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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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기 때문에선지 평소 지식인들의 서재이야기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책을 참 좋아한다. 책에 대한 그들의 사랑과 나의 사랑이 같음에 큰 동질감이 좋고, 또 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저 책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 좋다.

거기다가 이번엔 책과 메모에 미쳐 살았던 옛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는 정민선생님의 글이라니.

 

    

많은 일화 중 가슴에 와 닿았던 부분을 몇 개 회상해 보자면,

첫 번째로는 정민 선생님의 대학 중문과 교수님의 편지묶음.

그 교수님의 스승님은 그 제자에게서 받아왔던 편지들을 쭉 보관하고 계셨다.

그리고는 어느 날 그 제자에게 받아왔던 편지들을

‘내가 늙어 더 이상은 보관하기가 어려우니 이제 돌려줌세’ 라며 전해주었다.

그 제자 또한 스승님에게서 받은 답장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었다.

두 묶음의 편지를 맞추자 문답이 딱 맞는 서간첩이 된 것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다.

까맣게 잊고 있던 수십년 전의 자신의 필적을 통해 그 시절의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니.

 

    

옛 문인 이덕무도 세상을 뜨자, 이서구가 이덕무의 아들에게

이덕무에게서 받았던 평생 동안의 편지들을 건네주었다.

이덕무가 보낸 손톱만한 쪽지도 버리지 않고 평생 모아두었다가

한 장 한 장 정성껏 배접해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말이다.

 

  

책보단 스마트폰에 손길이 가깝고, 편지보단 문자메시지가 쉬운 메마르고 팍팍한 지금의 세상인데, 오고가는 편지들을 고이 잘 보관해 한권의 책이 되는 감동이란.

나도 이때껏 받아왔던 편지들을 잘 모아두고 있는데

그 편지를 보내줬던 친구녀석도 내가 보낸 답장들을 잘 보관하고 있을까?

언젠가 우리들의 편지를 나란히 펼쳐보게 되는 날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생겼다.

    

두 번째로는 용서인과 초서법 이야기.

‘용서’란 남에게 사례를 받고 그를 위해 책을 베껴 써주는 일을 말한다.

책이 워낙 귀하던 시절이라 좋은 책과 만났을 때 베껴서라도 간직해두지 않으면 다시 볼 수 가 없었다고한다. 제가 하면 좋겠지만 시간과 품이 많이 드니 형편이 되면 남에게 돈을 주어 책을 베껴오게 했다.

조선 후기까지도 용서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이덕무도 책 써주기 품을 팔아 생계에 도움을 얻었다고한다.

이렇게 생계를 꾸리는 사람을 용서인이라고 부른다.

    

다산은 초서를 강조했다. 초서란 책을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한 권의 책을 통째로 베껴 써보면 피상적으로 눈으로 읽을 때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정민 선생님도 초서의 단계를 그저 건너뛰면 글의 내용도 수박 겉핥기로 대충 읽고 마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고 한다.

    

필사를 했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지 눈으로만 보아서는 절대 의미가 맺히지 않는다. 필사도 곁에 메모가 늘 따라붙어야 좋다. 글을 옮겨 쓸 당시의 정황을 적어도 좋고, 읽다가 떠오른 단상을 적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날짜를 꼭 함께 써두어야 뒤에 다시 그 자료를 읽을 때 자신의 생각이 발전되어 간 단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p.108

    

그러고 보니 나도 필사를 했던 시절이 있다.

집안이 가난했던 이덕무가 빈 공책에다 중요한 책을 베껴쓰곤 했던 것처럼.

지금과 같이 읽고 싶고 갖고 싶던 책을 마음대로 살수 없었던 학생일 때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왔던 책을 읽을 때 마다

너무나도 간직하고 싶은 구절들을 빈 공책에다 베껴쓰곤 했다.

언제든 다시 또 보고 싶지만 그 책은 반납해야만하고

갖고 싶지만 그 책들을 사기에는 턱없이 형편이 부족했기에

나는 책을 빌리면 빠른 시일 내에 읽고는 반납기한 마지막까지 팔저림을 참아가며

한 구절 한 구절 베껴 써내려갔다.

