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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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 전에는 그저 한 권의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표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마음이 쉽게 책장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짧은 문장 하나가 이 책이 얼마나 무거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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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피터팬』은 전경철 작가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남긴 기록이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는 자신의 남은 시간을 걱정하기보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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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부모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내가 아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내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데 이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라면 어떨까.

그 마음을 생각하며 책을 읽으니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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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찾고 싶었던 것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아버지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자신을 위한 것을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보다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중요했다.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

누가 돌봐줄 수 있을지,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도

아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렇게 한 아버지는

자신이 떠난 뒤의 아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길을 찾는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사랑은 어쩌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길을 만들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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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이라는 이름이 다르게 다가왔다

피터팬은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난 피터팬은 조금 다르다.

성인이 되어도 혼자 살아가기 어려운 중증 자폐인,

그리고 그런 아이를 평생 품어온 가족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동정이나 일시적인 관심만이 아닐 것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가족이 없어져도 삶까지 사라지지 않는 세상.

저자가 꿈꾸는 ‘피터팬네버랜드’는 바로 그런 공간이다.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꿈이다.

그래서 책 제목의 ‘안녕’이라는 말이

읽고 나니 참 묘하게 다가온다.

단순한 작별 인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인사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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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

꼭두는 삶과 죽음의 길 동무입니다. 단 한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꼭두에게 가장 큰 소명은, 동무가 인생 소풍의 마지막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행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그 길을 낯설어한다지요. 꼭두는 친구는 낯설지 않도록 길을 안내하면서, 때로는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친구를 즐겁게 해줍니다. 편하고 무탈한 여행을 위해 시중도 들고 호위도 합니다. 한마디로 든든합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길동무 꼭두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살면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마지막 여행길에 그의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중략) 저는 제 생애의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게 제 마지막 길의 시작이라 생각했기에, 제 꼭두에게 저를 다른분들께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리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어요.(중략) 끝으로 덧붙입니다. 이 회고록의 원칙은 '병상일기의 경계'입니다.(중략) 제가 저를 배웅하기 위해 저는 지금부터 저를 곱씹으며 돌이킵니다.(중략) 저를 기억해주게 된다면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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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228

제 남은 생이 참 불확실합니다. 제게 남겨진 날의 모습을 아무도 예측해주지 않습니다. (중략) 그저 저 혼자 상상하고 끄덕이다 갸웃거리고, 혼자 벅차오르다 허무해지는 걸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멋대로 마음 한켠이 흐렸다 개었다 합니다.(중략) '흐리면 흐린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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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한달 전, 제 아들이 반도의 품속 '이슬푸른마을'에 입주했습니다. 고백합니다. 보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빠는 찾지 않은지 궁금해 뒤지겠습니다. 이럴 때 '눈에 밟힌다'고들 하시나요? 저는 '눈이 꺼졌다'입니다. 어른거리는 아들 모습에 눈이 눌려서, 아예 주저앉았나봅니다. 그 마을 대표께서 저를 마지막 배웅하면서 말씀하시더군요 "아버님도 이제 아들과 헤어지세요." 장애인 아닌 자식도, 서른이 다 돼가면 독립시켜야 하는 게 사람사는 세상의 풍경이거늘, 지금 아들이 홀로서기하려면 아버지도 도와줘야 한답니다.


이 글을 읽는데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들이 얼마나 눈에 밟혔을까 하는 마음이 공감되었다.

서른이 돼어가는 아들을 독립시켜야한다는 대표님의 말이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했을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다.

아들의 홀로서기.

그 길을 잘 갔으면 하는 바램과 걱정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

아들은 아빠생각하지 않고 잘 지내겠지요?

아들이 잘 지내고 있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을거예요.

작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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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6

아빠가 아들 피터팬의 새 보금자리를 찾겠다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하자 '써니'가 까치 되어 깍깍거렸어요.(중략)

'부모가 끝까지 가정에서 책임지면 될 일, 왜 나라한테 살려달라 하지?''내 세금도 나라 예산도 부족한데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거 아냐?' 벌써부터 들려오는 것 같은 소리에 겁먹었습니다. 무서웠어요. 이미 오랜 세월 세상의 외면을 겪으며 살아왔고, 최근 1년 동안은 그 절정이었으니까요.(중략)

촬영하면서 세가지를 얻게 됐죠.

첫번째는 제 현실에 대한 '실감'이었어요

두번째는 기억소환의 이벤트 속에서 '변화'를 체감했고요.

마지막 세번째는 MBC가 우리 부자에게 안겨준 '선물'들입니다.

선물의 시작 '글이 방송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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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5

우리는 저마다 피터팬을 다른 모든 아이와 함께 소년으로, 어른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우리 피터팬들이 모든 아이와 더불어 자라는 마을에서.(중략)

저는 오늘도 꿈을 꿉니다. 수많은 피터팬이 안전하게 살며 성장하는 꿈. 우리 모두의 꿈이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진짜 네버랜드를 모두가 함께 짓는 꿈.


그런 네버랜드가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피터팬을 키우는 부모이기에 너무나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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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될 때

『안녕, 피터팬』은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이야기가 한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내가 없으면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한 번쯤은 마음속에 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우리 사회가 함께 답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부모가 없어도 장애인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

가족의 희생만으로 돌봄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가.

누군가의 인생을 가족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사회가 함께 품을 수 있는가.

책은 이런 질문을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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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

이 책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저 슬픈 이야기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는 데서 멈추지 않고 피터팬재단이라는 새로운 꿈을 이야기한다.

부모가 떠난 뒤에도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도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대신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슬픔만 남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에는

작지만 분명한 희망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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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한참 생각했다

『안녕, 피터팬』을 읽고 나서

한동안 책을 덮지 못했다.

아버지의 사랑이 너무 깊어서이기도 했지만

그 사랑을 한 사람의 부모에게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숙제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고 있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꿈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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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피터팬

책을 덮으며

제목을 다시 바라보았다.

안녕, 피터팬.

처음에는 이 말이

작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약속처럼 들린다.

“네가 혼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길을 만들어볼게.”

어쩌면 그것이

저자가 세상에 남기고 싶었던 마지막 말인지도 모르겠다.

한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시작한 간절한 기록이

이제는 더 많은 피터팬을 위한 꿈으로 이어지고 있다.

책의 인세 수익금 역시 피터팬재단의 발족과 운영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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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읽고 나면 쉽게 잊히지 않는 책.

가슴이 먹먹하지만

그 안에 따뜻한 희망이 남는 책.

『안녕, 피터팬』.

이번에는 책을 덮으며

조용히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

“당신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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