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 이야기 1>을 리뷰해주세요.
지로 이야기 1 - 세 어머니
시모무라 고진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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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들판에서 놀던 기억이 난다. 도시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아주 깡촌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스팔트로 뒤덮힌 지금보다는 논도 많았고 들도 많았고 벌레도 많았고 흙도 많았던 그 때 밖에서 한두시간만 놀다 들어와도 온몸이 새까매지는 나를 씻기시며 웃으시던 엄마의 얼굴도 생각난다. 그 때는 동네 모든 아이들이 친구였고 싸우고 경쟁도 치열했지만 금방 화해하고 다시 한 편이 되던 순진한 시절이었다. 그런 즐거움과 순진함이 오늘 읽게 된 지로이야기에는 있었다. 

우와 두껍다. 책을 손에 쥐고 생각했다.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600페이지가 넘는 책은 항상 시작이 부담스럽다. 표지의 깔끔함도 소년의 귀여움도 아주 옛날에나 볼 수 있었던 목간통도 그 부담을 감해주진 못했다. 더구나 1이라니 이렇듯 두툼한 책 안에 아직 끝나지 않을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도 무게를 더했다. 지로이야기는 저자인 시모무라 고진이 1936년(52세)에 쓰기 시작해 죽기전 해인 1954년(70세)까지 쓴 작품이란다. 정말 저자의 황금기를 다 보내면서 쓴 역장이다.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니 격변의 시대와 전쟁으로 어두웠던 시절 지로의 일생이 일본의 역사와 더불어 흘러가는 모습을 모는 재미도 있겠다 싶어 용기를 내어 첫장을 넘겼다. 

지로의 태어남은 축복이 아니었을까? 태어난지 얼마 안되 부모의 품을 떠나 교지기의 집에서 살게 되더니 본가로 돌아와서도 그닥 이쁨을 받지 못한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조금의 사고를 쳤을 뿐인데도 형인 교이치와의 비교가 너무 심하다. 아이들이란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미운 짓을 하는 법이거늘 교이치와 동생 슌조의 틈바구니 속에서 반항적인 아이로 자라난다. 지로가 원숭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못나서일까 할머니들은 다 손주라면 껌뻑 죽는다는데 유독 지로를 싫어하는 할머니의 독설와 애정이 없어보이는 어머니 오타미와 지로의 갈등은 심해지고 유모 오하마와 아버지 슌스케의 따뜻한 사람과 애정이 혼다가 집안에서 버틸수 있게 하는 힘이다. 

성장소설이다. 아이들이 항상 그저 어린아이로만 남아 있을 수 없듯이 시간이 지나고 몸이 커지고 생각이 자라나면서 우리의 지로도 그렇게 성장한다. 지로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과 사람사이의 관계 학창시절 들을 겪으면서 지로는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모든이가 적이 아니란 것을 깨달아 간다. 영원한 것은 없다. 자신을 둘어싼 환경들이 변화해 가는 것을 보고 느끼며 어머니와 형과 함께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조금씩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늦게나마 서로가 배워가고 있다. 유모인 오하마 친엄마인 오하마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등장하게 되는 새어머니까지 보통의 아이라면 겪지 못했을 요동치는 굴곡이 지로의 성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런지...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어른과 환경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는 책이다. 성선설이라고 했던가. 태어날 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 지로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주변인들이 없었다면 삐뚤어지고 말지 않았을까. 좋은 스승과 바른 정신과 생활태도를 가진 부모의 교육이 한 아이가 어른이 되는데 주는 깊은 영향력을 힘겨운 시대를 보내고 있던 당시의 일본인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술술술 넘어간다. 2편 3편도 기대된다. 무엇가 대단히 호흡을 바쁘게 만드는 것이 없음에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지로를 따라 매일을 보내게 된다. 성숙한 자아를 가진 한 청년으로 변해갈 지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자 이제 2편으로 고고씽....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한아이의 성장이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게 빠져들고 마는 지로의 매력.. ^^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일본 소설의 자극적임에 빠져 있는 분들. 일본 소설의 새로움을 발견하게 될 듯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어쨌든 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건 생각하고, 생각해야 될 일은 생가하지 않는 것 같아. 그점을 분명히 구분한다면 순진한 아이가 될 수 있을 거야...p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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