그렇게 적어 내려갔던 공책들을 오랜만에 꺼내보니 13권정도.

 

 

 


 


 

 


 

 



베껴 쓴 책이 수백권이나 되는 이덕무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이지만,

지난 시절 빼곡히 베껴 적어 내려갔던 공책들을 펼쳐보니

새삼 어떻게 이렇게 써내려갔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써서 바르게 적어본것도 있고, 하도 베껴쓰다보니 팔이 너무 아파서 

갈수록 휘갈겨 적어놓은 변화를 보노라면 재미있기도 하다.

간혹 글에 대한 소감과 날짜도 보인다.

그 시절의 나의 모습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이젠 필사보다는 밑줄긋기를 행하고있는 지금

필사를 다시 시작해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대충대충 스쳐 보는 것은 말달리며 하는 꽃구경일 뿐이며

손으로 또박 또박 베껴 쓰면 또박또박 내 것이 된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좀 더 기억의 창고에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매력적인 방법이기에 말이다.

형편이 되지 않아 무수히 베껴적었던 지난날의 필사가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에게 큰 위력이었겠음을 느끼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의 인터뷰 속 유영만 교수님도

한번쯤은 감동적인 책 하나를 선정해 필사해보길 권하고 싶다고 했다.

필사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해 보는 것 말이다.

예전에는 책 읽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스마트폰만 검색한다고 한다.

검색만 하니까 얼굴이 사색(死色)이 된다. 사색(思索)을 해야 얼굴에 화색이 돈다고.

책을 안 읽는 국민은 미래가 어둡다는 말을 덧붙이시면서 말이다.

 

나의 고등학생시절에는 인생의 지표로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늘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꼭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시곤 했다.

시험을 대하는 자세이야기, 우리가 꿈꾸어야 할 사랑이야기, 인생의 목표에 관한 이야기 등..

나는 그 선생님의 말을 작은 수첩에 메모를 했었다.

십년은 지난 지금 그때의 수첩을 꺼내보았다.

선생님의 말씀과 그때의 젊은 내 모습이 겹쳐 떠오른다.

책속의 정민선생님도 어느 한 모임에서 말을 듣는데 한마디 한마디 흘려들을 얘기가 없어서 급히 수첩을 꺼내 메모를 시작했다고 한다.

메모를 하다가 문득 둘러보니 서른 명에 가까운 참석자 중에 메모하는 사람이 정민 선생님 하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때의 메모가 아니었다면 이제 와서 당시 그의 얘기는 고사하고 그의 이름조차 가물가물 했을거라고 한다.

    

수첩속 선생님의 말씀을 메모한 것 중 눈에 띄는 것이 몇 개있다.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하세요. 직업 선택을 해서 한번만 하고 말거 아니니까~ 인생 길게 보고 선택해요. 정말 자기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거 해야해요. 우리의 인생은 100년도 못사니까.

그 기반이 공부에요. 지금 열심히 하세요. 지금 열심히 하면 평생 대가가 와요."

             

                                                                                - 2004년 10월 18일 월요일 2교시에

“밖을 봐요~(햇빛이 쨍쨍한 날)

어제 죽은 사람은 오늘 이걸 못보겠죠.

열심히 오늘을 즐깁시다!“

  

한마디도 빠짐없이 옮겨 적고자 말의 속도에 맞춰

급하게 날려 쓴 그 당시의 나의 메모를 읽고 있으니 그 시절의 그리움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메모가 없이는 기억은 지워지고 생각도 쉬 떠난다고 한다.

그때의 메모 덕분에선지 고3 수업시간 우릴 보고 인생을 말씀하셨던 아름답던 선생님과 지금보다 철없고 젊었던 나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메모는 기억의 한계로부터 생각을 지키려는 방어기제다.

메모가 없이는 기억은 지워지고 생각도 쉬 떠난다. 공부는 기억과 생각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퍼뜩 스쳐간 생각은 그저 나온 것이 아니다. 떠오른 생각은 그때그때 붙들어두지 않으면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운 좋게 되살려도 처음 그것과는 다르다. 붙들려면 적어두어야 한다.

