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일본 밴드물 비엘이 완결권 나오자 바톤터치하듯 시작한 밴드물.그림체는 안정적이고 캐릭터 생김새도 나쁘지 않았어요. 미형에 가까운 그림체.아쉬운 건 이야기. 안이한 짜임새가 실망스럽습니다. 초반부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방향로 진행되었고, 마지막 씬도 너무나 진부했어요. 나나부터 기븐까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많은 밴드 소재 일본 만화들이 지침서라도 있는 듯이 단계별로 진행되네요. 시기적으로 가장 앞에 나온 나나가 아직까지도 가장 강렬한 건 후에 나온 밴드 소재 만화들이 이야기 면에서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역시 이런 류의 이야기가 그러기 쉬운데, 오글거렸어요. 주인공들의 천재성과 작업물을 띄우기 위한 씬들이 재밌다거나 멋지다는 느낌보다 좀 민망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 막 비엘을 접한 어린 연령대의 독자가 본다면 작가가 연출한 대로 청량하고 신선하고 열정적인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총평은 중타 정도. 뒷권이 나오면 다른 평을 덧붙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평을 하기 위해 만화를 보는 건 아니라서, 2권부터는 좀 더 나은 전개가 되길 바랍니다.
일상물 안 좋아해요. 사건 좋아하는 저한테는 지루한 장르거든요. 그런데 이 만화는 좋아합니다. 지루한 느낌이 안 들어요.별일 없는 성인 두 사람의 일상을 그리는 거 같지만, 기억과 감정이 엮은 긴장감이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합니다.이야기 자체도 좋지만, 정성 들인 배경도 눈에 들어옵니다.일상이 상상되는 자질구레한 소품이 가득한 집 안, 손맛이 들어간 다양한 배경들. 예전에는 대부분 만화에서 자주 본 광경이지만, 요즘에는 보기 힘든 배경 스타일이에요. 웹툰이 아닌 출판만화라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요즘에는 출판만화도 소위 대갈치기라 하는 배경 없이 사람 얼굴만 둥둥 뜨는 작화가 많고, 배경집에서 가져온 듯한 배경도 많은데, 이 만화는 다 수제로 배경을 정성스럽게 배치한 느낌입니다.이야기 그림 연출 모두 아쉬운 부분 없이 다 뛰어나고, 더 좋은 건 다 취향이라는 겁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