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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 - 새롭게 읽는 소월의 시 ㅣ 한티재 교양문고 5
박일환 지음 / 한티재 / 2018년 7월
평점 :
부드러운 진달래 꽃 빛깔의 표지, 일반 사이즈보다 작은 책, 얇지 않지만 가벼운 종이(재질이 뭔지는 모르나)...
손에 온 느낌은, 색다른 김소월을 만날 준비, 나아가서 시평론 자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진달래꽃>에서 벗어나고자 함에도 불구하고 분홍빛깔에서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읽다 보니 그 이유는 분명했다. <진달래꽃>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진달래꽃>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김소월의 이미지가 이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넘어서고 있음을 방증하기 위해서라도 작가의 이야기는 <진달래꽃>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오히려 이 시에 대한 해석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신선했다. 어휘 하나하나에 천착하고, 당시의 상황과 시인의 성향 및 삶을 잘 풀어냈다.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이 신선했는데 그 이유는 많은 연구서와 비평들의 맥락을 꿰고 그것을 지휘하며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었다. 신기하게도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동안 읽었던 김소월의 시들이 새로운 의미로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기존의 김소월 시집을 다시 펴게 만드는 책. 이미 충분히 존재한 시들을 충분하게 읽어내지 못했던 협소한 안목을 넓혀 주는 이야기. 김소월의 시 뿐만 아니라 김소월이라는 시인에 반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좋은 책은 다음 이야기와 다른 책을 읽을 욕구를 일으킨다. 다른 것에 대한 갈망을 불러 일으키기도.
미처 깨닫지 못한 김소월 시의 위대함과 이 시를 쓴 김소월의 위대함을 깨닫는 동안 폭풍 같은 감동이 일었다. 시를 사랑하고, 시인을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