적어둘 때 내 것이 된다. 적어둬야 또렷해진다. - p.130

    

소설가 조정래님도 그의 상상력은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도서관에서 신문철과 기록을 뒤지며 깨알같이 메모하고 현장을 답사해 죽은 기록에 바람, 햇빛, 땅의 냄새와 사람들의 감각을 불어넣는다고 한다.

    

천재는 없다. 다만 부지런한 기록자가 있을 뿐이다. - p.155

    

밥 먹듯 메모하고 숨쉬듯 기록해야 마땅하다는 정민선생님의 말씀은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다. 새겨두고 또 새겨놓아야겠다.

    

+)

메모는 꼭 써먹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 기억해두고 싶은 사연, 언뜻 스쳐 들어 잊어버리기 딱 좋은 상식 또는 정보 등도 느낌이 오면 옮겨 적었다. 생각은 그때그때 적어두지 않으면 증발해버리듯 감쪽같이 사라진다. - p.170

    

++)

삼시 세끼를 먹는 데 특별한 목표가 있을 수 없다. 세끼를 끼니때마다 이유를 달고 먹지는 않는다. 먹어야 하니까 먹고, 먹는가보다 하고 먹는다. 독서도 이 경지에 이르러야 일상이 된다. 특별히 배가 고프지 않아도 때가 되면 먹는다. 규칙적으로 먹는다. 소화가 안 되면 한 끼를 건너뛰는 수가 있기는 하다. 배고프다고 한꺼번에 폭식해 버릇하면 나중에 건강을 상한다. 독서가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진 것은 세끼 밥 먹듯 독서하는 습관이 사라진 것과 무관치 않다. 무심코 책을 들던 손이 스마트폰만 찾게 되면서 우리는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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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공부다 - 18시간 공부 몰입의 법칙
강성태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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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 노력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얼마나 몰입하며 몰두하며 간절히 원하고 있는것인가를 다시 묻게해요. 노력은 이런것이다를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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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
이성실 지음 / 꽃숨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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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빵순이라고 불릴만큼 참 빵을 사랑한다.

어릴때 엄마 손을잡고 슈퍼에가면 늘 빵을 한봉지씩 쥐고 오곤했다.

용돈을 받으면 으레 하던것이 빵을 사러 슈퍼에 가는것이었다.

하도 슈퍼를 자주 들락 날락 거리다보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나를 알아보고는

먹고싶은 빵 하나 고르라는 그런 어린나이의 빅이벤트 같은 날도 있었다.

어릴때부터 빵을 참 좋아했었기 때문인지 난 지금 커서도 빵을 자주 찾는다.

 

한끼로 한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 끼니는 빵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는길에는

맛있게 구어진 빵들이 가득한 빵집을 지나치지못하고 늘 빵봉투를 손에 쥐고 돌아온다.

둥글게 노릇하고 빵빵하게 참으로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빵들 앞에서,

먹을만큼만 사야지!했던 빵집 앞 문 앞에서의 결심은 단번에 바뀌고만다.

이것을 고르면 저것이 아쉽고 저것을 고르자니 이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저빵들은 아 어쩜 이렇게나 날 유혹할까?..

 

생각해보면 내가 이렇게나 빵을 좋아하게 된건 엄마의 역할도 컸었던 거 같다.

엄마도 참 빵을 좋아하신다.

그래선지 나도 어디선가 빵 하나를 사고, 선물받게되더라도

콩 한쪽이라도 같이 나눠먹는 심정으로 뚝 잘라 반으로 나눠먹고는 한다.

내가 감사하는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은 참 기분좋아지기 때문이다.

그게 비록 내가 직접 만든 빵이 아니어도 말이다.

 

빵은 왜이렇게나 맛있는걸까.

요즘 뜨는 요리프로그램에서의 셰프들을 보니 참 감탄이 나온다.

셰프분들 중에는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분도 있어 그곳은 어딜까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아..그렇다. 역시 맛있는건 서울에 있나보다! 서울에 가게되면 꼭 들러야겠단 다짐을 했다.

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칠수없으니!

