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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괴물이 산다 - 밝혀야 할 진실, 1923 간토 대학살 ㅣ 근현대사 100년 동화
박지숙 지음, 이광익 그림 / 풀빛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이웃에 괴물이 산다- 밝혀야 할 진실, 1923 간토 대학살
- 박지숙 글 /이광익 그림

이웃에 괴물이 산다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벌어진
조선인 대학살을 조선 소년의 시각에서 그려낸 동화입니다.
1919년 3·1 운동 이후 우리나라는 여전히 일본의 식민 통치 아래 있었고,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크나큰 억압과 착취를 겪고 있던 시기였다.

< 이웃에 괴물이 산다 > 는 '간토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로 시작된 혼란과,
일본 정부가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 수많은 조선인들이 목숨을 잃은 참극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원’은 일본에서 끊임없이 차별과 괴롭힘을 당하며 살아가던 조선 소년으로, 지진 이후 조선인을 향한 일본인들의 증오가 폭력으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합니다.부락민 출신 모모코와 신체적 어려움을 겪는 류스케와의 우정은,
소외된 이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지진이 일어났는데 무슨 계엄령이 내린다는 건지...
계엄령은 전쟁이나 내란처럼 비상사태 때나 선포하는 거예요.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계엄령을 내리는 나라는 없잖아요."- (p.64)
이 대사는 당시 일본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조선인을 대상으로 한 유언비어와 혐오를 조장했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책은 단순히 비극적인 역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가짜 뉴스와 혐오가 평범한 사람들을 학살의 가해자로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자경단에 의해 잔혹하게 학살당하는 조선인들의 모습,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본인들의 태도는 혐오와 차별의 위험성을 독자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특히,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본 정부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이유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1923년 12월 5일, 상하이 임시 정부에서 발행한 <독립신문> 1면에 따르면,
일본에서 학살당한 조선인 피해자 수는 무려 6,661명에 달한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사건을 은폐하며 진실을 외면했습니다. "거짓이 진실을 덮고, 평범했던 이웃들이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과거의 일이 아닌, 지금도 되풀이될 수 있는 현실을 경고합니다.
이 책은 가슴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혐오와 차별이 어떻게 폭력으로 이어지는지를 되새기게 합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와 미래를 성찰할 수 있는 귀한 책입니다.
잊혀진 역사를 알게 하고, 진실을 기억하는 책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 작품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슬픈 역사는 아니 처참한 역사는 잊고 싶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프을 잊기 위해서 그 역사를 기억하지 않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을기억에서 지우는 것은 진실을 묻는 일이었다.
그래서 아프지만 다시 기억해야 했다.
그날의 일을.
그것만이 왜곡된 역사를 진실한 역사로 바꾸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p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