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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공원에서 만나 ㅣ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평점 :
다른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망한 공원에서 만나

공간이란 사람에게 어떤 장소일까요?
공간은 마음이 숨을 고르고, 추억을 머무는 안식처이자 이야기가 피어나는 무대예요.
때로는 그곳에서 울고 웃었던 모든 순간이 쌓여, 각자의 역사가 돼요.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바로 그런 공간
‘공원’을 배경으로 상처와 외로움을 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에요.

수하는 부모의 다툼과 친구를 향한 죄책감에 짓눌리면서도,
공원의 고양이 모모와 춤추는 아이를 만나 작은 위안을 얻어요.
이온은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아빠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춤으로 자신을 찾아가요.

정숙 씨는 오랜 외로움을 이겨내며, 철 시인과의 짧은 인연 속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아요.
공주는 고양이 엘프와의 인연으로, 차가웠던 마음을 조금씩 녹여 가요.
민들레는 축구장과 공원의 새나무 아래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웃음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다져 가요.
희수는 담장에 붙은 어린 시절의 그림을 다시 보며 “나는 그냥 나면 된다”는 다짐을 품어요.
마지막으로 수하는 친구 정인이의 자퇴 소식에 무너졌지만,
바질 싹을 틔워내듯 다시 피어날 희망을 품게 돼요.

이 책의 7가지 이야기는 공원에서 스쳐 가듯 이어지며,
우리 모두가 다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조금씩 열며,
서로를 살려내는 존재임을 보여 줘요.
정자에 놓인 핫팩과 두유, 손바닥 위의 바질 씨앗처럼,
소소한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는 이야기예요.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숨이 막힐 때, 사방이 벽처럼 느껴질 때, 잠시라도 밖으로 나가 보라”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게 하면서, 따스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