빵에대한 사랑이 커질수록 내가 직접 만드는걸 어떨까하는 호기심도 커졌다.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직 집에 오븐기는 없어서 오븐없이도 할 수 있는 티라미스부터 도전을 했다!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티라미스라니!!

다행이 처음 해본것 치고 나쁘진않았다.

비록 전문적으로 파는 티라미스와는 비교할순 없지만말이다.

 

 

내친김에 도전해본 초콜렛! 오븐없이도 만들수있는 초콜릿레시피 검색하고 찾아가며 처음해보는 만들기에 우왕좌왕 분주했었지만

완성품을 보니 어찌나 뿌듯한지.

 

받아주는 사람들의 미소를 보니 왜 직접 쿠키를 굽는지, 왜 직접 베이킹을 하는건지

그 마음을 알수 있었다.

항상 남이 만들어준 요리만 먹어볼줄알았지 이렇게 만들어본적은 없었는데

너무나도 뿌듯했다.

빵에대한 열의와 호기심이 솟구친 지금 만난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

 

받아본 책의 두께부터 남다른 느낌에

분명 이 책대로만 따라한다면 나도 왠지 전문가가 될수있을 것 만 같은 용기가 난다!!

20년간 건강한 빵을 만들어온 베이킹 전문가시라니!!

어떻게 하면 조금 덜 달고 덜 기름진 빵을 먹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빵을 굽기시작했다는 저자분의 말에

이분의 시작도 주위사람들의 사랑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같이 흐뭇해졌다.

그런 실력들이 모여 20년이나 되었다는게 너무나 멋지고

나역시도 그런 실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물음도 들었다.

아직 그건 알순없지만 이책과 함께 차근차근히 준비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런 훌륭한 모습을 따라갈 수 있지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져보았다.

 

빵은 데일리 브레드, 스위트 브레드, 심플케이크, 러블리 디저트 까지 이렇게 4가지로 나뉘어 소개되어있다.

앗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이크와 쿠키도 있다!! 어서 만들어 보고싶은 마음이 숑숑숑-!

 

본격 요리에 앞서서 홈베이킹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는 빵반죽 부터 친절하게 설명이 시작된다.

 

롤케이크를 제일 좋아하는 엄마에게, 내가 도전한다면 바로 맛 보여드리고싶은 롤케이크!!

롤케이크에 있어 레시피의 배합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굽는 시간이라고한다!

조리과정뿐만아니라 이렇게 주의해야할 점들도 이유와 더불어 설명해주는 친절함.

 

어떤 요리든 치즈가 들어가면 무조건 좋아하는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뉴욕치즈케이크!!

 

뉴욕치즈케이크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크림치즈 하나로 그 맛을 낸다고!

만드는 법도 매우 간단해서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 종목이라

초보자에게 베이킹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메뉴라고 한다!!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뿐만아니라 주의해야하는 사항까지 번호를 매겨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나같은 초보자도 얼른 따라하고싶은 욕망이들었다.

 

어떤 기념일이나 간단한 만남 또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을때

종종 선물해본 적있는 쿠키.

그런 쿠키를 선물할 때 내가 직접 만든것이라고 밝힌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받는 사람도 고맙게 느낄뿐더러 인상에 남을것이 틀림없다.

 

디저트류를 만들 때는 먼저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버터나 설탕을 줄이려고 애써봐도 별 방법이 없다고한다.

단맛을 줄이면 안타깝게도 맛이 떨어진다고.

디저트는 맛과 비주얼때문에 찾게 되는 메뉴인데 먹는 횟수를 줄이더라도 맛을 변질시킬 수는 없으니까.

 

재료의 분량을 마음대로 바꾸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기 힘들어요. 베이킹은 과학이라는 건 바로 이런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p.342

 

늘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디저트의 유혹이 괴롭다는건 정말 부정할수없다.

하지만 맛있게 먹으면 0kal라고 하는 명언이 있지않는가.

행복해지기위해서 먹는 디저트 이왕이면 맛있게 더욱 맛있게!!

 

가장 따라하고 싶은 초콜릿칩 쿠키!!

 

설탕의 양을 얼마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쿠키의 질감과 두께가 달라진다고 한다.

