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루의 세상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 ㅣ 사회평론 어린이문학 1
정설아 지음, 오승민 그림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7월
평점 :
사회평론주니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이루의 세상
" 아빠와 떠난 마지막 여행, 이루의 세상"

“아빠, 정말 살아 있는 거야?”
< 이루의 세상>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면서 시작돼요.
아파트 정문 앞에 서 있는 아빠는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고,
이루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죠. 손을 잡은 감촉도 따뜻했어요.

이루는 혼란스럽고 두렵지만, 눈앞의 아빠를 외면할 수 없어요.
아빠는 자신이 “죽살귀신”, 즉 죽었다가 살아난 귀신이라고 말해요.
귀신이지만 아직 괴물은 아니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죠.
그래서 이루에게 바다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요.

처음에는 믿을 수 없던 이루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아빠와 바다를 향해 가기로 해요.
이야기는 아빠와 함께 바다를 향해 가는 동안,
이루가 장례식에 가지 못한 일,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일,
그리고 마음속 깊이 숨겨 두었던 미안함을 아빠에게 하나씩 털어놓고,
조금씩 마음을 정리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이루는 마음 깊은 곳의 자책과 두려움을 꺼내 놓고,
진심을 전하며 비로소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게 돼요.
때로는 다투고, 웃고, 울기도 하면서요.
그 시간들이 이루에게는 아빠와의 마지막 진짜 이별 준비가 되었어요.

아빠는 마지막 순간, 이루에게 말해요.
“사람은 모두 미지의 세상에서 오잖아.
자기 자신이 어떻게 이 세상으로 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렇게 모두 회귀 본능에 따라 다시 그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 p.154
그리고 이루는 마침내 아빠를 진심으로 떠나보내요.
이제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아빠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거든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딸로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이루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열세 살의 아이가 아빠를 잃고, 다시 만나고,
스스로 이별을 준비해 가는 과정은 참 기특하고도 아프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다니는 아빠의 모습도 오래 마음에 남았고요.
< 이루의 세상>은
슬픔을 꾹꾹 눌러 담고 지내던 한 아이가,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워 가는 이야기 같아요.
그리움도 사랑도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며,
진짜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요.
그리고 곁에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