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 정확히 얼마나 됐을까? 아마 칠 년쯤 되었을 것이다 ─ 그는 캄캄한 방 안을 걷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가 걸을 때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우리는 어둠이 없는 곳에서 만날 거요."라고 말했다. 그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단조롭게 들렸는데, 그것은 명령이라기보다 그저 평이하게 지껄이는 말이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다. 이상하게도 그때 꿈속에서는 그 말이 별로 인상 깊게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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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은 잠시 동안 신경질이 났다. 그는 급하게 글씨를 휘갈겨 쓰기 시작했다.

그들은 나를 총살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들은 뒤에서 내 목을 쏘겠지만 상관없다.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그들은 언제나 뒤에서 목을 쏜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다.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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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은 노트로 눈길을 돌렸다. 순간 그는 무기력하게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에도 자신이 무의식중에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전처럼 서툰 글씨가 아니었다. 그는 펜을 쥐고 매끄러운 종이 위에 큼직한 대문자로 보기 좋게 다음과 같이 똑같은 글을 되풀이하여 써서 반 페이지를 채웠다.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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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빅 브라더의 얼굴이 물러나고 대문짝만 한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그런데 사람들 눈에 와닿은 충격이 너무 선명한 탓인지 빅 브라더의 얼굴이 곧바로 지워지지 않고 몇 초 동안 스크린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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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이 시작하려는 일은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일기 쓰기는 불법이 아니었다.(법이란 게 없으니 불법이란 것도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발각될 경우 사형 아니면 적어도 강제노동 이십오 년 형의 선고를 받을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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