설탕을 많이 넣고 만든 쿠키일수록 구워지는 동안 수분에 의해 자연스럽게 옆으로 퍼지며 부드러운 식감이 되고

설탕이 적게 들어갈수록 수분량이 적어져 쿠키가 덜 퍼지고 질감이 단단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쿠키는 반죽 양이 작기 때문에 너무 오래 구우면 수분이 증발되어 단단해질수 있어서 대부분의 쿠키는 10~15분 정도 사이로 굽는것이 가장좋다고 한다.

 

작은것 부터 원리를 설명해주면서 알뜰한 팁을 쏙쏙이 알려준다.

 

 

아직 베이킹을 전문적으로 배워본적이 없고 해본적이 없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가장 쉬운것부터 하나씩 정복해 나갈 수 있을 것만같은 용기가 든다.

필요한 재료와 분량, 그리고 만드는 과정과 그에 관련된 원리와 팁들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풀어주어서 마치 이 분의 수업을 듣고만 있는것같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알려주어 입소문이나 6개월 이상 대기하지 않으면

듣지 못하는 인기 강의라는게 한 챕터 한 챕터 읽을수록 공감이 간다.

 

무엇보다도 20년간 저자가 손수 익히고 실패도해보고 그런 과정속에서 일구어 낸 노하우들을

빠짐없이 알려주기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실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베이킹 이론서를 뒤적이다가 원리를 이해하고 찾아가는 과정에 깊이 있게 공부하면서

철저하게 검증한 레시피들이라는게 읽을 수록 느낄수 있다.

레시피마다 포인트와 유의사항을 빠짐없이 실어놓았기때문에

따라하게되면 결과물뿐 만 아니라 지식까지 겸비하게 될것 만같다.

나뿐만 아니라 빵을 사랑하는 모든이에게 도움이 될 그런 좋은 교과서라 말하고싶다.

저자의 탄탄한 기본기와 오랜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집대성한 그런 좋은책을

만날수 있게됨을 깊이 감사드리며.. :)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빵으로 행복한 나눔을 할수 있게 되기를...

 

나눔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댁의 얼굴이 웃음꽃으로 활짝 피어났어요.

빵을 굽고 나누는 이들의 얼굴은 늘 선한 미소와 웃음이 가득합니다.

저 역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을 함께 한다는 것에 흐뭇하기만 합니다.

정말 매일 매일이 새롭고 감사합니다.

맞아요. 한마디로 빵은 사랑입니다! - p448. EPILOGUE

 

빵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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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점짜리 엄마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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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도 귀엽고 따뜻한 만화라니, 코끝도 찡

혼자살기 9년차로 처음 다카기 나오코 작가님의 만화세계로 들어가게되었어요~!
작가님 만화의 캐릭터는 참 귀여워요:) 그런데 또 내용은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아서
읽다보면 광대가 빵긋하고 웃고있는 절 발견하곤해요.
우울할때면 손을 뻗게되는 아이스크림같이 달달한 만화라고 할까요!
이번에 30점짜리 엄마는 정말 감동적이고 따뜻했습니다.
원래 엄마라는 말은 그 엄마라는 단어 하나부터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잖아요.
그래서 주문을 할때부터 두근두근 기대하고있었습니다.
표지부터 너무 이뻤어요~ 빠알간 립스틱 곱게바르고 원피스 예쁘게 차려입은 엄마의 모습이라니.
그림부터가 제 어릴적 엄마사진을 봤었던 기억을 떠올리게했어요.

작가님 엄마의 좋아하는 음식은 단팥과 초콜릿. 우리 엄마도 단팥빵을 참좋아하는데 싶어서
시작부터 미소짓게되었어요.

 

크리스마스에 마론인형을 사주세요!하고는 애타게 바라고
두근거리는 맘으로 잠들었지만 다음날 깨었을때 작가님에게 찾아온건 마론인형이 아니었죠ㅜ

(2권에 다시 찾아온 크리스마스에는 다행이 마론인형이 드디어 찾아왔더랬죠!!^^)
그걸 보니 어릴적 예쁜 바비인형을 간절히 받길원했지만
정작 크리스마스에 눈을떴더니 미키마우스가 와있었던 저의 어릴적 기억이 딱 났어요.
작가님처럼 제소원을 화끈하게 들어주지않았던 우리 엄마들이란ㅋㅋ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어쩜 이리도 똑같은지 정말 혼자 큭큭댔습니다.

