을 구현하는 것에 맞춰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이다.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에 관해 논하거나 정치적 분석을 하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은 책 곳곳에서 등장한다.


(p.9)

오늘날 '나르시시스트'는 사회의 핵심 결정체이자 열광적인 애착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르시시즘이 성공과 인기, 위대함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본질보다 중요시되고, 화려함과 갈채, 권력과 이력이 높은 가치를 지닌 현재와 같은 시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대중의 찬사를 받는 인물에게 몰려든다. 그가 발산하는 광휘는 순간적이나마 우리에게까지 와 닿아 우리의 자아존중감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에 대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느냐다. 자기도취적인 지도자와 상사, 혹은 배우자가 우리와 처음 대면했을 때 했던 약속이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며, 최후에 우리는 빈손으로 버려진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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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다. 각 파트는 소제목이 달린 짧은 글들의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씩 끊어서 읽는 것도 괜찮다. 

-. 개인과 사회를 장악한 나르시시즘

-. 우리는 어떻게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

-. 권력과 나르시시즘의 위험한 조합

-. 나르시시즘적 권력의 실체와 비민주성

-. 나르시시즘에 맞서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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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닌데, 권력을 쥔 리더가 그와 같은 성향을 띄는 경우에 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리더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나르시시스트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 '권력'을 쥐고 리더의 자리에 올라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친다는 것을 느꼈다.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은 '외부로 내보일 거창한 면모'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뒤 이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들은 '자아존중감'을 과도하게 부풀림으로써, 내면에 존재하는 자기회의와 불안정한 자아존중감 체계를 감추려 한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리더'가 이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일리가 없다. 


(p.14)

유혹은 나르시시즘적 행동 방식의 핵심 요소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나르시시즘적 구조에서 인간관계란 본질적으로 통제와 영향력 행사를 바탕으로 하는 권력 관계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들을 자신에게 종속시킴으로써 자신의 독립성을 보존하고 그들을 지배한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들을 유혹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묘히 조종한다. 이런 일은 사적인 교우 관계나 애정 관계에서도 벌어진다. 지도층과 정치가들 역시 이런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p.40)

'나르시시스트'의 세계는 오로지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책을 맡고 있거나 기업을 경영하거나, 혹은 정권을 잡고 있는 경우, 이들은 최우선적으로 사익을 채우려 든다. 타인의 관심사는 이들에게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건전한 이기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보살피며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게 해준다. 이로써 우리는 만족감을 얻고 무난한 동시대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자기중심주의는 오로지 자신의 제국에만 골몰해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은 오로지 이 제국을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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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러한 리더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기업가나 정치인이 아니어도, 주변에서 '나르시시스트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은 때때로 자신을 높이기 위해 주변을 낮추며, 손에 쥔 권력으로 폭력적 언행을 행하기도 한다. <나르시시스트 리더>의 네번째 파트인 '나르시시즘적 권력의 실체와 비민주성'에는 그들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험성을 지니는지가 잘 설명되어 있다. 즉, 우리의 과제는 그들의 언동에 유혹당해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ㅡ')!


(p.109)

나르시시즘적 유혹과 조작, 권력에 작용하는 심리 메커니즘을 '확장된 자아(Expanded self)'라 부른다. 이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복종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확장된 자아는 '수용하는 내적 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때 희생자의 정체성은 '나르시시스트'에 의해 강탈당하고 새로이 정의된다. 보통 부정적인 뜻을 내포한 이 새로운 정의는 희생자에게 자신이 열등하고 나약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느낌을 심어주며, '나르시시스트'를 우월한 존재로 이상화하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그는 자기 확신을 잃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더 이상 알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어딘지 거북한 이유가 드는 이유도 이해하지 못한다. 


(p.180)

무엇이 우리와 '나르시시스트'들을 엮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바로 그 답이다. 사랑받고 선도받길 원하는 우리의 의존성도 이와 맞물려 있으며, 강력한 지도자를 향한 갈망과 자신이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느낌 역시 이로부터 비롯된다. 


(p.184)

우리는 분노나 두려움, 거부, 체념에 좌지우지되기보다는 대안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행동 능력을 갖추고 우리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상황을 어떻게 개선시켜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마냥 비참함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그로부터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밝혀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우리가 존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라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조언을 따르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에너지를 끌어 모으고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던 능력들을 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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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는 책이었다. 총 2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은 그리 많지 않은데, 내용이 쉽지 않아서 틈틈이 끊어 읽었다. 국제 정치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거나 권력 구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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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커리어 - 업의 발견 업의 실행 업의 완성, 개정판
박상배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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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이제는 각자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희망퇴직 공고 소식도 심심치않게 전해진다.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자신이 열정을 바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충분한 성과를 내어 커리어를 완성시키는 것이중요하다.  


(p.6)

세상 어디에도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줄 평생직장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직장이 아닌 '커리어'에 주목해야 한다. 커리어는 단순히 직장, 직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특정한 일을 하면서 쌓은 경력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결국 커리어는 직업이나 직장의 개념을 넘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커리어를 쌓고,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당장 현재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해고 걱정 없이 즐갑게 일하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커리어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삶 전체를 바라보며 커리어를 설계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빅 커리어'다. 


(p.28)

이 책에 소개한 빅 커리어는 '단순 직무'를 벗어난 '나만의 업(Life Work)'을 찾고, 현재의 자리에서 업(業)을 개척하고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즉,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력을 잘 쌓아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 '빅 커리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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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신의 '업'을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쉽게 들리지도 않는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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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커리어>는 2017년 발간된 <현장 본깨적>의 개정판이다. 본깨적은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을 의미한다. 독서 본깨적이 책에서 본 것과 깨달은 것을 정리하고 일상에 적용하는 독서법이라면, 빅 커리어 프로젝트는 현장 업무에 본깨적을 적용하는 방법을 체계화 시킨 것이다. 그리고 책에는 업을 발견하고, 실행하고, 그리고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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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평소에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거나 주말에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러 가는 등 사소하게 일상에 변화를 가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와닿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어제와 같은 준비 과정을 거쳐 언제나와 같은 출근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의욕은 사라지고 권태감이 찾아온다. 사소한 내용이지만, 당장 내일부터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인상 깊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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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나 상사를 대상으로 본깨적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책에 제시된 바와 같이, 동료를 대상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이다.

-. 본: 동료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 깨: 동료를 통해서 내가 새롭게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 적: 동료의 업무법 중 내 업무에 적용할 것은 무엇인가?

특히 동료들과는 유사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업무 본깨적의 효과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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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가 만든 '8-56-33 프로젝트'도 신기했다. 이는 <생각의 비밀>의 저자인 김승호 회장의 '100일 동안 목표 100번 쓰기'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로, 8주 56일동안 매일 33번씩 목표를 적는 것이다. 책에 제시된 양식을 보면, 단순히 목표만 적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와 실행 내용을 적는 칸이 우측에 마련되어 있다. 



(p.91)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많은 사람이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한느 이유는 이 간격 때문이다. 둘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것은 결국 '실행력'에 달려 있다. 아는 것을 바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행력이 뛰어나다. 실행력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실행력을 깨우지 못하는 것이다. 솔로몬 연구소 김성호 대표의 <일본전산 이야기>(김성호, 쌤앤파커스, 2009)에는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나온다. 우리가 무언가를 알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 이 세 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머뭇거리던 사람도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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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나는 삶을 풀파워(!)로 사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빅 커리어> 책에 제시된 여러 사례들을 읽으면서, 조금은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해를 맞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다시금 커질 때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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