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작가의 첫 아동소설이다. 주인공 단미는 11살이다. 아이들의 나이는 나름 다 의미가 있지만 사춘기의 기미가 보인다는 점에서 유념할 나이이긴 하다. 이 나이엔 자신에 대한 자의식이 생기면서 스스로에 대해 말못할 고민도 생기고 그럴 것이다. 단미에게도 그런 큰 변화와 함께 고민이 생겼다.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감추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드러나고, 드러나면 당황스럽고 황당해서 예민해진다. 그 예민함이 폭발하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다행히 먼저 경험한 엄마로 인해 하나의 고비는 넘었지만, 학교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단미에게 그걸로는 부족했다. 열한 살의 일상이 내적 고민에 의해 순식간에 흔들렸다. 다행히 미션 캠프에서 친구와 자신의 꼬리 정체성을 잃기도 하고, 잃은 모든 것들을 되찾기도 하면서 단미의 혼란은 일단락 되는 것으로 보인다. 꼬리 하나는 2~9개까지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정체성에 대한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치는 경험일 텐데 너무 빨리 해소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 달도 안 될 것 같아서, 이 정도의 정체성 혼란이 이렇게 빨리 정립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특정 시기에 겪을 법한 고민과 혼란들을 꼬리라는 상징으로 풀어내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내가 너무 어른의 마음으로 보고 있어서 그런지 수용되는 과정을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꼬리 하나에 하나의 이야기가 생겼으니 9편까지는 나올 거라는 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꼬리가 등장하는 1편이 너무 쉽게 현실과 화해한 것이 좀 아쉽지만, 2편 이후로 더욱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 아이들은 은근히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 힘이 사그라들지 않고 쭉 이어지도록 재미난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책꽂이 한쪽을 서서히 채워나가는 시리즈의 포만감을 기대한다.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이니까.#창비서평단 #손원평 #아동소설 #위풍당당여우꼬리1 #어린이책 #초등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