 

추운겨울 옹기종기 모여서 귤까먹는 이 단란함이란.
아 나도 어릴때 엄마랑 오빠랑 이랬었지 하고 정말 그때로 돌아간것마냥 읽을때 행복했어요.
나갈때 귤 가지고 와달라는 그 멘트는 정말 단골이었죠^^

 

와 진짜 개구쟁이들이다 싶어서 우리 엄마도 이렇게 날 뒷바라지하며 키웠을거란 상상에

새삼 또 엄마가 고마워지고 코끝이 찡해집니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런 엄마의모습이 될까하는 생각에 상상이 잘안되기도 해요

이 세상의 엄마는 다 최고인것같습니다.

늘 칭얼칭얼대도 찾게되는건 엄마이니까..

간간히 나오는 아빠 모습에 아빠의 이야기도 들어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작가님의 센스란!!

 

 

아빠의 육아일기는 짧지만 훈훈했어요.

아빠의 마음도 같겠죠?^_^

따뜻한 가족이야기 너무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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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 -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이상희.윤신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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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문과생출신이다. 사실 그래서 변명을하자면 과학이 쉽게 다가오진않는다.
하지만 해마다 영화관을 강타했던 과학영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이번해엔 마션까지.

봤던 기억을 곱씹어보면 분명 과학을 싫어하진 않는다.
다녀와선 이어지는 그 호기심에 관련된 서적까지 주문하며 읽었다는 왠지모를 뿌듯함도 가지고있기에

분명 과학에 관한 관심은 늘 열려있는것 같다.
하지만 어릴때부터 과학과의 인연이 짧았던 탓인지 내가 가진 책들을 둘러보면
과학책은 확실히 다른 책들에 비해 그 수가 적다.
다양한 분야에대한 관심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에

이렇게 인연이 닿았던 인류의 기원.

 

 

쓱 펼쳐보았던 목차는 어라? 딱딱하지 않네?였다.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저자의 머리말이 좋았다.
가벼운 내 발걸음처럼 나의 인류에 대한 사전지식도 정말 가벼웠지만
이 책은 정통적인 교과서가 아니니 아무곳이나 펼쳐놓고 읽어도 된다는,
단지 우리 인류의 기원을 쫓는 이 여행을 모두가 함께 즐겼으면 한다는 저자의 안내는 

너무나도 상냥했다.
딱딱한 문체가 아닌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어투가 좋았다.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전달방식이 아니라

나에게 얘기하는듯한 서술에
내가 지금 이 분의 수업을 듣고있는 듯한 기분까지 덤이었다.

 

 

저자는 어떤 모임을 가든 저자가 하는 일은 쉽게 화젯거리로 오르내린다고 한다.
고인류학자라는 것을 알게되면 하나 둘씩 인류의 진화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인류의 진화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주제인것이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런모습으로 살고있는지,

누구나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문제인것이다.

 

 

첫 장은 식인종과 식인 풍습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인 행위는 있어도 식인종은 없다>이다.
식인을 밥 먹듯이 했던 인류 집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식인종으로 오해받는 네안데르탈인도

식인종이 아니었단것이다.

인류 역사에 식인 풍습은 있었지만 그들을 식인종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 파푸아뉴기니 포레족의 식인 풍습은 어떻게 설명 할수있을까?

외부에 '식인 풍습'이라고 알려진 것은 포레 족의 독특한 장례 절차였다고 한다.

조금 엽기적이지만 시신의 팔 다리의 살을 저며 내어 살과 뇌, 장기를 먹는다고 한다.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고하지만

과거에는 널리 행해졌던 장례라고 한다.

왜 이들은 이렇게 끔찍한 장례를 치렀을까?

바로 죽은 사람을 먹으면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의 일부가 돼

동네에 계속 살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포레 족의 식인 풍습에서 겉으로 나타나는 끔찍한 모습을 걷어 내면,

그 안에는 지극히 보편적인 인간의 사랑이 있다는것이다.

