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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ㅣ 청소년 홀릭 1
김하연 지음 / 슈크림북 / 2025년 4월
평점 :
슈크림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블랙북
“내일을 안다는 건, 정말 행복한 걸까?”
내일의 일을 예지해 주는 특별한 책, ‘블랙북’.
그렇다면 내일을 미리 알면, 우리의 내일은 정말로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블랙북> 은 중학교 3학년 박재승이 학교 도서관 창고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정체불명의 검은 책에서 시작돼요. 겉보기엔 평범한 노트처럼 보이지만,
이 책은 하루에 단 하나의 질문만 적을 수 있고, 그 질문에 대해 ‘Yes’ 또는 ‘No’로
내일의 일을 예지해 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젖지 않으며,
질문이 적힌 페이지는 다음 날이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죠.
처음엔 “내일 비가 올까?”, “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까?” 같은 소소한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블랙북의 대답이 실제로 맞아떨어지자 재승은 점점 이 책에 빠져들게 돼요.
블랙북의 존재를 모르는 친구들은 재승이 진짜 미래를 아는 것처럼
여기고 점을 봐 달라며 몰려들고,
그때부터 재승은 ‘박도령’이라 불리며 ‘신기 있는 아이’로 주목받게 돼요.
원치 않은 관심은 점차 부담이 되어 재승을 지치게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재승은 블랙북에 이렇게 적어요.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그리고 블랙북은 짧은 한 단어로 대답해요. ‘No’.
그 순간, 블랙북은 더 이상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었어요.
재승은 그 대답을 보며,
처음으로 자신의 슬픔과 마음속 깊은 감정을 들여다보게 돼요.

그날 이후, 재승은 소진과의 관계나 체육 수행평가 날의 날씨,
친구가 이로치 포켓몬을 잡을 수 있을지 같은 궁금증을 하나씩 블랙북에 써 내려가며,
다른 사람의 마음과 자신의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해요.

또한 국어 수행 평가로 진행된 ‘모둠별 단편 영화 만들기’ 과제를 통해
재승은 친구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읽으며,
평소에는 몰랐던 그들의 진심과 고민을 엿보게 돼요.

특히 소진이 쓴 ‘마음이 보이는 안경’이라는 시나리오는
“누군가의 감정과 진심이 보인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으로 가득한 이야기였어요.
겉모습 뒤에 숨겨진 마음을 블랙북을 통해 마주해 온 재승에게,
이 이야기는 특별한 공감으로 다가왔고,
처음으로 글을 통해 누군가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돼요.

한편, 블랙북을 둘러싼 의문의 인물과 위협,
그리고 엄마의 마지막 기록과 블랙북의 연결 고리가 드러나면서
재승은 더 이상 책을 비밀로만 간직할 수 없게 돼요.
책을 지킬 것인지, 내려놓을 것인지 재승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죠.
< 블랙북>은 사람과 마음을 연결하고, 관계를 배워가는 감정 성장 이야기예요.
책의 마지막에서 재승은 또 하나의 질문을 조심스럽게 블랙북에 적어요.
그 질문은, 그리고 그 대답은, 과연 어떤 내일을 데려왔을까요?
어쩌면 블랙북은 단순히 미래를 예지하는 책이 아니라,
오늘 내 마음의 진심을 비추는 거울이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책의 후반부,
재승은 마침내 엄마의 진짜 마음을 알게돼요.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블랙북은 분명히 ‘No’라고 대답했었죠.
그런데, 그게 정말 진실이었을까요?
아니면, 재승이 오랫동안 혼자 품고 있었던 슬픔과 죄책감이 만들어 낸 대답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