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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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모르고 밖에서 봤다가 큰일날뻔 했던 책! 동화나 그림책은 언제나 잔잔한 수면 위에 잔물결을 일으켜 마음은 가만히 멈춰있는게 아니라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고 알려준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읽다가 나중에는 아주 눈물샘을 톡톡 건드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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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지러울 때 읽은 책이었는데 어지러운 마음을 꽃밭 가꾸듯 자근자근 건드려주었던 그 시간 덕분에 책을 읽고나서도 한참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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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고 쓸 줄 안다는 자존심만으로도 내가 나일 수 있었던 시간이 거기 있었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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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맨 처음 읽은 작가의 말까지 너무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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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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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쓰는 사람으로서 꼭 같은 전공이 아니더라도 다른 예술가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했다. 게다가 가수 중에 정말 손에 꼽을 만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악동뮤지션 #이찬혁 의 소설이라니! 정말 안 읽을 수가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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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생님께 ‘이야기를 만들면 좀 더 쉬울꺼야, 편할거야.’ 와 비슷한 느낌의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난 아직도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서투르다. 그래서 이야기가 아주 잘 만들어진 경우가 드문데, 그럼에도 그럴 때마다 뭔가 술술 나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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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그에게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가 있었기에 그렇게 풍부한 음악이 나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속에 노래가 녹아있을까 노래 속에 이야기가 녹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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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작은 소제목들까지 #악뮤 의 이번 앨범 #항해 의 수록곡들이 담겨있었는데, 음악과 함께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모든 수록곡이 다 ‘너무 좋다!’ 는 아니었는데 책과 함께, 같은 제목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노래가 더 좋아졌다.
어쩌면 이야기보다 노래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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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땐 한 곡이 끝나기 전에 다 읽히고, 어쩔 땐 이야기가 끝나고도 한번 더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 짧은 이야기들은 처음엔 각각 독립 된 작은 이야기들인 줄 알았는데 하나의 흐름을 가진 하나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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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면, 꼭 음악과 함께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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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파란 표지에, 파란 띠지에, 파란 글씨에, 안에 가름끈까지 파랑색인건 정말 완벽했다💙
++)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거. 왼쪽 페이지 아래 그 기호들 도대체 무슨 뜻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조합이 안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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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 만약에 음악이 없으면 어떨 것 같아?”
“그럼 난 터벅터벅 걸었을 걸?”
“터벅터벅?”
“응. 난 음악을 들으며 걸을 땐 조금 다르게 걷거든. 예를 들면 ‘타닷타닷’ 이라든가 ‘퐁퐁퐁’ 걷는 거지.” -p.51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p.52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모든 예술가는 그래야 한다’ 는 생각뿐이었다. 예술보다 그게 더 중요한 사람 같았다. -p.87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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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효재>,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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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일대기로 보이지만 사실 우리나라 여성 역사의 흐름을 녹여 놓은 책.
‘이이효재’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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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분을 몰랐을까. 그리고 이 분과 함께였던 많은 분들의 이름을 몰랐을까. 이럴때면 이 사회가 여성의 이름, 존재를 지우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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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들은 죄다 남성들이었고, 20살이 넘어서야 페미니즘을 접한 내가, 외국의 서점들을 둘러보며 가장 놀랐던 것은 여자 아이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을 모아놓은 공간이 대부분의 서점들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곳에는 여러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책이나, 위대한 일을 한 여성에 관한 책들,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이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모아져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글쎄요, 대형서점에서든 동네서점에서든 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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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은 흔히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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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이 더 의미가 있게 다가왔다. ‘이이효재’ 라는 이름만 알고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몰랐던 분의 이야기가 담긴, 그 뜻을 함께한 많은 분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긴.
