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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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중학생들을 일컬어 ‘외계인’이라 한다. 혹은 별난 특성을 가진 이들에게 붙여진 명칭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은하도 친구들에게서 외계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자신만 몰랐던 채로 말이다.

어떻게 보면 눈치가 부족한 것 같고, 주변의 일에 크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같기도 하다. 디지털 기기와 사이버 공간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은둔형 외토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척 당하고 있는 것을 즐거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본인을 괴롭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은하는 어느날 우연히 친구들의 뒷담화를 듣고서 자신의 별명이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본인이 실제로 외계인이라는 사실도! 은하는 대체로 이런 특수한 상황에 생각보다 잘 적응하는 아이이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그 능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를 해체하려는 우주적 존재에 의해 저지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외계인들의 협력 작전. 처절한 결투는 인간과 외계인, 아이와 어른이라는 다양한 부류의 협동으로 막을 내린다. 모든 전쟁에서는 바라지 않는 상실이 일어나고, 소은하도 소중한 사람을 잃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삶의 의미를 체득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는 외계인들이 지구인의 삶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들만의 특별한 능력으로 더불어 사는 삶이 온기있게 그려지고 있다. 자신의 별과는 무관한 지구를 위해 기꺼이 긴 일생을 바친 외계인들의 노고를 일반인들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지구는 분명하게 수호되고 있다.

칼 세이건의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는 말에서 착안한 삶의 우주로의 확장은 어떤 면에서는 익숙한 소재였다. 사악한 외계인들이 지구로 침투하는 과정이 무척 신선하게 제시되어 있고, 해결 과정도 신선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진정한 백미는 살아가는 일들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경계를 조용히 와해시킨 점이 아닐까. 외계인과 지구인이 크게 다르지 않고, 어른과 아이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구별이 있다면 좀 더 윤리적인 존재와 비윤리적인 존재, 혹은 이타적인 존재와 이기적인 존재의 구별이 존재하는 이야기였다.
5-6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혹시 스스로 별나서 고민인 친구들이 읽는다면 위로 받거나, 그 특별함을 좀 더 좋은 데 써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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