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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의 인생 2막
버들치 지음 / 진서원 / 2023년 12월
평점 :
버들치라는 저자는 증권사에서 38년을 뒤로 하고 퇴직한 50대로 책의 이야기는 출발한다.
50대가 되면 모든 것이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는 시기이기에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대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인생의 절정이 60세 전후라고 생각하면서 책의 이야기와 삶을 추구하는 듯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은 무료함과 권태로 인해 고통스러울 것을 예상하여 기능직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된다.
한 인간의 고민을 어떤 직업을 가지고 먹고 살지(직업론), 잘 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지(재물론), 인생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지(인생론)의 관점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이를 중심으로 책의 내용은 크게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회사를 떠나며 38년간의 회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2부는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직업론을 담고 있다.
3부는 잘살고 싶은 욕망에 대한 내용으로 재물론을 다룬다.
4부는 삶의 의미를 찾아서 인생론을 논한다.
맺는 말과 부록에서는 도배와 타일, 미장, 중장비학원, 서울동부기술교육원의 각종 기능들과 소방안전관리자, 버스 운전, 조경 등의 경험을 담고 있다.
인생2막을 살고 있는 저자가 많은 기능을 배운 이유는 도시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보통 자연인이라고 하면 모 케이블 TV의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
깊은 산속이나 외딴 섬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자연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자는 도시에 사는 자연인을 꿈꾼다고 말한다.
저자의 가장 색다른 특징은 기능직 경험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능직은 10대나 20대에 가장 기피하는 직종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하나라도 더 많은 기능을 갖추어 삶을 영위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만일 저자가 다양한 기능사 자격증 중에서 기사나 산업기사를 취득하게 되면 더 큰 꿈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능의 다음이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사를 취득한다면 실무를 겸비한 고급 기술자가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글에는 시설관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표현이 되어 있는데, 결코 만만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겨울에는 동파나 화재가, 여름에는 냉방과 환기 등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몸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저자 생각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보면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책에는 각종 기능과 관련하여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잘 구성해 놓았다.
책을 읽고 나면 한편의 자서전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는 평소에도 기록을 하고 공부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듯하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있겠지만, 자세하게 기능사와 기능 등에 대하여 솔직 담백하게 수록한 글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잘 보았다.
정년 퇴직이나 명예 퇴직 등으로 인해 창업하여 퇴직금과 재산 등을 허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쉽게 들을 수 있다.
도심 속의 자연인처럼 소비를 줄이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노력하는 저자의 삶을 보면서 요즘 도시인들의 삶이 이럴 것이라는 추측도 든다.
직업론, 재물론, 인생론에서 보면 직업론에 매진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재물론과 인생론을 함께 고려하면서 삶을 즐기려는 저자의 의지가 엿보이는 듯하다.
중년을 좀더 늘일수록 노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땀을 흘리고 일하는 기능 일에 귀천은 없는 듯하다.
집에서 계속 쉬는 중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