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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 - 왜 우리는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이지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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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그들은 뛰어난 통솔력과 리더쉽을 발휘한다. 하지만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강한 애착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의 초점은 뛰어난 자기 자신을 구현하는 것에 맞춰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이다.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에 관해 논하거나 정치적 분석을 하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은 책 곳곳에서 등장한다.
(p.9)
오늘날 '나르시시스트'는 사회의 핵심 결정체이자 열광적인 애착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르시시즘이 성공과 인기, 위대함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본질보다 중요시되고, 화려함과 갈채, 권력과 이력이 높은 가치를 지닌 현재와 같은 시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대중의 찬사를 받는 인물에게 몰려든다. 그가 발산하는 광휘는 순간적이나마 우리에게까지 와 닿아 우리의 자아존중감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에 대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느냐다. 자기도취적인 지도자와 상사, 혹은 배우자가 우리와 처음 대면했을 때 했던 약속이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며, 최후에 우리는 빈손으로 버려진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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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다. 각 파트는 소제목이 달린 짧은 글들의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씩 끊어서 읽는 것도 괜찮다.
-. 개인과 사회를 장악한 나르시시즘
-. 우리는 어떻게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
-. 권력과 나르시시즘의 위험한 조합
-. 나르시시즘적 권력의 실체와 비민주성
-. 나르시시즘에 맞서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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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닌데, 권력을 쥔 리더가 그와 같은 성향을 띄는 경우에 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리더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나르시시스트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 '권력'을 쥐고 리더의 자리에 올라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친다는 것을 느꼈다.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은 '외부로 내보일 거창한 면모'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뒤 이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들은 '자아존중감'을 과도하게 부풀림으로써, 내면에 존재하는 자기회의와 불안정한 자아존중감 체계를 감추려 한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리더'가 이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일리가 없다.
(p.14)
유혹은 나르시시즘적 행동 방식의 핵심 요소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나르시시즘적 구조에서 인간관계란 본질적으로 통제와 영향력 행사를 바탕으로 하는 권력 관계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들을 자신에게 종속시킴으로써 자신의 독립성을 보존하고 그들을 지배한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들을 유혹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묘히 조종한다. 이런 일은 사적인 교우 관계나 애정 관계에서도 벌어진다. 지도층과 정치가들 역시 이런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p.40)
'나르시시스트'의 세계는 오로지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책을 맡고 있거나 기업을 경영하거나, 혹은 정권을 잡고 있는 경우, 이들은 최우선적으로 사익을 채우려 든다. 타인의 관심사는 이들에게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건전한 이기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보살피며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게 해준다. 이로써 우리는 만족감을 얻고 무난한 동시대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자기중심주의는 오로지 자신의 제국에만 골몰해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은 오로지 이 제국을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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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러한 리더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기업가나 정치인이 아니어도, 주변에서 '나르시시스트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은 때때로 자신을 높이기 위해 주변을 낮추며, 손에 쥔 권력으로 폭력적 언행을 행하기도 한다. <나르시시스트 리더>의 네번째 파트인 '나르시시즘적 권력의 실체와 비민주성'에는 그들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위험성을 지니는지가 잘 설명되어 있다. 즉, 우리의 과제는 그들의 언동에 유혹당해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ㅡ')!
(p.109)
나르시시즘적 유혹과 조작, 권력에 작용하는 심리 메커니즘을 '확장된 자아(Expanded self)'라 부른다. 이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복종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확장된 자아는 '수용하는 내적 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때 희생자의 정체성은 '나르시시스트'에 의해 강탈당하고 새로이 정의된다. 보통 부정적인 뜻을 내포한 이 새로운 정의는 희생자에게 자신이 열등하고 나약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느낌을 심어주며, '나르시시스트'를 우월한 존재로 이상화하게 만든다. 이런 식으로 그는 자기 확신을 잃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더 이상 알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어딘지 거북한 이유가 드는 이유도 이해하지 못한다.
(p.180)
무엇이 우리와 '나르시시스트'들을 엮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바로 그 답이다. 사랑받고 선도받길 원하는 우리의 의존성도 이와 맞물려 있으며, 강력한 지도자를 향한 갈망과 자신이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느낌 역시 이로부터 비롯된다.
(p.184)
우리는 분노나 두려움, 거부, 체념에 좌지우지되기보다는 대안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행동 능력을 갖추고 우리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상황을 어떻게 개선시켜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마냥 비참함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그로부터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밝혀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우리가 존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라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조언을 따르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에너지를 끌어 모으고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던 능력들을 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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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는 책이었다. 총 2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은 그리 많지 않은데, 내용이 쉽지 않아서 틈틈이 끊어 읽었다. 국제 정치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거나 권력 구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