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희 작가의 '에스프레소 맨(Espresso Man)' 1권 리뷰입니다.
국희 작가의 책은 '아르디안의 연인' 이후 두 번째로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국희 작가는 로아 출판사와 알라딘 제휴로 파격 프로모션을 몇 달째 하고 있습니다. 11월의 작가 기념으로 주는 몰별 적립금이 남아 있길래 이것도 쓰고 리뷰 이벤트도 참여할 겸 여러 권의 신간 중 '에스프레소 맨'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알라딘에서 작가로 찾아보니 47권의 작품이 검색되더군요. 이렇게 다작을 하는 분의 다른 작품도 궁금하긴 했습니다.
'에스프레소 맨(Espresso Man)'의 여자 주인공은 문재윤. 처음엔 성별을 남자로 착각했던 이름입니다. 회사 연수차 이태리에 갔다가 남은 시간 동안 로마를 관광하던 재윤은, 다비드 조각상을 닮은 건장한 동양인 남자와 자꾸 마주칩니다. 로마 스페인 광장 계단에서 오드리 헵번을 따라 하며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던 재윤은 키스보다 달곰하다는 혼잣말을 한국말로 하던 중, 어떤 남자에게 기습 키스를 당합니다. 성추행범이라고 길길이 날뛰다가 그에게 손을 잡힌 채 트레비 분수로 가서 동전을 던지고 그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죠. 그로부터 6개월 뒤 재윤이 다니는 회사에 새 지사장이 부임하는데 그가 바로, 기습 키스를 했던 그놈이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다비드 서, 한국 이름 서인주. 세계적인 다국적 커피 기업 GN의 본사 마케팅 담당 이사에서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그는 이태리로 이민 간 집안의 아들로 부모님이 빈손으로 일으킨 세계적 커피 회사 GN의 후계자입니다. 다비드는 재윤과 회사에서 다시 만나자마자 또 도둑 키스를 합니다. 그리고 회식을 가던 차 안에서 재윤을 덮칩니다. 재윤은 반항하나 싶더니만 그냥 받아들입니다. 그날 밤 회식이 끝나고 술 취한 재윤을 데려다주러 그녀의 옥탑방에 간 다비드는 평상에 누워 있는 재윤에게 또...
책 줄거리는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읽으면서도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면 로맨틱할 것 같은가요. 그야말로 성추행이고 성범죄죠. 여자 혼자 해외에서 관광 중이었는데 저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 끔찍하고 지옥이 따로 없을 겁니다. 제아무리 잘생기고 멋진 남자라도 저러는 순간 변태로 밖엔 안 보이겠죠. 저런 개념 없는 짓을 여러 번 하고, 차 안에서 상사 입장에서 비서인 여자를 덮치고 술 취해 인사불성인 여자를 덮친다? 그건 강간이죠.
허무맹랑하고 모럴리스한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져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저러는 남자 주인공이 도대체 누구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까요? 여자 주인공도 계속 성추행 당하고 성범죄라고 하면서도 거부하지 않고 결국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아무리 19금을 위한 로맨스 소설일지라도 납득이 가야 하는데 이건 뭔가 싶은 생각만 드네요. 문장도 많이 어설프고 내용도 별로인데다 남자 주인공은 그저 변태로만 인식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