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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평점 :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주는 카페 퐁(cafe pont).
생과 사로 영원히 이별한 이들이 만날 수 있다니요.
전혀 다른 두 차원을 연결해서
꽁꽁 매듭져 있는 그리움을 풀어내는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따스하게 비춥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이
(결국 작가의 눈이겠지만요, 그럼에도)
아름답기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죽음’의 설정을 둔 글을 읽을 때에는
늘 멈춰 서서 깊게 읽게 됩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들기도 하고요.
📗 155쪽 나(후타)와 미치루(집사)는 당연하게도 피가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도 엄마도, 미치루도 나를 ‘가족’이라고 불러주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만, 이런 게 인연인 것이다.
📗 192쪽 좌절이 없었던 인간과 실패나 후회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인간. 티끌 하나 없는 아름다움을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상처를 극복한 인간에게는 그 이상의 강인함이 있다.
📗 213쪽 후회라는 마음의 통증은 타인에 대한 상냥함을 낳는다.
📗 270쪽 나쓰키의 빗자루 위에서 보면 이 마당도 분명 다르게 보일 것이다. 혼자 끙끙대며 우울해하는 일 따위, 드넓은 세상에서 보면 하찮게 여겨지겠지. 하늘에서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우리 모두 언젠가는 육이 떠나가겠고
서로에게 남긴 것이 전부가 되는 때가 오겠지요.
아직 서로에게 전할 수 있을 때에
마음을 닫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기회가 온다면
이 카페에서 일하는 고양이 전령사 ‘후타’에게
저쪽 세상에 있는 루디, 리키, 요요, 새롬이, 삼돌이의
안부를 간절히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