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영아. 손에 검을 쥐었을 때는 사람을 죽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고, 너 또한 언젠가 칼에 맞아 죽는다는 것을 단단히 마음에 새겨야 한단다.”
난영은 어머니가 보여주던 검무를 떠올리며 움직였다.
아름다웠었다.
나비가 꽃을 향해 날아들듯, 부드럽고도 깜빡이는 날갯짓처럼 어머니의 검은 예상 못 한 곳을 찌르고 베어 나갔다. 때로는 섬뜩할 만큼 날카로웠고, 갑자기 산을 옮겨 온 듯 육중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버지의 검도 떠올랐다.
아버지의 검은 느린데도 피하기 어려운 살초들이었다.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움직임으로 느리지만 무겁게 다가오는 검은 어머니의 검과 정반대였지만, 더 위험했다.
난영이 아버지의 검무를 보고 감탄할 때 아버지는 말했었다.
“네 외조모는 한 손으로는 이 검을 한 손으로는 네 어머니의 검을 썼단다. 대단하지 않니? 네 외조모께서는 한 손으로 양 검 모두의 정수를 담고 싶어 하셨지만 그건 끝내 이루지 못하셨다. 난영이 네가 해볼 테냐?”
난영은 아버지의 유쾌한 음성을 떠올리며 어느새 웃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첩첩연정 1> (류도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