새롭게 만나게 된 수많은 이름들 사이로 이 분들이 없었으면 지금 아주 아주 많이 더 끔찍한 사회였을 거 같으면서도, 내가 몰랐다 뿐이지 어느 시대에나 이런 분들은 있었을 것이며, 지금도 어디에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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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모든 곳에 봄이 온다.” -p.9
✍🏻이는 여성들의 연대가 피워앤 아름다운 꽃이었다. 그 꽃의 향기는 전 지구적으로 퍼져나갔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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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향기가 멀리멀리 퍼져나가 지구를 덮고, 그 향기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에게도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고, 니가 원한다면 너는 어떤 모습으로든 피어날 수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러기 위해 더이상 여성의 이름을 지우는 일 없이 이런 책들도 많이 나오고 특히 아이들을 위한 책들로도 많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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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여성 운동과 여성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셨지만 그 중 단연 눈에 들어온 건 호주제 폐지와 일본군 ‘위안부’ 의 진실을 밝히고자 행한 일들이었다. 읽으면서 정말 빨간 플래그 가득가득 붙였던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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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묻는 다면 왜 어머니의 성울 따르면 안 되는지 묻고 싶다. -p.23
✍🏻한국 여성들을 옥죄는 가장 큰 문제는 가부장제였고 따라서 가부장제가 해서되어 가족이 민주화되어야만 여성들의 주체성이 확립될 것이었다. -p.254
🔥✍🏻”일자 일획도 고칠 수 없닼 1,500만 여성들이 다 잘 살고 있는데, 어째서 불평이냐?”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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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한일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입니다. 요즘 겨우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제기하여 한일 관계가 다시 어그러지면 안 됩니다.” -p.222
✍🏻”하늘나라에선 위안부 악몽을 더이상 꾸고 싶지 않아.”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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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나니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들이 원하는 건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지않는다.
너무 당연하지만 여성은 인권이 있고 인격이 있는 남편이나 아버지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사람’이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고, 능력으로 차등되어야지 성별로 받는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한거고.
그 당연한 걸, 당연한 권리를 꼭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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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가짓 수 많큼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신기하고 몰랐던 이야기들이 가득할 줄은 몰랐다.
저자를 처음 알게 된 건 #알쓸신잡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거기서 약간 허허허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글은 은식을 매개로 날카롭게 사회를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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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온 이야기부터 아주 센세이션 했는데, 떡볶이가 맛없다고? 치킨도 맛없다고?! 하며 생긴 의문이 다 읽고나면 그럴 수도 있겠다, 로 수긍이 됐다.
저자는 그렇게 우리가 ‘당연히 맛있다고’ 생각한 음식들을 향해, 우리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나 하고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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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집단이 어떤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할 것인지 판단하는 데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가 ‘집단의 구성원에게 넉넉하게 주어질 수 있는 음식인가’ 하는 것이다. -p.27
✍🏻맛있는 음식을 대중에기 소개하는 것도 내 일이지만 그런 일은 다른 분들도 많이 하고 있우니 나는 ‘관성화된 미각 흔들기’에 집중하였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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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이야기들 중이 많이 신기했던 것들은, 매실붐은 드라마 ‘허준’ 덕분이었던 것, 단호박의 원래 이름이 ‘왜호박’ 이었어서 이름 때문에 잘 안 팔렸던 것, 우리나라 환경이 천일염을 만들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은 ‘차례상’에 관한 것이었다.
세상에 차례상을 차리는 단 한가지의 방법은 없고, 추석을 보내는 단 한가지의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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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책을 읽으며 통념을 깨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래도 맛은 있지 않은가..! 하는 마음이 슬쩍슬쩍 나왔는데, 독자들이 그렇게 느낄 걸 아셨는지 마지막까지 놀라운 문장을 두고 가셨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로 음식 보다 오히려 사회를 돌아볼 수 있었던 책!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대보다 훨씬 좋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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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으면 이 책은 되도록 멀리 두시라고 권한다. 버리시고 잊으시라. 내가 들었던 불협화음의 판타지아가 여러분들의 뇌리이 남아있으면 편안한 한국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다. 어쩌다 한국인이 된 모든 한국인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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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편의점의 삼각김밥을 먹는 노동자들도 많다. 이 음식들이 정크푸드인 줄 모르고 먹는 노동자는 없다. 이를 먹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에게 ‘선도적 도시민‘이 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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