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 왔듯이. 울었던 지난 시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듯이 도연은 도도한 얼굴을 들어 강우를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전보다 더 짙어진 유대감 같은 것이 얽혔다 금세 녹아 사라졌다.
도연의 걸음이 한 발짝씩 나아가는 와중에도 그녀의 스텝들은 분주하게 화장을 고치고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익숙하다는 듯, 도연은 고고하고 매혹적인 시선을 강우에게로 찔러 넣었다.
‘어디도 가지 말고 내 곁에 있어.’
마치 명을 받들듯 강우는 도연의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평행선 같은 관계는 다시금 끝이 보이지 않는 선상을 달리는 중이었다. 어쩌면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수도 있고, 그 미완이 전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구원함으로 서로에게 구원받았다. 더 이상의 아픔은 없을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부당한 관계 (개정판) 2 (완결)> (달로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