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공평한 척, 피해자인 척. 변명의 기회를 주었노라 생각했지만, 송이안은 변명할 상황도, 그럴 마음도 없었던 거였다.
왜 그랬냐 따져 묻기 전에 꼭 그렇게 해야 했었냐,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다. 세상천지 아무도 없이 홀로 남은 여자의 마지막 생명 줄을 다름 아닌 자신이 잘라 버린 거였다.
송이안을 믿은 게 지금껏 저지른 제일 큰 실수라 생각했는데, 송이안을 내친 건 서이도 평생에 가장 큰 실수였다.
당장에 달려가 미안하다 무릎 꿇고 싶은데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서지지가 않았다. 어디든 달려가 용서해 달라 빌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