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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으론 좋아할 수 없어요 1
안자이 카린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사고 도무지 내용이 이해가 안 가 9권이 나오도록 구매만 하고 방치했다 다시 1권을 봤습니다. 1권 봤을 때 한 생각은, 컷과 컷 연결이 안 된다, 대화 흐름이 이해가 안 간다, 잘생겼다고 일반인을 허락 없이 몰래 사진 찍고 공유하는 걸 이렇게 경쾌한 뉘앙스로 이야길 만들어도 되는 걸까, 학교가 학생에게 하면 안 될 요구를 한다, 요즘엔 이런 만화가 진짜 인기 있는 건가 등등이었습니다. 초반 두 주인공 대화 흐름이 파악이 안 돼, 어려운 만화도 아닌데 왜 이럴까 이해력이 갑자기 떨어진 걸까 심각하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른 만화 다른 책을 볼 땐 그러지 않았거든요.
다시 보니 왜 예전에 1권을 이해 못 했는지, 특히 초반의 두 사람 대화 부분에서 막혔는지 이유를 알겠습니다.
일단 남자 주인공은 평범한 아이고(설정상 굉장히 잘생겼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 어쨌든), 사고 방식이나 대화 구조에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여자 주인공이 문제입니다. 대화를 하는데 도무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앞의 상대방 대사에서 혹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이렇게 반응하고 답변하지 싶은,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반응을 대화 내내 하는 거예요. 여자 아이 반응을 용케 이해하는 남자 주인공이 대단할 지경입니다. 심지어 앞선 대사에 호응이 안 되게 갑작스럽게 흥분된다느니 책임지라느니 외치는 무례한 말(성적 내용은 전혀 아님)에도 침착하게 대응합니다. 여주인공 얼빠 설정에 너무 기댄 나머지 연출이 삐긋한 거 같습니다. 여주인공이 재밌다기보다 제정신인가 싶었어요. 특히 본인이 제멋대로면서 남자 주인공보고 제멋대로라고 말하는 씬은 넣지 말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여주인공이 톡톡 튀게 보이고 싶은 연출이겠지만 톡톡 튀는 게 아니라 진상으로 보였습니다.
여자 아이 성격 설정을 일부러 이런 식으로 한 게 아니라면, 이런 정신 없고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대화를 연출한 건 작가님 연출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주인공 시점의 진행이지만 대화 씬은 도리어 남자 주인공 대사 중심으로 맥락을 파악해야 정리가 됩니다.
9권까지 구매하면서 이해 못했던 1권은 놔두고 뒷 권은 대충 훑어만 봤는데, 솔직히 구매를 계속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재미나 매력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잘생긴 남자, 미남이 중요한 키워드인데, 워낙 잘나고 예쁜 그림의 다른 작품들이 수두룩해서, 이 만화 캐릭터를 보고 잘생겼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딱히 재밌다는 생각도 안 들고요. 장점은 있습니다. 작가님이 캐릭터들의 패션에 상당한 공을 들였어요.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공을 들인 건 들인 거니까요. 작가님과 패션 취향이 맞는 독자라면 그림이 무척 예쁘게 보이긴 할 거 같습니다.
1권 2권의 초판 특전 때문에 일단 무조건 구매해서 9권까지 왔는데 영 시원찮은 느낌입니다.
만화를 많이 접하지 않았거나 어린 독자에겐 매력적일 수 있지만, 만화를 오래 접했거나 연령이 있는 독자는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만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