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물 안 좋아해요. 사건 좋아하는 저한테는 지루한 장르거든요. 그런데 이 만화는 좋아합니다. 지루한 느낌이 안 들어요.별일 없는 성인 두 사람의 일상을 그리는 거 같지만, 기억과 감정이 엮은 긴장감이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합니다.이야기 자체도 좋지만, 정성 들인 배경도 눈에 들어옵니다.일상이 상상되는 자질구레한 소품이 가득한 집 안, 손맛이 들어간 다양한 배경들. 예전에는 대부분 만화에서 자주 본 광경이지만, 요즘에는 보기 힘든 배경 스타일이에요. 웹툰이 아닌 출판만화라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요즘에는 출판만화도 소위 대갈치기라 하는 배경 없이 사람 얼굴만 둥둥 뜨는 작화가 많고, 배경집에서 가져온 듯한 배경도 많은데, 이 만화는 다 수제로 배경을 정성스럽게 배치한 느낌입니다.이야기 그림 연출 모두 아쉬운 부분 없이 다 뛰어나고, 더 좋은 건 다 취향이라는 겁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