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의 지혜>를 리뷰해주세요.
당나귀의 지혜 - 혼돈의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기
앤디 메리필드 지음, 정아은 옮김 / 멜론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당나귀..예쁜 캐릭터로만 기억되는 이 동물이 내 기억에 담긴것은 슈렉이라는 만화영화를 통해서 였던 거 같다. 에디머피가 목소리 연기를 하여 정신없이 말을 쏘아대는 덩키가 너무나도 귀여워서 슈렉과 피오나 공주인 주인공보다도 더 인상깊게 남았었다. 하지만 그닥 친근하지 않은 늘상 볼 수 있던 동물이 아니어서 그랬을까 또 그렇게 잊혀져 갔다. 

그리고 다시 당나귀를 보게 된 것은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랙킹을 하면서다. 등 가득히 짐을 실고 딸랑딸랑 목에 종을 달고 험한 산길을 내려오던 당나귀 무리를 산을 오르며 힘들어 하는 와중에도 너무나 신기한 듯 쳐다보았었다. 그 때 당나귀들은 현지인의 지휘에 맞추어 예닐곱마리가 산을 내려가고 있었고 무거웠던 내 다리와는 달리 발걸음도 가벼웠고 입도 계속 우물쭈물 거리며 주변의 풀들을 먹으며 움직이고 있었다. 긴 꼬리를 계속 흔들어 대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패키지나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금도 여행을 한다고 하면 몸을 덮을 만한 큰 배낭을 매고 걷거나 차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하는 모습이 상상되고는 한다. 마음맞는 둘이 셋이 함께 하는 여행도 즐겁겠지만 낯선 공간과 사람들에  조금 더 낯설은 나를 발견할 수 있기에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때론 밀려오는 외로움을 감출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 앤디 메리필드가 평온을 찾아 오벨르뉴의 숲길과 오솔길을 따라 여행하는 동반자로 현명한 당나귀 그리부예를 선택한 것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도심의 바쁨과 소음 그리고 정신없음을 모두 뒤로 한 채 프랑스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천천히 걸어가며 서로가 나누는 교감은 눈을 감고 그려보면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따뜻함을 전해 주고 있다.

" 내 천성이 당나귀의 천성을 닮기 시작하면서 평온한 공백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 내가 가진 것,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공허하고 텅 빈 느낌과는 다르다. 나는 그저 그와 함께 하는 일에 집중한다. 과거도 미래도 없다. 지금 그리고 여기, 절대적인 현재만 있을 뿐이다. 나는 맨몸으로 이곳에 존재한다. 그리부예처럼, 아무것도 입지 않고, 한 푼도 없고, 먹고 마시고,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당나귀처럼. 지금 이 모습이 바로 나다. 단  하나의 자아. 그것 뿐이다. 자신을 당나귀의 세계에 들여놓고 천천히 걸으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면 평온함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단순하고 확실해진다. 민들레를 먹는 일처럼..."p147

책은 온통 당나귀에 대한 찬사로 가득하다. 조심스러움, 인내, 고집스러움 끈기 등 몰랐던 그들만의 특성 속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당나귀 그리부예와 그저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고 있을 뿐인데 세상이 달라졌다. 삶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고 아름다움과 사랑으로 충만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왜 그토록 인생을 우울하고 아둥바둥 살아왔는지, 거대하지만 소박한 자연과 그리부예의 걸음걸이와 경이로운 눈동자 앞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하게 된다. 당나귀 그리부예와 저자 단 둘이 떠난 여행에 내가 동참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도 가지게 된다. 

재미만을 원한다면 조금은 지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 동물이건 사람이건 그리부예와 같은  절친한 친구 한명이 너무나 그리워진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스스로가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데 그 이유와 목적을 찾을 수 없다면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진정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지금 스스로가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그런데 마음의 여유가 없고 자신의 삶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 버리신 분들 .. 모두 좋아요..^^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과거도 미래도 없다. 지금 그리고 여기, 절대적인 현재만 있을 뿐이다. 나는 맨몸으로 이곳에 존재한다. 그리부예처럼, 아무것도 입지 않고, 한 푼도 없고, 먹고 마시고,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당나귀처럼. 지금 이 모습이 바로 나다. 단  하나의 자아. 그것 뿐이다. 자신을 당나귀의 세계에 들여놓고 천천히 걸으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면 평온함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단순하고 확실해진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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