물론 모든 식인 풍습이 이렇게 애틋하지는 않다는 것도 덧붙인다.

증오에서 유발되는 식인 풍습도 있다고.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는건

인간이 다른 인간을 먹는 행위는 식생활의 일환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어떤 집단도 식생활의 한 방편으로 인육을 섭취한 사례는 없으며

위에 열거한 사례들도 모두 의례적 상징 행위거나 문화적 관습에서 벌인 일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식인 풍습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식인종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것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새끼를 낳는 일이 그다지 힘들지 않는데

왜 유독 인간에게는 위험한 일이 됐을까?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은 새끼의 머리크기가 산도보다 크지않다.

산도를 통해 새끼를 낳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간 태아는 다르다. 머리는 크고 산도는 좁아 출산 할때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머리가 큰 아기를 낳기 위해서는 골반은 넓을수록 좋다고한다. 그래야 산도도 넓어지니까.

하지만 직립 보행을 위해서는 골반이 좁을수록 좋다.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걸어야하는데

다리가 좌우로 멀리 벌어져 있으면 중심이 흔들거리는 등 문제가 많기때문이란것이다.

이런 딜레마를 인류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출산과 보행중 보행을 택한것 같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골반이 커지지 않는 쪽으로 진화했으니까 말이다.

좁은 산도를 통해 머리 큰 아기를 낳는, 출산의 어려움은 그대로 감내하고 말이다.

산도보다 머리가 큰 아이를 낳기 위해 여자의 골반은 뼈와 뼈 사이가 물렁해졌고,

벌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게됐다.

물론 벌어진다 해도 큰 아기의 머리를 쉽게 낳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늘 위험과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라면서.

게다가 출산 후에는 벌어졌던 관절이 닫기히도 하지만,

대개는 이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슬픈 이야기까지..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나면 옷매무새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말을 종종하는 이유가

이런 연유때문이며 비록 체중이 아이 낳기 전의 상태로 돌아와도 몸매가 변할 수 밖에 없음을,

아이를 많이 낳은 여자의 골반에는 벌어졌다 아문 기억이 상흔이 돼 남아있단 이야기가

왜이리도 같은 여자로서 슬프게 느껴지는지.. 세상의 엄마들은 모두가 정말이지 위대하다!

 

사람은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

피를 나눠 주기도 하고 재산이나 음식을 나눠 주기도 하고 장기를 기증하기도 한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익명을 고집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고도 한다.

자연의 세계에서는 보기 힘든 일라고 말한다.

남을 돕는 것은 유전자의 명령이란것도 신기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아무런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끼리 호형호제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것.

이것이야말로 인간특유의 행위이며 이것이 우리를 인간답게 한다는것.

뭉클하면서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그리고 노인은 아이보다 두뇌 활동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근거없는 이야기임을 알수있었다.

단순 암기는 어렸을 때가 훨신 더 쉽지만 정보를 모으고 연결하며 종합해서 고차원적인 정보로 만드는일은

어린아이보다는 어른이 더 쉽다고 한다.

그리고 정보력의 보고는 노인이라고한다.

쌓아 온 시간만큼 정보를 지니고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정보력을 전수 받고 이제 인류는 다른 어떤 유인원도 가 보지 못한 곳까지 적응해 살고 있는것이다.

가끔 뉴스를 보면 씁쓸할 수 밖에없는 기사를 보게된다.

세상 노인들은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금은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미덕들이

아주 조금은 있었으면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 어디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특성은 없으며 절대적으로 불리한 특성도 없다.

인간은 진화한다.

그리고 스스로 만든 문화와 문명으로 우리의 진화에 영양을 끼칠수 있는 특이한 존재이기도 한다.

그런 우리가 할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무엇일지 물으면서 저자는 마무리한다.

바로 우리가,

다른 생물이 함께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은 아닐까하며.

한 사람의 인간이 할수 있는 일은 극히 미미하지만

다채로운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 줄 작은 행동들은 결코 미미하지 않을것이라며 말이다.
인간과 미래의 책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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